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규 칼럼-국제정세의 진실] “보수주의 투사” 되려는 백악관 27세 여성 언론수석…24세 때 정치 출사표가 미국 놀라게 했다

편집국 / 2024-11-17 11:53:29

  ▲손태규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젊으니까, 여자니까. 그래서 국회의원 선거 공천에서 특혜를 준다. 당직 등에서 우대를 한다. 한국만의 이상한 정치풍토다. 한국정치가 제대로 발전하지 못하는 중요 이유다.

정치인을 선택하려면 정치·정책능력은 기본으로 따져야 한다. 정치이념을 분명하게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정치는 권력을 잡기 위한 서로 다른 이념 집단끼리의 전쟁이기 때문. 이념과 능력을 제대로 갖춘 사람이 젊거나 여자이면 좋고 아니어도 그만인 정치가 되어야 한다. 억지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래야 전쟁을 이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백악관 언론수석에 캐롤라인 리빗을 내정했다. 27세 여성. 미국 역사의 가장 어린 백악관 대변인. “주요 자리에 풋내기를 앉히다니 인사를 함부로 한다.” “세계의 흐름은 젊은이, 여성 우대다. 트럼프도 따랐다.” 이렇게들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트럼프는 젊으니까 여자니까 리빗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만한 정치경력·능력에다 확고한 이념 정체성을 가졌기 때문에 뽑았다.

리빗은 대학 4년 때 백악관 인턴. 졸업 후 트럼프 대통령 언론비서. 엘리스 스태파닉 공화당 하원위원회 위원장(유엔대사 내정) 대변인, 트럼프 선거본부 대변인을 지냈다.

■2021년. 리빗은 미국정치에 돌풍을 몰고 왔다. 겨우 24세 때 민주당 텃밭 뉴햄프셔 주 연방 하원의원 도전을 선언한 것. “말도 안 되는 짓”이라 조롱받았다. 미국 선거엔 여성·젊은이 할당과 가산점, 여론조사 반영 등의 작위 요소가 없다. 누구든 후보 경선에서 오로지 표 대결을 해야 한다. 그녀는 예상을 뒤엎고 경선에서 승리했다. 본선에서 이기면 의회 사상 최연소 의원이었다.

그러나 화제의 중심은 어린 나이가 아니었다. 놀랍도록 당당하고 소신 있는 ‘출사표.’ “보수주의 투사”가 정치 목표였다.

리빗은 나이나 성별을 팔지 않았다. 좌우 눈치를 살피지 않았다. 대통령이든 의원이든 정치를 하려면, 수렁에 빠진 나라를 구하려 마음먹었다면 어떤 현실 인식과 방향성·태도를 가져야 하는지 정치신인이 참으로 담대하고도 선명하게 밝혔다. 보수우파의 이념·신념이 무엇인지, 그것을 위한 정치·정책은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고 정치에 뛰어들었다. ‘좌파’를 ‘좌파’라 부르는데 거침없었다. 그들 비판에 두려움이 없었다.

“어디를 둘러보든 나를 포함 보수주의자들은 급진 좌파들에 의해 검열당하고 침묵을 강요당하고 있다. 자유롭게 말하고 생각하는 자유를 침해당하고 있다.

뉴햄프셔 신조는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이다. 우리는 자유를 중시하는 국민들과 우리의 삶을 파괴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방화벽이 될 용감하고 힘 넘치는 투사가 필요하다. 나는 국민들과 워싱턴의 썩은 정치 사이에서 뉴햄프셔를 위한 용감한 보수의 방화벽이 될 것이다.

나는 자랑스러운 반 낙태주의자며 자유수호주의자다. 좌파 민주당들이 하는 모든 것은 주민들 뜻에 어긋난다. 의회에서 바이던 정부의 실정을 추궁할 것이다. 바이든과 민주당 의회의 마구잡이 예산 낭비를 반대한다. 세금 인하, 불법이민을 막는 국경 안보, 경찰 등 공권력 옹호, 선거 투명성 등을 추구할 것이다.

겨우 6개월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뤘던 모든 업적을 깡그리 무너트리는 바이든과 급진 민주당을 넌더리내며 지켜봤다. 급진좌파들의 목표는 오로지 하나. 나라를 망칠지라도 자신을 위해서 국민의 자유를 빼앗고 더 많은 권력을 훔치는 것이다. 실리콘 벨리의 호화주택에 사는 (트위터·구글·페이스북·유투브 등) 거대 기술기업 주인들은 모두 급진좌파다. 그들은 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을 검열하며 입 다물도록 만들고 있다.

우리 세대는 소셜미디어·주류언론·할리우드·대학 등 좌파들에 의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세뇌돼 있다. 우리 세대는 사회주의가 더 이상 통하지 않음을 알 필요가 있다. 사회주의는 미국 경제를 망칠 것이다. 모든 국민들이 정부에 의존하도록 만들 것이다.“

■스물네 살 젊은이의 정치 출사표라고 믿기 어려운 내용. 미국이 놀랐다. 칭찬이 쏟아졌다. 우리나라 ‘국민의 힘’이나 보수우파에 이런 젊은 정치인을 찾을 수 없다.

리빗의 출사표는 좌우를 넘나들며 헤매는 한국 대통령과 여당 대표, 무늬만 보수·얼치기 보수가 가득한 여당에 큰 교훈을 준다.

트럼프는 좌파매체의 집요한 공격을 감당해야 한다. 맨 앞에서 그들과 싸우는 것이 대변인. 트럼프 각종 기소와 관련 기자들이 아무리 거친 질문을 해도 리빗은 전혀 물러서지 않았다. 트럼프는 리빗의 그런 소신·용기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한국에는 좌파 흉내를 내야 의식 있게 보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좌파도 싫지만 우파도 싫다고 말해야 지식인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좌파가 누구인지 알더라도 겁내는 사람이 너무 많다. 좌파를 좌파라 부르지도 못한다. 자신이 보수우파라고 말도 못한다. 좌파를 제대로 비판하지 못한다. 좌파가 사회·국가를 파괴해도 싸울 용기는커녕 의지조차 없는 정치인들이 너무 많다. 


[손태규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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