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규 칼럼-국제정세의 진실] 왜 트럼프를 그토록 ‘증오’하는가?(1)…마르크스주의 반대하는 '포퓰리스트'이기 때문이다

편집국 / 2024-10-30 15:05:28

115(현지 시간) 미국 대선은 미국만의 선거가 아니다. 세계의 선거다. 보수주의 대 마르크스주의, 자본주의 대 사회·공산주의, 포퓰리즘 대 글로벌리즘, 평화 대 전쟁 등의 승자를 결정짓는 선거. 그 결과는 정치·경제·문화체육·종교 등 세계의 모든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대한민국의 장래와도 깊은 관계가 있다.

 

그런 미국선거를 이해하고 결과와 이후 정세를 가늠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증오. 왜 많은 개인·집단·국가들이 그토록 트럼프를 증오하는가? 한국인들은 왜 그런가? 그 증오가 합당한가? 이에 대한 분석을 세 차례(1030, 1113) 나눠 싣는다. <편집자 주>

 

  ▲손태규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트럼프 발광 증후군(Trump Derangement Syndrome)’이란 용어가 많이 쓰인다. 좌파 정치인·지식인·언론인·연예인·체육인들과 일부 기득권 보수주의자들의 트럼프의 모든 것에 대한 이성을 잃은 절망·발작·증오를 묘사하는 것. 그만큼 트럼프 증오 현상은 심각하다.

정치투쟁의 상대는 미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트럼프는 미움을 넘어 증오의 대상. 이겨야 할 상대가 아니라 반드시 없애야 할 상대다. 트럼프는 미국에서 ‘국가의 적’으로까지 저주받는다. 2번의 탄핵에다 80여 죄목의 4가지 기소와 2번의 암살 기도. 미국 역사에서 가장 가혹한 대우를 받은 대통령이자 대통령 후보다. 미국에만 적이 있지 않다. 중국·프랑스·독일·영국 등의 정부와 EU도 트럼프를 싫어한다.

2016년 대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참모였던 데이비드 플러프는 “트럼프를 이기는 것만으론 충분치 않다. 그를 철저히 파괴해야 한다. 그런 사람이 다시는 일어설 수 없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8년은 그런 저주들을 입증하는 시간이었다. 플러프는 지금 민주당 후보 카말라 해리스의 수석 고문. 이제 반대세력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든 안 되든 상관없이 그의 인생 자체를 끝내려 할 것이다.

왜 그런가?

트럼프는 마르크스주의를 반대한다.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철저하게 거부한다. 누구도 어떤 트집을 잡을 수 없을 정도로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다. 그는 지난 8월 이번 대선을 “공산주의와 자유 사이의 선택”이라고 정의했다. 6월엔 “미국은 제3세계 마르크스주의 정권이 될 것이다. 미국에서 공산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 사회주의자들을 들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 트럼프를 좌파들이 가만 둘리 없다. AP통신은 “미국에 공산주의자·마르크스주의자가 일부 있다”고 인정했으나 “아주 적은 숫자”라고 변명했다. 그러면서 “공산주의자나 마르크스주의자가 미국의 주요 기관들을 지배한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비난했다.

그러나 “지금 미국은 사회주의로 가고 있다”는 것이 미국인 54%의 판단. 민주당 지지자들은 66%가량이 미국이 사회주의 국가가 되는 것을 찬성했다. 2022년 ‘폭스 뉴스’의 여론조사 결과다. 수년 전 미국 조사에서 50대 대학교의 좌파 대 우파 교수 비율이 12대 1. 21년 연방항소법원 판사는 판결에서 “미국 대부분의 신문은 민주당 기관지요 거의 모든 방송은 민주당 나팔수”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그만큼 좌편향이 심하다.

미국의 공산주의 뿌리는 깊다. 1877년 사회주의 정당, 1911년 공산당이 만들어졌다. 공산주의자들은 모든 계층·기관에 침투했다. 150년 넘은 마르크스주의 ‘대장정’이 국가공권력·각종 정보기관을 포함한 행정·사법·입법부의 이념 뒤집기에 성공했다. 군대와 언론·문화연예계·대학 등에 마르크스주의자들이 대거 포진한 것은 전혀 놀라운 사실이 아니다.

더글러스 맥아더 원수는 육군참모총장 때 “미국 군대를 공산주의자·평화주의자(전쟁 반대를 명분 삼아 군비축소·양심 병역거부·대체복무 등 주장)들이 잠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육군 정보국이 2차 대전 중-1980년까지 소련 정보기관이 보낸 각종 암호 전문을 해독한 ‘배노나 프로젝트’는 백악관·국무부·국방부·재무부 등에 침투한 간첩 350여 명을 확인했다.

미국의 사회주의화는 오바마 대통령 시절 더 깊어졌다. 오바마는 어린 시절부터 사회주의자·공산주의자들과 접촉하고 함께 활동했다. 그의 정치 대부는 1960-70년대 가장 극렬했던 마르크스주의·모택동주의 혁명테러조직 ‘웨더 언더그라운드’를 이끌었던 부부였다.

오바마의 CIA 국장은 공산당의 대선 후보에 투표, FBI 국장은 “젊을 때 공산주의자였다”고 고백했다. 이들이 2016년 선거과정에서 오바마 묵인 아래 트럼프 파괴공작을 주도했다.

트럼프는 칼 마르크스 후예들이 만든, 1960년 대 이후 미국을 지배하는 ‘문화 마르크스주의’ ‘생태 마르크스주의’를 거부한다. 그 이념이 만든 ‘다양성·포용·형평(DEI)’ ‘환경·사회·기업지배구조(ESG) 경영’ ’정치 올바름(PC)’ ‘지구 온난화 이론’ ‘삭제 문화(Cancel culture), ’비판인종이론‘을 반대한다. 트럼프는 대통령 때 정부기관과 군대, 공립학교 등에서의 DEI와 비판인종이론 교육을 없앴다. 좌파들의 공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바이든은 집권하자마자 이를 복원시켰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트럼프 재선이 그들의 이념 지배에 치명타가 될 것으로 본다. 보수우파에서는 트럼프만이 자신들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인물임을 알기 때문. 그래서 트럼프가 두렵다.

마르크스주의자들에게 보수주의 자본주의자들은 공존 상대가 아니다. 처절하게 파괴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 트럼프는 바로 그런 존재다.

트럼프는 보수주의 포퓰리스트다. 보통 미국인들을 대변하고 대표한다. 정치·경제의 엘리트가 아니어서 부패정부와 연결고리가 없으며 이득을 얻을 수 없는 사람들, 언론인·지식인, 연예인 등 사교계 명사가 아닌 보통 사람들을 최고로 여긴다. 그것이 포퓰리즘 정치의 근간. 엘리트 기득권 세력들을 분노케 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보수주의 포퓰리즘은 평등·애국심·국가주권·법과 질서·연방권력 분권화·경제 민족주의·고립주의·자본주의 시장경제·자유무역 통제복원 등을 찬성한다. 미국의 막대한 무역 적자를 걱정하며 노동계층을 위한 일자리 창출, 세금·지출 삭감, 미국이 기독교 전통으로 돌아가야 함을 강조하는 전통 보수주의다.

대신 마르크스주의 등 모든 형태의 좌파 이념과 정책, 전체주의를 거부한다. 좌파언론·글로벌리즘·환경주의·동성애·낙태 합법화·코로나백신 의무접종 등을 반대한다.

포퓰리즘은 불법이민을 막으려 한다. 불법이민자들로 임금이 낮아지면 중하층 근로계층의 삶이 무너지기 때문. ‘세계 하나의 정부’를 만들려는 좌파 글로벌리즘과 대립한다. 그것은 무슬림 난민 등을 수용해 개별 국가의 주권·문화 정체성을 없애고 기독교 전통의 서구사회를 무너트리려 한다. 불법이민자들에게 선거권을 줘 영구집권을 노린다.

포퓰리즘과 글로벌리즘의 대결은 유럽·미국에서 좌우 대결을 상징한다. 그 포퓰리즘 선봉에 트럼프가 있다. 바이든 정권과 EU의 글로벌리스트들은 트럼프가 없으면 미국은 물론 유럽의 포푤리즘도 무너질 것으로 본다. 트럼프를 제거해야 하는 이유다.

포퓰리즘은 세계 보수우파의 핵심 가치다. 한국인들이 알듯 좌파 대중인기영합주의가 전혀 아니다. 세계에서 그렇게 쓰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그 잘못을 빨리 깨달아야 세계정세를 바로 볼 수 있다.

트럼프는 전쟁보다 평화를 원한다. 명분 없는 전쟁에 미국 개입 거부. 세계경찰 역할의 개입주의 반대. 민주당과 공화당 내의 신보수주의자(네오콘)들과 달리 고립주의 선호. 네오콘들이 뭉친 조지 부시 정권의 이라크 전쟁을 비판했다. 공화당인 부시 일가와 그 일파들의 줄기찬‘반 트럼프’ 공격 이유다. 부시 정부 딕 체니 전 부통령은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반대한다. 러시아를 압박해 빨리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주당은 “끝없는 전쟁의 정당”이 되었다. 민주당은 무기산업과 군부가 유착한 ‘군산복합체’를 지지한다. 그래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오래 유지하길 원한다.

그러나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기득권 세력과 조 바이든 대통령 부자의 검은 거래를 파악하고 있다. 조지 소로스 등 좌파들이 오래 전부터 우크라이나 정치에 깊이 개입해 왔음을 잘 안다. 바이든과 전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 등이 러시아 푸틴의 전쟁 욕망을 부추겼다고 판단한다.

트럼프는 러시아-독일을 잇는 가스관 ‘노드스트림 2’를 강력 반대했다. 메르켈에게 푸틴의 군비를 지원하는 꼴이라며 두 번이나 경고했다. 말을 안 듣자 각종 규제로 공사를 중단시켰다.

그러나 바이든은 취임하자마자 공사를 재개토록 했다. 트럼프가 탈퇴한 이란 핵협정 복원을 위해 푸틴의 협조가 필요했기 때문. 놀란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는 “러시아 손에 무기를 쥐어 주었다. 얼마나 많은 우크라이나의 삶이 대가를 치러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바이든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에도 푸틴에게 전화를 걸어 이란과의 협상을 중재해 달라고 부탁했다. 세계를 속인 것이다.

미국은 24년 9월까지 1,750억 달러를 지원했다. 트럼프는 전쟁이 길어질수록 미국·유럽 지원이 늘어갈 것이며 ‘블랙락’과 바이든 등 좌파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더 커질 것이라 본다. 미국인들 세금이 우크라이나를 통해 워싱턴 기득권 세력 등 좌파의 자금이 될 것이라 예상한다.

블랙락은 세계 100여 개국 11.5조 달러를 관리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영회사. 미국 무기산업의 최대 투자회사. 글로벌리즘에 따른 ESG 경영, 사유재산과 사생활 보호 폐지 등 좌파정책과 정치를 주도한다. 단순 금융회사가 아니다. 중국정부와도 깊은 관계가 있는 국제정치·경제의 괴물 같은 존재다.

블랙락은 바이든 정권의 요직을 점령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를 장악하고 있다. 젤렌스키는 블랙락이 핵심인, 자본주의 붕괴를 노리는 다보스포럼과 EU 등 글로벌리즘 세력의 꼭두각시로 불린다. 자신의 불길한 예언이 현실이 되었음을 보면서도 광대 노릇을 하고 있다.

전쟁이 끝나더라도 우크라이나는 글로벌리스트의 손아귀에 들어간다. 우크라이나의 빚은 국가 자주성·정체성·국경·자원을 포기함으로써 갚아질 것이다. 미국 등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이기면 이기는 대로, 지면 지는 대로 우크라이나는 이미 사라진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그 상황을 막으려 한다. 우크라이나와 글로벌리스트들의 고리를 끊으려 한다. 그러나 좌파들은 거대한 돈줄이 끊어지고 우크라이나를 잃어버리는 상황을 그대로 둘 수 없다. 세계 글로벌리스트들은 트럼프를 막지 않을 수 없다. 그를 증오하는 이유다.

트럼프는 사업가며 방송연예인 출신이다. 할리우드에 자신의 별이 새겨질 정도로 대단한 인기인이었다. 그러나 2016년 공화당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모든 것이 변했다. 그와 어울렸던 배우·가수·정치인들은 그를 무시하기 시작했다. “우리가 출마하지 않는 것은 너무 좋지 않은 일”이라는 편지까지 트럼프에게 보냈던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는 비난에 앞장섰다.

그의 인기로 돈을 벌었던 방송들은 그를 “독재자 지망생” “히틀러”라며 욕했다. 영화 ‘대부’의 로버트 드니로 등 저주 같은 악담을 퍼붓는 연예인들이 줄을 이었다. 좌파이념이 지배해 온 할리우드는 보수우파 트럼프를 용납할 수 없었다.

트럼프는 감히 ‘공화당 대통령’을 꿈꾸어서는 안 될 인물이었다. 부·명성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득권 정치 층의 일원이 아니다. 미국은 군주시대 귀족정치나 다름없는 나라. 그들이 정치인이라 인정은커녕 “부동산 업자 연예인”이라며 무시한 인물이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하자 워싱턴의 기득권 세력들은 깜짝 놀랐다. 사실 분노했다.

지난 8년 동안 트럼프를 탄핵에다 FBI·검찰이 끊임없이 조사하고 법정에 세운 이유는 괘씸죄가 크다. 기득권 세력들 속내에는 감정 가득한 보복심도 있다. 도저히 대통령 감이 아니라 여겼던 트럼프에게 졌다는 것을 결코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트럼프가 좌를 우로 돌리며 자신들의 뿌리를 뽑는 정치를 하니 그냥 둘 수 없는 것이다.

숱하게 견제했으나 트럼프는 굴복은커녕 더 강하게 나왔다. 좌파들로서는 더욱 화가 치미는 일이었다. 


[손태규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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