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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규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
모든 상에는 논란이 따른다. 저마다 심사기준이 달라 반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상을 받지 못한 인물을 더 존경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 차이를 다 제쳐두고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은 아카데미와 노벨의 정치편향성이다. 전 세계에서 아는 사람들은 다 안다. 얼마나 좌편향 되어 있는지…. 둘 다 원칙도 기준도 없는 정치 상이 된 지 오래다.
■ “좌파이념이 없으면 아카데미상을 받을 수 없다”
미국의 저명한 고전·역사학자 빅터 핸슨은 “출판에서부터 할리우드에 이르기까지 대중문화도 사회주의가 되었다. 아카데미·에미·퓰리처상은 (마르크스주의인) ‘형평’을 위해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어떤 내용이든 좌파 이념에 기초하지 않으면 상을 받기 어렵다는 뜻이다.
아카데미상은 예술 잔치가 아니다. 정치무대다. “철갑상어를 먹는 사회주의자와 리무진을 타고 다니는 좌파의 화신들”이라 불리는 유명 영화인들이 정치발언을 서슴지 않는다. 자본주의 덕에 온갖 호사를 누리는 위선자들이 보수우파 정치인들은 사정없이 비난하는 곳. 대신 좌파정치인들의 선전 도구 노릇을 한다.
2009년 동성애 자부심을 다룬 ‘밀크’로 주연 배우상을 받은 션 펜은 동성결혼 금지에 찬성한 사람들을 비난하면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칭찬했다. 2013년에는 미셸 오바마가 백악관에서 생방송으로 최우수 작품상을 발표했다. 영화상 시상식에 현직 대통령 부부라니? 할리우드가 좌파 정치인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해 주었다.
할리우드에 마르크스주의 뿌리는 깊다. 영국 외교부 기밀문서에 따르면 ‘1984년’의 작가 조지 오웰은 “찰리 채플린은 비밀 공산당원이며 소련의 친구”라고 밝혔다. 채플린은 공산주의자였다. 1940년대 미국 공산당 비밀당원 등이 포함된 공산주의자인 극작가·감독 등이 상원 청문회에서 증언 거부를 했다. 이들 ‘할리우드 10명’은 의회모독죄로 감옥에 갔다. 대부분은 뒷날 공산주의자임을 인정했다.
‘할리우드 가치’는 문화 마르크스주의를 확산시키는 것.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모든 참석자가 동성애 운동을 홍보하는 동일한 상징을 착용하기도 한다. 이념 동질성을 과시하기 위해서다.
아카데미 시상식 텔레비전 시청률이 4천만 명을 넘긴 때도 있었다. 그러나 2021년 시청률은 1000만 명 이하로 급감했다. 역대 가장 낮은 수치. 2024년에는 1,950만 명에 머물렀다. 아카데미가 흥미를 잃고 있는 것은 좌파 편향성 때문이라 한다.
■“노벨문학상은 문학을 가장한 평화상”
노벨상도 편향성 때문에 오랫동안 비판을 받아왔다. 큰 문제는 정치와 이념 편향성에다 부패다.“가장 악명 높은 논란은 문학상, 평화상, 경제상을 둘러싸고 일어났다”는 것.
상을 주는 스웨덴 등 유럽 중심은 해묵은 논란. 인구 1000만 남짓한 나라에서 8명의 문학상을 포함한 39명이 수상했다. 누구라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스웨덴의 러시아에 대한 오랜 반감은 대문호 레오 톨스토이와 안톤 체호프가 문학상을 못 받은 이유로 꼽힌다. 스웨덴 언론들도 비판하는 문제다. 그만큼 공정성이 모자란다는 의미.
문학상은 “문학을 가장한 평화상”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다. 가장 논란이 많은 평화상에 빗대어 문학상도 정치이념 상임을 비꼰 것. 그만큼 심사위원들이 작품성과는 별개로 정치성향이 같은 작가들에게는 깊은 애정을, 성향이 다른 작가들에게 심한 편견을 가져왔다는 뜻이다.
1950년 수상자인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공산주의자였다. 그는 “사회주의자들이 세계의 희망이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썼다. ‘사회구조의 과학’이란 글에 “나는 공산주의자다. 공산주의가 인류에 더 큰 행복·복지를 가져오고, 예술·과학의 더 높은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전 세계 경제구조가 공산주의가 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이런 러셀의 저작에 노벨 위원회는 문학상을 주었다. 공산주의를 문학으로 승화시켜 세상에 널리 알린 공로였을까?
그러나 러셀은 냉전 중 영국정부의 비밀 선전 요원으로 활동하면서 “나는 왜 공산주의자가 아닌가”라는 글을 쓰기도 했다. 이중 행태. 스탈린의 소련에 핵을 퍼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그를 반공주의자라 착각하면 안 된다. 그는 스탈린의 소련을 증오했을 뿐이다. 나중에는 핵폐기 운동을 하며 소련 수상 니키타 후루쇼프와 가까운 사이가 되었다.
러셀은 캠브리지대의 비밀결사 ‘아포슬’의 핵심 인물이었다. ‘아포슬’은 학생 토론 모임이나 “동성애 피난처”며 “악의 온상”이라 불렸다. 무엇보다 1930년대 ‘캠브리지 5’ 등 소련 간첩들을 다수 배출한 공산주의자들 모임이다.
러셀은 ‘아포슬’을 통해 ‘캠브리지 5’ 등 소련 간첩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으며 깊은 관계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캠브리지 5는 세계를 뒤흔든 간첩들. 한국으로서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인물들이다.
한국전쟁 때 이들은 주미 영국대사관과 영국 외무부 요직에 있었다. 이들은 미국의 전쟁 정책결정이나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연합군 사령부가 워싱턴에 보고하는 모든 작전계획을 그대로 소련에 갖다주었다. 그것들이 중공군 사령관 임표의 손에 다 들어갔다. 중공군은 ‘캠브리지 5’ 덕분에 땅 집고 헤엄치기 전쟁을 했다. 러셀과 비밀결사 동지였던 간첩들은 한국전쟁이 비운의 전쟁으로 끝난 것에 큰 책임이 있다.
칠레 시인·외교관 파블로 네루다는 평생 공산주의자. 그 때문에 이탈리아로 망명하기도 했다. 그의 시는 계급 사회를 종식시키기 위한 노력이라는 평가 속에 상을 받았다.
미국 가수 밥 딜런의 문학상 수상을 두고 문학인들은 “노벨상 가치를 떨어뜨렸다”고 비판했다. 딜런은 강경한 좌파 성향을 보였다. 자본주의의 노동자 착취 등을 반대하고 보수우파 정치인을 조롱하는 노래 등을 짓고 불렀다. 대신 오바마를 공개 지지했다.
■ “노벨상은 보수주의와 진화론·상대성이론 반대자를 거부한다”
“쓰이지 않은 규칙이 있다. 상은 보수우파들이나 진화론, 상대성 이론을 신봉하는 과학 기득권 세력에게 도전하는 학자들에게는 주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동유럽에서 공산주의를 종식시키는 등 세계평화에 기여를 했다. 존 폴 2세 교황도 모국 폴란드를 공산주의 체제로부터 해방시키는 데 큰 공헌을 했다. 두 사람 모두 평화상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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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국 민주당의 대통령 지미 카터·오바마와 부통령 알 고어는 받았다. 오바마는 2009년 대통령에 취임한 지 몇 달 만에 수상했다. 오바마 스스로 놀랐다고 할 정도로 터무니 일. 금방 취임한 그가 무슨 평화의 성과를 세계에 보여주었겠는가?
고어는 환경주의 운동 공로였다. 환경주의는 ‘녹색정치’로 차려입은 ‘생태 마르크스주의.’ 반 보수 정치운동을 위한 이념이다. 이들의 수상에서 보듯 노벨상이 공적과는 별 상관이 없이 좌파 인물들을 보상하는 정치 상임을 알 수 있다.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는 5번이나 후보에 올랐으나 결국 받지 못했다. 표면상으로는 “정치인도 아니고 국제법 찬성자, 국제평화 조직자도 아니다“라는 이유. 설득력 없는 변명이었다. 그는 노벨상을 장악한 세력들의, 세계를 하나의 정부를 만드려는 글로벌리즘에 반대하는 민족주의자였기 때문. 마르크스주의에 기초한 글로벌리즘의 본산인 유럽위원회(EU)에 평화상이 주어진 것은 반대 맥락이다.
많은 비판 때문인지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에게 상을 주었을 때 노벨평화상 위원회 위원장은 “간디에게 바치는 것”이라 했다. 그래서 “노벨 평화상은 오랫동안 단지 '좌파들의 망상 상'에 불과했다”며 조롱거리가 되고 있다.
미국 물리학자 에드워드 텔러는 아인슈타인 상, 페르미 상 등 많은 과학상을 받았으나 노벨상만은 거부당했다. 원자탄 개발의 ‘맨해튼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한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비밀정보사용허가’를 반대했기 때문. 오펜하이머는 공산주의자며 소련 간첩으로 의심받았었다.
물리학자 존 휠러는 ‘블랙홀’이란 용어를 만들었으며 블랙홀 이해에 큰 기여를 했다. 그러나 텔러를 옹호한 이유로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
오펜하이머는 소련 KGB와의 공모 등 혐의로 보안인가가 영구 박탈되었다. 2022년 좌파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오펜하이머의 보안 인가를 복원토록 했다. 할리우드는 1억 달러를 들여 영화 ‘오펜하이머’를 제작했다. 영화는 오펜하이머를 과대평가하고 지나치게 동정했다. 이 편향된 영화는 할리우드 좌파들이 역사를 다시 쓰려는 시도였다.
공산주의자를 다룬 이 영화는 7개 아카데미상을 받았다. 그러나 그 공산주의자를 반대한 과학자들은 노벨상을 거부당했다. 두 상이 같은 노선임을 보여 준 셈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진화론을 가장 두드러지게 옹호해 온 이들 중 다수는 무신론자였다. 그들 대부분은 좌파 성향을 띠고 있다. 노벨상은 진화론 반대론자를 반대한다.
20세기 최고의 영국 과학자로 꼽히는 프레드 호일은 노벨상을 받지 못했다. 1983년 상은 핵반응을 연구한 미국의 윌리엄 파울러에 주어졌다. 그러나 파울러의 연구는 호일의 지도로 이뤄진 것. 파울러도 호일이 상을 받지 못한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노벨위원회의 무지막지한 횡포였다.
당시 호일은 영국 자연사 박물관의 시조새 화석을 가짜라고 폭로했다. 그것을 진화론의 근거로 활용하던 진화론자들은 당황했다. 큰 논란이 벌어졌다. “노벨 위원회의 호일 무시는 진화론 비판에 대한 처벌”이란 비판들이 이어졌다.
미국 물리학자 로버트 디케는 원자물리학·우주론·양자광학·중력물리학 등 여러 분야에서 중요한 기여를 했다. 그러나 여러 차례 노벨상에서 제외되었다. 상대성 이론의 주요 비판자였기 때문. 상대성 이론을 만든 앨버트 아인슈타인은 사회주의자였다. 영국의 호일처럼 디케 역시 좌파들이 선호하는 이론을 비판한 대가를 치렀다.
레이몬드 다마디안은 1969년 자기공명영상(MRI)을 개발, 종양을 발견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놀라운 의학의 혁신. 그러나 다마디안은 ‘젊은 지구 창조론자’였다. 노벨상 위원회는 ‘오래된 지구 이론’ 비판자들의 업적도 인정하지 않는다. 노벨위원회는 다마디안을 무시하고, 2003년 노벨 생리학·의학상을 폴 라우터버 등에게 “MRI에 관한 발견”을 이유로 주었다. 다마디안에 대한 모욕이었다.
지난 6월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 16명이 ‘급진 좌파 경제학자’라 불리는 조 스티글리츠가 주도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도널드 트럼프가 재선되면 경제를 망치고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것이라며 카말라 해리스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 가운데 13명은 2021년에도 비슷한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의 경제를 변명했다. 대부분은 선거 때마다 민주당에 기부했었다. 2004~2020년 스티글리츠는 민주당 후보에게 9만 달러 이상을 기부했다. 이들 좌파 경제학자의 행태에서 경제학이 당파 정치에 굴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좌파경제 이론으로 노벨상을 받았을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2023년 경제학상은 경제사학자인 클라우디아 골딘에게 주어졌다. 그녀는 남녀 임금 차이 등을 연구한 ‘페미니즘 경제학자’다.
2023년 노벨 생리학·의학상은 ‘코비드-19 백신의 혁신 기반이 된 메신저 RNA(mRNA)’ 연구자들에게 주어졌다. 노벨위원회는 이 상이 일부 백신 반대자들의 의견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정치 목적으로 남용된 백신에 대한 비판을 방어하기 위해 노벨상이 이용되었음을 인정한 셈이다. 의학상조차도 정치 상이 된 것이다.
이 연구를 한 스웨덴의 카롤린스카 연구소·대학 병원은 2014년 백신 제조업체 모더나와 연구 보조금을 지원받는 ‘전략 협력’을 체결했었다. 그래서 다국적 제약회사와 노벨위원회의 유착이 의심되고 있다.
2008년 인간유두종 바이러스(HPV)가 자궁경부암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한 독일 학자에게 생리학·의학상이 주어졌다. 이는 다국적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의 자궁경부암 백신 마케팅의 연장선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상 결정 과정에 참여한 몇몇 인물들은 아스트라제네카의 급여를 받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카데미상이나 노벨상이 그 가치를 의심받는 정치편향, 부패의 경우는 수없이 많다. 거저 ‘그들만의 상’일 뿐이다. 더 이상 관심을 가질 이유가 별로 없는 상으로 떨어진 지 오래다.
[손태규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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