“은행에서 마트캐셔로 발령내다니”…5개월 임산부 온라인 폭로에 ‘진실 공방’ 시끌

최혜진 기자 / 2023-11-16 11:41:25

  ▲참고 자료 사진 = 픽사베이. 기사와 직접적인 관계없음

 

[뉴스밸런스 = 최혜진 기자] 한 단위농협에 근무하는 여성이 임신 5개월째인데 금융 업무를 보다 갑자기 계열사 마트의 캐셔로 직무가 변경됐다고 하소연하는 글을 인터넷에 ‘폭로’했다.


이에 대해 같은 기관에 근무하는 동료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은 “입사 후부터 문제가 계속 있던 분인데 임신했다는 이유로 이렇게 여론몰이를 하느냐” “마트 순환근무는 누구나 갈 수 있는 자리다” “마트 직원들 임신하고도 캐셔업무 다 했는데, 그 분들이 보면 뭐라고 느낄지 생각해 봤느냐”라는 등 반박하고 나서 ‘진실 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16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5개월 임산부인데 은행에서 마트 캐셔로 발령 났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임신 5개월째라고 소개한 A씨는 이 글에서 “7월경 본점 총무팀에서 갑자기 고객에게 민원이 들어왔으니 경위서를 쓰라고 연락이 왔다”면서 “그 고객이 누군지, 제가 뭘 잘못했는지, 언제 오신 건지 등 아무런 정보도 알려주지 않고 그냥 경위서를 쓰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점장과 책임자까지 난감한 상황에서 경위서를 반드시 당일 제출하라고 하여 ‘미상의 고객에게 미상일에 불편함을 초래해 죄송하다’고 적어 냈더니 ‘불친절하게 해서 반성한다’고 고쳐서 작성하라 했다”며 “이후 지점장을 통해서 조합장이 저를 다른 곳으로 발령내 버리고 싶어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A씨는 “이후 10월 중에 고객 응대에 일이 한 번 더 있었다”면서 “이 때에도 상식을 벗어난 고객이 민원(제 실수로 계좌를 잘못 봐서 ‘확인해 보시고 다시 해보세요’라고 한 상황에서 고객이 ‘일부러 그랬냐’며 고성으로 욕설을 한 뒤 본점을 찾아가서 ‘조합장 나오라’고 난동)에 합리적인 수준의 사과와 반성이 아니라 고객의 난동에 책임을 물려 경위서를 요구했고 출산휴가를 3개월 앞두고 마트로 발령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발령 사실도 당일에 알려주고 바로 인수인계하고 가라고 하는 등 직원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었고 충격과 불안에 유산 끼가 있는 상태라 일주일 정도 휴가를 낸 후 몸을 추스렸다”면서 “그런데 휴가를 끝내고 마트로 복귀하니 마트 사무실 근무가 아니라 마트 다른 지점의 캐셔로 가라고 해서 냉장고 냉기가 펑펑 돌아서 홈패딩을 입어도 추운 친환경매장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서 일하는 캐셔업무로 이동됐다”고 덧붙였다.

A씨는 “말로는 캐셔 자리가 공식이 되어 급하게 사람을 구하고 있으니 당분간 근무를 하라는데 사람이 구해질 때까지 유산 끼 있는 제 몸이 버텨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내부고발을 하자니 중앙회 감사팀이며 관계자들 알음알음 아는 사이일 테니 일이 처리되지 않고 오히려 (저만) 불이익을 받을 것 같고 참기에는 배 속의 아기가 너무 걱정된다”며 “남편은 그만둬도 된다고 하지만 제가 그만두면 저만 이상한 사람으로 남고, 오히려 그 분 원하는 대로 되는 게 더 분한 일이니 일을 계속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A씨는 “출산휴가인 2월까지 참아야 할까, 육아휴직을 당겨써야 하나, 참고 계속 이 회사를 다녀야 하나, 엎어야 하나, 엎으면 누가 내 말을 들어주나, 내 편에서 이해해줄 사람이 있나 모든 게 걱정”이라며 글을 맺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다른 기관 누리꾼들은 “아무리 그래도 보복성 인사는 좀...” “근데 왜 굳이 캐셔에요. 그냥 마트나 주유소 사무직이라도 갔으면 논란의 여지가 없었을 텐데. 서서 근무하는 곳으로 하필 임산부를 보내버리니 오히려 상황이 더 이상해진 것 같네요” “무슨 사건이길래 출산휴가 앞둔 임신부를 마트 캐셔로 발령내냐” “출산 앞두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겠다”, “사실상 나가라는 통보를 받은 건데 안타깝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에 같은 기관 동료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은 이같은 A씨의 주장에 대해 “ 수습기간에 고객이랑 싸우고 근무 중에 집으로 귀가하신 분 아닌가요?” “민원 손님이 4시간을 본점에 가셔서…그 직원(A씨) 사퇴까지 논하였습니다. 창구에 적합하지 않은 직원으로 판단하셨겠죠?” “농협 직원입니다. 저희 직원들 모두가 저분 때문에 민원에 시달렸습니다. 함부로 농협이야기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 직원보다 현재 있는 직원들이 너무 피해를 봅니다”는 등의 댓글로 날선 비판을 가하며 반박하고 나섰다.

한 누리꾼은 “한 사람의 글만으로 소중한 제 직장이 매도 되는 게 속상하네요. 같이 일해본 사람들은 다 알 텐데 일단 서비스직이랑 안 맞는 직원분입니다. 손님들한테 반말 비슷하게 합니다. 손님이 기분 나쁘다고 민원이 수시로 들어오는데도 변하지 않습니다. 글 쓴 분이 이상하다고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개성 있고 좋을 수 있습니다. 단지 서비스업이랑 맞지 않고 동료들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을 뿐입니다. 은행은 자기 일만 하면 되는 곳이 아니라 서로의 배려가 특히 필요한 조직입니다. 한 사람이 일을 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이 배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사안으로 결정된 일을 이렇게 공론화시킨다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는 댓글을 남겼다.

다른 누리꾼은 “이 사건을 이렇게 올리시네. 가시는 지점마다 내외부 갈등 많으셨잖아요. 직원이랑 싸우고 고객이랑 싸우고 상세하게 쓰기에도 누워서 침뱉기라 구체적인 내용을 못 적겠는데 그 때 피해자들이 하나하나 글 올리시면 또 큰소리치고 고소한다 어쩐다 할 거면서 대체왜 여론몰이를 하시는지. 마트 직원들 임신하고도 캐셔업무 다 했는데 그 분들이 보면 뭐라고 느낄지 생각이나 해 보셨어요? 괜히 같은 근무처 직원들이 시간 내서 이렇게 댓글 다는 게 아니에요. 원인이 누구한테 있는지 잘 생각해보고 반성하시길”이라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저도 내용을 대충 들어봤는데 본인이 유리한 대로만 작성하신 것 같다. 임신부라는 사실을 방패막으로 이용하시는 것 같은데 임신하시기 전에도 많은 민원을 만들어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이 고생한 걸로 알고 있다. 그리고 본인에게 묻고 싶다. 정말 일회성으로 고객이 말도 안 되는 민원을 제기해서 문제가 된 것인지, 아니면 반복된 민원 발생으로 다른 직원에게 피해주고 고객에게도 상처 주지 않았는지. 실제로 고객들에게 가능한 업무도 안 되는 것처럼 고객에게 안내해 민원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적어도 본인의 행동을 되돌아본 후에 이런 글을 올렸으면 좋았을 것 같네요”라고 꼬집었다.

A씨의 주장을 둘러싼 이같은 공방은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급속히 퍼져 나가면서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는데, “어떻게 편들어주는 동료 직원이 하나도 없지” “어메이징 하네. 진짜 한 명정도는 편들어 줄만 한데” “다른 분들이 글 안 올렸으면 어찌 됐을지”라는 등 대체로 A씨의 주장을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의견들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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