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규 칼럼-국제정세의 진실] 60억 달러는 왜 카타르로 갔는가?

편집국 / 2023-10-12 15:01:22

  ▲손태규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전쟁을 하는데 애꿎게 대한민국이 세계의 초점이다. 이란 핵 제재로 한국의 은행에 묶여 있던 60억 달러 때문이다. 바이든 정부는 인질 몸값으로 그 돈을 카타르에 보내게 했다. 이란은 그것으로 팔레스타인 무장 조직 하마스를 지원했다고 한다.


그러나 안토니 블린켄 미 국무장관은 “직접 증거가 없다. 재무부 감시 아래 60억 달러는 카타르 은행에 그대로 있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을 편드는 언론은 “돈은 아직 한국의 은행에 있다”고 거든다.

60억 달러가 한국에 있느냐? 카타르에 있느냐? 중요하지 않다. 왜 이란으로 바로 가지 않고 카타르로 가는가? 그것이 문제다. 이 전쟁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열쇠다.

바이든 정부가 돈을 카타르에 보내는 것은 하마스 등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후원하는 은행에 맡기는 것이다. 그 이체는 이란에게 60억 달러 신용 한도를 제공한 것. 이란의 3자 기탁 계정에 입금한 것과 마찬가지다. 카타르는 언제든지 국가 돈으로 이란에 그 돈을 줄 수 있다. 바이든 장부에는 60억 달러 그대로다. 눈속임이다. “이란에 간 돈은 없다”는 블린켄의 근거다.

9월21일 이 칼럼은 “이란은 북한보다 훨씬 더 위험한 국가로 간주된다...레바논 헤즈볼라, 팔레스타인 하마스 등의 강력한 지원자다. 이란에 주는 돈은 핵무기, 미사일 개발 등에 쓰일 가능성이 높다. ‘인도적 목적’으로 쓰이지 않을 것임을 미국이 모를 리 없다...오바마·바이든 세력은 팔레스타인과, 수니파 이슬람 정치조직들을 아우르는 ‘무슬림 브라더후드’와의 긴밀한 관계 때문에 이란을 지원한다. 이란은 시아파이나 ‘무슬림 브라더후드’와 정치목표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 무슬림 브라더후드는 이슬람 테러의 원산지

이란, 카타르, 무슬림 브라더후드는 일심동체다. 오바마·바이든 정부가 깊숙이 엮여있다. 그러니 ‘이란 돈’이 카타르를 거쳐 하마스로 가는 것.

블린켄도 “이란의 지원 없이 하마스가 존재할 수 없다. 오래 동안 지원했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인정했다. 이란과 카타르, 무슬림 브라더후드는 함께 이스라엘 전쟁을 치른다.

무슬림 브라더후드는 이슬람 극단주의자 조직들을 아우르는 정치우산. 세계를 상대하는 그들의 얼굴이다. 하마스, 헤즈볼라, 알카에다, 알 너스라, ISIS 등 세계를 공포에 몰아넣은 무장 조직들이 속해 있다.

무슬림 브라더후드는 1928년 이집트에서 만들어졌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이슬람 조직. 미국 등 70-100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코란을 엄격하게 따르면서 서방 세계의 영향을 받지 않는 완전한 이슬람 국가 건설이 목표.

지하조직으로 출발했으나 2012년에는 이집트 대통령을 배출할 정도의 정치세력으로 성장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여러 나라들은 테러 집단이라고 규정한다. 현대 이슬람 테러의 배양기며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군사 숭배집단으로 평가된다.

■ 카타르의 이중 역할

카타르는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활동 거점이다. 그 정부는 무슬림 브라더후드의 공식 후원자며 금융 운영자다. 카타르 없이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생존할 수 없다. 무슬림 브라더후드가 존재할 수 없다.

이집트에서 쫓겨난 무슬림 브라더후드의 과격 지도자들은 카타르로 갔다. 전쟁을 일으킨 하마스의 지도부는 팔레스타인 가자에 살지 않는다. 카타르 도하에 산다. 그래서 카타르는 도하와 가자의 하마스 핵심들과 접촉해 이스라엘 인질 석방에 관한 협상 중재자로 나섰다.

카타르는 미 국무부와 CIA 등 정보기관들의 중동 기지다. 동유럽의 우크라이나와 같다. 돈 세탁 등과 관련, 카타르는 아랍의 우크라이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리비아의 벵가지 반란군들에게 은밀히 무기와 자금을 지원했을 때 카타르를 활용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생포한 알카에다들을 석방한 뒤 카타르로 보냈다. 이번에 이란에서 풀려난 미국 인질들도 카타르로 먼저 갔다.

카타르는 미국의 좌파 연구소·대학 등에 통 큰 기부를 한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싱크탱크 ‘브루킹스’는 카타르로부터 1,480만 달러(200억 원)를 받아 비판을 받았다. 22년 브루킹스의 대표는 카타르 정부를 위한 로비 혐의로 FBI 조사를 받아 사임했다.

■ 오바마와 무슬림 브라더후드

오바마·바이든의 세계관은 무슬림 브라더후드를 반대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 정부와 일치한다. 그러니 이스라엘의 보수우파인 베나민 네타냐휴 총리를 싫어한다.

오바마 당선자는 2009년 1월 취임식 기도자로 무슬림 브라더후드 산하 조직의 지도자를 선택했다. 그는 하마스 테러의 자금 지원자였다. 오바마는 취임 이틀 후 외국 정상과 첫 통화를 했다. 상대는 팔레스타인 대통령 마흐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테러리스트들을 “알라가 사랑하는 투쟁자요 순교자”라고 부른 인물이었다. 그해 6월 오바마는 이집트 카이로를 방문해 무슬림 군중 상대로 연설했다. 그때 그는 무슬림 브라더후드 지도부를 초청했다. 그만큼 무슬림과 깊게 얽혀있다. 이란·카타르와 가까운 이유다.

2017년 사우디아라비아·아랍 에미리트·바레인·이집트는 카타르와의 외교 관계를 끊고 카타르 항공·선박들의 자국 진입을 막았다. 카타르가 테러집단을 지원했다는 이유. 그러나 2021년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면서 그 상황은 끝이 났다. 바이든도 친 무슬림이기 때문.

오바마는 임기 내내 네타냐휴와 불편한 관계였다. 바이든은 네타냐휴가 지난해 12월 총리 복귀한 이래 그를 백악관에 초청하지 않고 있다. 전화도 받지 않았다. 9월 유엔에서 회담했을 뿐. 혈맹을 넘어서는 동맹관계라는 미국과 이스라엘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다. 네타냐휴가 좌파들이 장악한 사법부 개혁에 나서자 바이든은 이스라엘을 방문한 국방장관에게 공개 비판토록 했다. 국방 장관으로 맞지 않는 정치 발언이요 내정간섭이었다.

오바마·바이든의 친 무슬림, 반 이스라엘 성향이 하마스 공격의 원인도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전쟁은 오래가고 극단으로 치달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이 얽힌 것이 개운치 않다.

[손태규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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