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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규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
가스라이팅은 다른 사람들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하여 그들의 기억, 인식, 정신 상태를 스스로 의심하게 만들어 통제·협박하거나 심리를 학대하는 것을 말한다. ‘세뇌’다.
미국 좌파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정신 상태를 문제 삼기만 하면 “보수우파 음모론자들이 거짓으로 가스라이팅 한다”고 공격했다. 보수우파는 “가스라이팅은 민주당과 좌파매체, 소셜미디어 꼭두각시들이 민주당과 그들의 범죄, 불법 행위, 잘못을 덮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방법. 증거를 무시하고 무조건 부인하며 거짓 정보로 대중을 속인다”고 비판한다.
■보수우파는 ‘가스라이팅 전쟁’에서 상대가 안 된다
가령 한 보수언론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정치 영향력을 가진 두 사람의 역사적 두 시간 대화 이후, 좌파의 엄청난 ‘가스라이팅’ 기계들이 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총동원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나 좌파매체들은 일제히 나서 일런 머스크 테슬러 최고경영자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소셜미디어 회견에 온갖 비난을 퍼부었다. “트럼프가 거짓말만 했다. 머스크가 언론자유를 해치고 있다. 테슬라가 덜 팔릴 것이다.”
그러나 ‘가스라이팅 전쟁’에서 보수우파는 애당초 상대가 되지 않는다. 권투로 치면 48kg 선수와 91kg 선수가 싸우는 격. 미국·유럽 모두 좌파들이 ‘가스라이팅 기계’들을 절대 장악하고 있다. 그들은 모든 정보·지식의 생산과 유통을 입맛대로 조작·통제한다. 하루아침에 그렇게 된 것이 아니다. 좌파들은 100년에 걸쳐 정교하고도 철저하게 ‘세뇌 전쟁’을 준비해 왔다. 이를 위해 ‘문화 마르크스주의’란 이론을 체계화했다. 마르크스주의 전사들을 키웠다.
공산주의자들은 느리지만 눈에 잘 띄지 않게 모든 문화기관에 침투, 대중의 마음속에 은밀하게 마르크스주의를 심는다. 수십 년에 걸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마르크스주의를 받아들이도록 해 마침내 ‘문화 패권’을 쥔다. 공산주의는 인간 사고와 상상의 가장 깊은 원천을 지배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더 이상 마르크스주의를 반대할 수 없게 된다.
그 이론에 따라 ‘조용한 혁명전사’들이 교회, 학교, 신문, 잡지, 방송, 전자매체, 문학, 음악, 시각예술, 연예오락 등에다 정당까지 침투했다.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넓고도 깊게 그 영역들을 지배하고 있다.
미국·유럽의 그런 실상을 모르면 한국에서도 그들에게 ‘가스라이팅’ 당할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 무슨 좌파가 있느냐? 있어도 한 줌”이라고 오해한다. 보수우파들이 보수주의 공화당 후보에게 온갖 비난을 하면서 좌파 민주당 대통령을 원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미국 ‘가스라이팅 기계’들의 거짓과 조작·왜곡 보도를 그대로 베낀 것을 읽고 보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세뇌된 탓이다. 정치뿐 아니다. 뚜렷한 의도·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지는 할리우드 영화나 텔레비전을 별 생각 없이 볼 경우 세뇌당하기 십상이다.
디즈니는 한국의 어린이들에게도 꿈을 키워주었다. ‘피노키오’ ‘인어공주’ ‘라이언 킹’…. 1923년 ‘월트 디즈니 컴퍼니’를 세운 월트 디즈니는 만화가·배우·감독. 미국을 상징하는 만화 기업가자 영화·대형 놀이공원 산업의 선구자였다. 저명한 보수주의 공화당원이었다. “꿈꿀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우리의 모든 꿈은 이루어질 수 있다. 그것을 추구할 용기만 있다면.” 그가 남긴 명언이다.
디즈니는 지금 미국에서 가장 좌파이념이 강한 기업 중 하나다. ABC 등 방송과 여럿 영화사를 가진 디즈니는 마르크스주의의 다양성·형평·포용을 실현하는 기업들의 선두라 자처한다. 디즈니랜드에서 ‘성소수자 자긍심’ 행사를 열었다. 1990년 대 이후 만든 ‘포카혼타스,’ ‘미녀와 야수,’ ‘인어공주,’ ‘뮬란’ 등엔 좌파이념이 깔려 있다. 2017년 ‘미녀와 야수’를 다시 만들면서 동성애 선전 내용을 집어넣었다. 디즈니는 20년 선거에서 에어비엔비, 마스터 카드, 아마존 등과 함께 공화당에 기부를 중단할 정도로 좌파 정치색이 짙다.
‘디즈니’는 순수함·가족·경이로움·모험을 의미했다. 이제 디즈니는 성 정체성 등으로 어린이들을 세뇌하며 아이들의 우상을 파괴한다. 분열과 동성애 등 좌파선전을 의미한다. 많은 미국 부모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한 부모는 디즈니에 공개편지를 보냈다. “중도와 우파 부모들은 지난 세기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 전통가치로 아이를 키우려 하나 디즈니를 믿을 수 없다.”
한국인들도 많이 시청하는 넷플릭스는 전 세계 구독자가 3억 명에 이른다. 역시 좌파다. 20년 미국을 휩쓴 좌파들의 폭력시위를 지지했다. 최근에는 아동 성범죄를 조장하는 프로그램을 홍보해 구독 취소 등 반발이 일기도 했다.
넷플릭스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치선전 도구며 중요한 자금줄이다. 오바마 회사인 ‘하이 그라운드’는 넷플릭스와 2018년 6,500만 달러 규모의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 인종과 계급 문제에 초점을 맞춘 좌파 내용을 만들고 있다. 부인 미셀은 다큐멘터리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마르크스 이념을 어린이 프로에도 주입하는 디즈니나 넷플릭스는 아주 일부분. 미국·유럽의 ‘가스라이팅 기계’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것들을 접하면서 한국인들도 마르크스주의에 세뇌되어 가고 있다.
■총칼보다 더 무서운 세뇌의 힘
뿌리는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그람시. 1913년 22세 때 공산당 입당. 사회주의 신문의 기자 등을 거친 공산당 서기장. 무솔리니에 의해 투옥된 뒤 교도소에서 쓴 ‘감옥에서 보낸 편지’가 좌파 가스라이팅, 즉 미국·유럽을 휩쓰는 ‘문화 마르크스주의’의 원전이다.
그람시는 경찰·군대에 의한 강제 통제로 혁명투쟁에서 승리하는 개념을 거부했다. 대신, 일정 기간 동안 인구 전체를 “마르크스주의 원칙과 일치하는 가치·신념·세계관이 집합된 새로운 이념”으로 적절히 세뇌시킬 수 있다면 마르크스주의 체제는 영원히 유지될 수 있다고 보았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든 기본 상식을 바꾸는 것. 그들을 끊임없이 세뇌시켜 서구 민주주의를 무너트리는 전략이었다. 공산주의가 인간 의식을 지배하도록 만들면 공산주의를 따르지 않는 국민들을 굳이 강제수용소에 넣어 재교육 시키거나 집단학살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세뇌가 총칼보다 더 무섭고 중요함을 그람시는 일찍 꿰뚫었다.
헝가리 마르크스주의자 게오르크 루카치도 문화 마르크스주의에 큰 기여를 했다. 그는 새로운 마르크스주의 문화가 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 문화를 파괴해야 한다고 했다. 1923년, 루카치와 독일 공산당의 마르크스주의 지식인들은 프랑크푸르트 대에 연구소를 설립했다.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탄생. 33년 나치가 권력을 잡자 그들은 미국으로 도망쳐 주로 컬럼비아 대에 정착했다.
프랑크푸르트 학파는 마르크스주의와 프로이트 정신분석을 결합하여 ‘비판 이론’을 만들었다. 서구문화 핵심인 기독교, 자본주의, 가족, 가부장제, 도덕성, 전통, 애국심, 민족주의, 유전, 관습과 보수주의를 파괴해야 한다는 이론. 이른바 ‘제도 내 긴 행진’을 통해 기독교 서구문화를 마르크스주의로 바꾼 뒤 국가를 지배하는 것이다.
‘문화 마르크스주의’는 크게 성공했다. 한때 “폭력혁명을 열망했던 학생들이 미국 뉴욕타임즈와 워싱턴포스트, CNN 등과 영국의 가디언, BBC 기자가 되었다. 미국 민주당, 영국 노동당 당원이 되었다. 자선·환경·소수자 인권 조직들의 일꾼, 교회 붉은 부분에서 활동가·선전가가 되었다.” 학교 교사·교수, 영화감독 등이 되었다. 자신들의 분야에서 거의 절대 영향력을 확보했다. 이들은 ‘조용한 마르크스주의자들’로 불렸다. 이들보다 더 두드러진 마르크스주의 전위대는 서서히 국가기관들 경찰, 법조, 정당, 정부, 의회 등을 장악했다. 모두 “제도 내 긴 행진”이었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은 한때 자본주의자들과의 경제 전쟁에서 패배했다. 그러나 이제 뉴욕 ‘월스트리트와 런던 ’시티‘ 등 금융권을 주무른다. 유튜브, 구글, 아마존 등 첨단산업도 마찬가지. 나이키, 코카콜라 등 미국의 수 많은 기업들이 좌파로 기운 것은 ’문화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은밀하게 침투한 탓. 그 변혁은 앞으로 훨씬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970~80년대 한국 운동권에서 그람시 책은 필독서. 많은 학자들이 그람시를 받들었다. 그 영향으로 한국의 학교, 연예계, 방송, 출판 등을 좌파가 지배하고 있다.
한국이 그럴진대 미국·영국은 오죽하겠는가. 한국 보수우파들은 미국이 그 원조인데도 실상을 잘 모른다. ‘문화 마르크스주의’가 얼마나 무서운지 잘 깨닫지 못한다. 왜 한국 방송 등의 좌편향은 문제 삼으면서 훨씬 더 심각한 미국매체들의 실체는 모르는가?
그렇게 미국 등의 ‘가스라이팅 기계들’에 의해 스멀스멀 세뇌되다가 마르크스주의를 나도 모르게 받아들일지 모른다. 마르크스주의가 지배하는 국가체제에 순응하는 상황을 맞이할지 모른다. 이미 그런 조짐이 보이지 않는가?
[손태규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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