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손태규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
그는 최근 플로리다 마라라고 사저의 행사에서 정치평론가 글렌 벡과 만나 “몇 분간 대화”를 나눴다. 공식 회견은 아니었다. 벡은 ‘폭스 뉴스’ ‘CNN’ 등 텔레비전과 여러 라디오에서 정치대담 사회자로 유명했다. 그는 자신의 팟 캐스트에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짧은 대화 대부분이 북한에 관한 것. 트럼프가 그동안 북한 실상에 대해 구체 사실을 들며 얘기한 적은 거의 없다. 그의 말은 차기 정부의 북한 정책 방향·내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실마리. 미국이 북한을 비중 있게, 그러나 상당히 가혹하게 다룰 것임을 추정케 한다.
트럼프는 1차 재임 때 “이란을 완전 마비시켰다”며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경우 다시 그렇게 만들 것임을 시사했다. 핵폐기 등을 위해 북한에 대해 ‘최대한 제재 압박’ 정책을 펼 것임을 추정할 수 있다.
■벡은 대화를 시작하자마자 대한민국을 가장 먼저 들며 “도대체 어찌 된 일이냐”고 물었다. 한국의 계엄령 사태가 세계의 흥밋거리였음을 알 수 있다. 트럼프가 한국에 대해 어떤 말을 했는지 알 수 없다. 벡은 트럼프가 한국 문제도 잘 알고 있는 것처럼 표현했다. 그러나 그것에 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주고받은 북한 얘기를 벡이 밝힌 대로 옮긴다.
“대통령과 몇 분 대화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그에게 남한, 북한, 중국, 시리아, 우크라이나, 러시아와 관련,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물었다. 그는 이 문제들에 대해 매우 집중하고 있었다.
그는 ‘핵 확산이 다시 한번 우리가 직면할 가장 큰 문제다. 우리는 이란을 완전 마비시켰었다. 빠르게 그 상태를 다시 만들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핵무기가 지금 시장에 나와 있다. 북한은 핵을 보유하고 있으나 팔았다는 증거는 없다. 그러나 시장에 내놓고 있다. 핵무기 확산이 다가오고 있다. 러시아는 여전히 가장 큰 위협’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취임까지 남은) 40여 일에 대해 물었다.
개인 대화였기에 조심스럽게 ‘지금 바이든이나 군산복합체, 버락 오바마 같은 사람들이 전쟁을 원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는 대통령 이름은 말하지 않았다. 단지 ‘이 사람은 너무 무능하다. 우크라이나 역사조차도 모른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됐다. 그 전쟁은 고기 분쇄기와 같다. 이것이 끝나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세계는 알게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북한 전투 병사들에 대해 물었다. ‘북한 군인들이 대단하다고 들었다’ 하자 그는 ‘북한은 500만 명 이상의 병력을 가진 나라다. 그곳에서 그것이 종교다. 그들 나라는 곧 종교요 최고 지도자 김정은은 그들의 신이다. 그가 전쟁에 나가라고 말하면 나가고, 싸우고, 죽는다. 500만 명이 계속 몰려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설명한 방식은 (북한이) 마치 식민지 시대처럼 모두 줄 서서 싸우는 것 같은 인상을 받도록 했다. 그는 ‘북한은 수많은 병사가 있어 물밀듯이 계속 몰려온다. 생명 존중은 없다. 전혀 없다. 현대 세계에서는 오랫동안 보지 못한 모습이다. 그들은 지혈대도 없다. 병사가 다리에 총을 맞으면 그냥 피를 흘려 죽는다. 다른 사람들이 그 위를 밟고 갈 뿐이다. 부상당하면 죽는다. 의무병이 오지 않는다. 병사는 그저 죽는다. 왜냐면 그들 뒤에는 충분한 병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세계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피비린내 나는 광경’이라 강조했다.
‘모두가 평화를 원한다’고 하자, 트럼프는 ‘나도 그렇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이처럼 북한을 상세하게 안다. 1차 재임 4년의 경험으로 북한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잘 안다. 어떻든 북한 문제를 ‘대한민국은 미국의 동맹국’이란 차원에서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 정부도 트럼프 낙선을 위해 한국·미국 매체를 상대로 언론공작을 하던 무지한 판단·무모한 행태의 과거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문재인 정권과는 이념이 다르다는 점을 미국에게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정확한 정세 인식을 해야 한다. 슬기롭게 적극으로 트럼프 정부의 협력을 구하고 협조해야 할 것이다.
[손태규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 뉴스밸런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