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규 칼럼-국제정세의 진실] 보수주의 ‘조롱’하는 이재명의 ‘중도보수 정당론’…‘조롱’은 좌파의 무기다

편집국 / 2025-03-13 13:49:29
  ▲미국 좌파의 대부이며 버락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의 스승격인 솔 앨린스키. /위키백과 캡처
“좌파는 마치 보수우파처럼 행동할 때마다 더 강력한 세력이 된다. 우파는 좌파처럼 행동할 때 세력이 약해진다.” 영국 보수당의 혼란을 오래 지켜본 이스라엘 언론인의 분석.

한국 정치도 비슷하다. 윤석열 대통령은 무늬만 보수우파였다. 좌파 흉내를 내다 본인도 나라도 다 망쳤다. 이제 야당이 자신들은 보수라고 한다. 영국 노동당에서 배웠나? 그래서 더 강한 세력이 될 것인가?

이재명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을 ‘중도보수 정당’이라고 했다. 그의 세력들은 아예 작정하고 역사까지 들이대며 보수 정당이 분명하다고 나선다. 그냥 해 보는 소리가 아니다. 치밀한 전략·전술. 언어 조작으로 국민을 오도하고 속이는 좌파의 전형 수법이다.

보수주의가 아님을 자신들이 너무 잘 안다. 평생 보수주의를 경멸·증오했던 사람들이다. 그런데도 남의 문패 달고 내 집이라 우김은 보수우파를 조롱하는 것. 이제 한국의 보수우파는 보수주의를 논할 자격조차 없다고 비웃으며 놀리는 의미다. 조롱을 활용한 모욕.

■미국의 마르크스주의자·공산주의자 솔 앨린스키는 “운동권 조직의 대부”로 불린다. 그는 ‘급진주의자들을 위한 규칙’이란 책에서 적인 보수우파와 싸울 때는 ‘조롱’을 활용하라고 가르쳤다.

“운동꾼의 주요 임무는 적을 자극해 반응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렇게 유도된다면 당신의 큰 힘이 될 것이다. 조롱은 인간이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다. 막을 방법이 없다. 조롱에 대응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는 반대 세력을 분노하게 만들어 그들이 당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반응하게 한다.”

이재명 등의 전술은 성공했다. 보수우파들은 어처구니없어했다. “이재명과 그 세력들이 뻔뻔하다”고 분노했다. 좌파의 의도대로 유도되었다. 그러나 조롱에 대한 분노는 의문을 생기게 하고 마침내 분열을 일으킨다. 그 의문·분열이 좌파 동조자를 만든다. 앨린스키가 말한 “조롱이 유리한 방식으로 반응한” 결과. 그가 노리는 궁극의 목표다.

앨린스키는 “부정적인 것도 충분히, 깊고, 강하게 밀어붙이면 그것은 뚫고 나가 그 반대편으로 변하게 된다”고 가르쳤다. 말도 안 되는, 틀린 주장도 끈질긴 선전을 펴면 옳은 소리로 바뀐다는 것. “어리석은 민중”들이 처음에는 조롱에 분노하다가 자신도 모르게 그것이 진실인 양 현혹되고 만다는 논리다. 교묘한 조롱의 정치. 한국의 좌파 정치인들이 온갖 말장난으로 상대를 조롱하는데 능숙한 것은 그에게서 배운 것 같다.

■사실 보수우파 가운데도 ‘보수주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좌파가 무슨 이념인지 잘 모른다. 좌파가 무슨 문제인지 잘 모른다. 좌파 이념에 자신과 사회가 얼마나 세뇌됐는지 잘 모른다. 좌파가 요즘 세상에 어디 있냐는 사람이 너무 많다. 북한과 김일성 추종자여야만 좌파인 줄 아는 사람이 너무 많다. 좌파들이 전 세계를 어떻게 장악하고 지배하려는지 잘 모른다.

이처럼 막연한 인식을 가진 이들은 헷갈릴 것이다. “이재명 일파들이 변했나?” “민주당도 보수가 될 수 있구나” “그동안 한국의 보수 정당은 진짜가 아니었구나.” 그런 의문 속에서 허술했던 좌파 경계심이 풀린다. 서서히 동조자가 되어 간다. 이 흐름은 애써 “나는 중도”라고 외쳐 온 사람들 속에서 더 거세질 수 있다.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도구가 아니다. 이념을 형성하고, 정책을 정당화하며, 사회를 변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중요한 문제를 논의할 때 사용하는 단어들은 우리의 가치·목표를 반영한다. 좌파들은 이것을 일찍부터 깨달았다. 언어 변화가 “민중”의 의식을 바꾼다고 믿었다. 언어를 선점하고 그것으로 상대보다 먼저 공격하는 것이 이념 투쟁·정치 투쟁 승리의 핵심임을 인식했다.

한국에서 ‘보수’란 공산주의자나 종북좌파들에 맞서 싸운 집단을 상징하는 용어. 그러나 그동안 좌파들이 끈질기게 ‘보수’란 단어에 “낡은 것과 기득권을 지키려는 탐욕의 무리” 또는 “수구 꼴통”이라는 나쁜 인상을 덧칠해 왔다. 보수주의 본질인 자본주의 혜택을 입은 지식인들조차 보수주의를 비하하거나 보수주의자로 불림을 혐오하는 것도 그 탓이 크다.

사전의 ‘보수’는 “새 변화를 적극 수용하기보다 전통을 옹호·유지하려 함.” 단어 자체에는 어떤 나쁜 인상도, 어떤 이념도 없다. ‘보수’란 “낡아빠진 속물”이라며 무조건 비하하는 고정관념은 크게 잘못된 것. 좌파들의 끈질긴 세뇌 운동이 먹힌 결과다.

■사전대로만 해석하면 좌우 모두에 ‘보수’가 있다. 북한이나 중국 공산당에도 지금의 정치체제·권력 구조를 지키려는 ‘보수 세력’이 있다. 그들은 폭력 혁명을 통해 자본주의를 무너트린 마르크스주의·공산주의·사회주의 신봉자이지만 자신의 권력 전통과 현 상황을 고수하기 때문에 ‘보수’라 불린다. 그러나 이념에서 ‘보수주의자’는 결코 아니다.

물론 북한·중국에서 권력변동을 원하며 ‘보수 세력’을 공격하는 이들도 ‘보수주의자’가 아니다. 정치개혁을 주장한다 해서 상대 보수 세력보다 도덕 우위에 있지도 않다. 마르크스주의·공산주의·사회주의 신봉자일 뿐이다. 정치 권력만 원하지 자유민주주의·자본주의를 구현하려는 사람들이 아니다. 착각하면 안 된다.

‘보수’란 단어에만 매몰되면 혼동하기 쉽다. 보수주의는 마르크스주의 등과는 전혀 반대의 가치체계며 정치이념이다.

■‘보수주의’는 두 가지가 있다. 우선 가치의 차원에서 ‘보수주의’는 개인 도덕성을 중시하고 전통 문화·종교·관습을 지키려는 의지를 말한다.

정치이념으로서 ‘보수주의’는 다음을 말한다: 군주제나 독재체제 반대. 애국심과 국가 주권·정체성의 가치 존중. 자본주의 자유시장·제한된 작은 정부와 균형 예산 추구. 자유무역이 아닌 경제 민족주의 찬성. 불법 이민 반대.

마르크스주의·사회주의가 강조하는 큰 정부와 복지 국가 반대. 최소 과세, 정부 통제 교육이 아닌 부모의 교육권 존중, 결과가 아닌 기회의 평등, 개인 의료보험·개인 노후보장 마련 선호.

헌법정신 존중. 정치 목적 등을 위해 마음대로 헌법을 해석할 수 있다는 사법 행동주의 반대. 법과 질서 유지를 위한 공권력 존중. 가족·인간의 가치를 존중해 낙태·동성결혼·성전환 반대. 남녀의 성 구별. 진화론·기후위기론을 가짜 과학으로 거부.

마르크스주의·공산주의·사회주의는 보수주의의 모든 것과 정반대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자 등은 언어 변형을 통한 상징조작으로 자신들의 이념 정체성을 변장·위장해 왔다. 오히려 자신들이 보수우파인 것처럼 정치용어를 바꾸고 보수주의자 행세한다. 그런 전략·전술에 보수주의자들은 패배하거나 속아 왔다. 그래서 스스로 ‘보수주의’를 무시하고 업신여겨 왔다. 좌파 이념에 동조하고 환상마저 가지는 이들이 생겨났다

<다음 글에서 이를 설명할 것이다>.

 

[손태규 시장경제연구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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