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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X(옛 트위터) 캡처 |
좌파 의제를 추진하는 급진 남녀 법관들은 언제나 법 대신 정치 이념과 개인 성향을 기준으로 판결한다. 법리에 맞지 않아도 신경 쓰지 않는다.
좌파는 행동주의 판사들을 활용해 정적들을 탄압해 왔다. 조 바이든 정부 검찰은 전직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를 뉴욕·워싱턴 등 사법 행동주의 판사들이 있는 법정에 세웠다. 루마니아 헌법재판소는 보수주의 포퓰리스트 후보가 승리한 대선 결과를 지워버렸다. 제이디 밴스 미국 부통령은 ‘뮌헨 안보회의’ 연설에서 그 결정과 헌재를 악용한 EU 등을 강력히 비판했다.
■대한민국에도 좌파 정치무기인 행동주의 판사들이 수두룩하다. 헌재의 탄핵 결정도 그들의 손에 달려있다. 그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남미 엘살바도르의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43)은 “‘좌파 행동주의 판사’라는 전 세계 문제에 대한 영구 해결책을 제시한 인물”로 꼽힌다. 좌파 행동주의 판사들이 다시 나서 트럼프 대통령의 개혁을 방해하자 부켈레는 “당장 그들을 탄핵하라”고 충고했다.
그는 “2021년 엘살바도르에서도 판사들이 똑같이 행동했다. 우리는 그들을 모두 탄핵했다. 이후 나라를 정상화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는 “브라보!”라고 화답했다: “국민의 뜻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미국을 파괴하는 판사들을 반드시 탄핵해야 한다. 그것이 유일한 해결 방법.”
트럼프 개혁의 궁극 목표는 미국 등 세계의 마르크스주의·공산주의·사회주의 세력을 몰락시키는 것. ‘트럼프 독트린’ 핵심은 이념전쟁 승리다. 그 전쟁은 좌파들이 마구 낭비한 예산과 좌파인력을 크게 줄여 작은 정부 만들기에서 시작됐다. 어마어마한 미국 예산이 보조금 등의 명목으로 미국은 물론 해외 각종 좌파 기관·조직·단체에 들어가 반미주의자·마르크스주의자를 키우는 데 쓰였다. 그것을 막지 않으면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작은 정부 만들기’는 좌파의 정치 본거지며 무기인 ‘검은 정부’ 해체다. 트럼프 다음 목표는 1930년대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결성한 좌파 ‘뉴딜 연합’의 붕괴. 민주당과 노조·농민·지식문화인·흑인·유대인·가톨릭 등이 뭉친 뉴딜 연합은 검은 정부를 떠받치며 지난 100년 가까이 미국 정치를 지배해 왔다.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관세 조치도 거저 무역흑자를 내기 위한 것이 아니다. 두 나라 좌파 정권 무력화의 수단이다.
그러나 “워싱턴의 늪은 조용히 사라지지 않는다.” 좌파의 저항이 거세다. 맨 앞의 선전대는 머스크가 “미국 매체의 97%”라고 말한 좌파매체들. 핵심 행동 대원은 버락 오바마 등 민주당 대통령이 지명한 행동주의 판사들. 좌파는 그들이 있는 지역을 골라 소송을 냈다. 그들은 공화당 대통령 지명 판사들과 다르게 거의 좌파를 배신하지 않기 때문. 좌파 판사들은 트럼프의 행정 명령이 전국에서 시행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헌법·형법학자인 하버대 법대 전 교수 앨런 더쇼비츠는“통제되지 않은, 정치 편견을 가진 ‘사법 행동주의’는 행정부의 결단력 있는 통치 능력을 해친다. 법원은 대통령의 헌법 권한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8년, 클래런스 토머스 연방대법관은 “지방법원들은 권한을 넘어 법정 쇼핑을 부추기며 국가비상사태로 만들고 있다”며 좌파들이 좌파 판사들을 찾아 소송을 내는 ‘법정 쇼핑’을 강력히 비판했다.
■미국의 한 정치평론가는 사법 행동주의 판사들을 “국가에 암과 같은 존재”로 표현했다. 문제는 심각하나 판사 탄핵은 쉽지 않다. 미국은 하원 의결에 이어 상원 3분의 2가 찬성해야 한다. 그러나 미국 역사상 15명의 연방 판사가 하원에서 탄핵 소추되었다. 이 중 8명이 상원에서 탄핵당해 파면되었다. 어렵지만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은 거의 불가능하다. 전례도 없다. 헌재 재판관에 대한 국회 탄핵 소추가 가결되면 다름 아닌 ‘헌법재판소’에서 심판한다.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탄핵이 결정된다. 입법부가 아닌 판사들에게 최종 결정권을 준 한국 사회는 크게 반성해야 한다. 판사들이 법의 그늘에서 내리는 독단·횡포의 결정을 고려하지 않았다. 좌파 행동주의 판사들의 존재에 무심했던 탓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부켈레의 헌재 탄핵이 새삼 돋보이는 것은 사법부가 성역이 아님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엘살바도르는 대법원 안에 헌법재판소가 있다. 15명 대법관 가운데 5명이 헌재 재판관.
21년 부켈레의 당이 다수인 의회는 대법원장도 포함된 헌재 판사 5명 모두를 해임했다. 바로 후임자를 임명했다. 야당 8명이 힘을 보탰다. 의회는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위헌이란 결정을 탄핵 사유로 꼽았다. “판사들이 정부 정책을 방해했다. 제멋대로 판결이며 직무 유기다. 탄핵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조치”라는 것. 야당 의원들은 “쿠데타”라고 반발했다.
헌재는 부켈레의 ‘자택 대기 명령’ 등을 위헌으로 결정했다. 군대에 방역 조치 위반자 체포 명령을 내리고, 수천 명을 정부의 격리 센터로 보낸 조치도 위헌이라 했다.
부켈레는 헌재 명령을 거부했다. 그는 헌재 결정을 “집단 학살”에 빗댔다: “재판관 5명이 수십만 국민의 죽음을 결정할 수 없다, 헌법 해석과 사람들 죽음을 명령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세계 좌파들이 “독재”라며 들끓었다. 미국 부통령 카멜라 해리스·국무장관 앤서니 블링컨이 “엘살바도르 민주주의를 깊이 걱정한다”고 나섰다. 그러나 보수우파 포퓰리스트라는 이유로 미국 등의 온갖 공세에 시달려온 부켈레는 끄떡도 하지 않았다.
헌재 탄핵을 당당하게 옹호하며 반격했다: “모든 존중을 담아 말씀드린다. 우리는 우리 집 안을 청소하는 중이다. 그것은 여러분 책임이 아니다. 다른 나라에서 비판하는 모든 사람, 자신들이 30년 동안 빈곤에 시달렸다면 그렇게 만든 정권의 관료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을 것이다. 위선을 그만두라.”
부켈레는 코로나-19 감염자가 생기기 전 북한처럼 국경을 폐쇄했다. 남한의 1/5인 작은 나라에서 급속 확산을 우려했다. 엄격한 제한 조치를 시행했다. 그러나 김정은과는 전혀 달랐다. 부켈레는 국민을 위한 음식은 물론 생활비도 배정했다. 기본 공공요금, 개인 대출, 주택 담보 대출의 지불을 동결했다. 60%의 가구에 300달러씩을 지원했다. 세계보건기구는 강력한 조치를 지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이 제동을 건 것.
■지방 시장 부켈레는 19년 37세에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었다. 18년 살인율이 인구 10만 명당 52명. 엘살바도르는 ‘MS-13’과 ‘18번가’ 두 조직폭력단이 650만 국민을 공포 속에 몰아넣고 삶을 지배하는 나라였다.
부켈레는 선거 운동 때 조직폭력단 문제를 끝장내겠다고 약속했다. 취임하자마자 폭력단의 돈줄을 없애는 작업을 시작했다.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폭력배들이 장악한 지역에 군대를 동원, 대규모 체포 작전을 펼쳤다. 7개 도시는 완전 봉쇄 후 조직원을 잡아들였다. 부켈레는 이미 갇힌 조직원들에게 “정부 단속에 보복도록 하면 식사 공급을 전면 끊겠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숨진 조직원들의 묘비를 전부 부수었다. 부켈레는 2차 대전 이후 독일의 ‘비 나치화’ 정책에 비유, “조직폭력단 무덤이 성역화되는 것을 막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모들에게 “폭력단의 길은 감옥 또는 죽음뿐”이라며 자녀가 폭력단에 가담하지 않도록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부켈레는 4만 명을 수용하는 세계 최대의 교도소를 세웠다. 현재 그곳에는 1만5천여 명의 수감자가 있다.
25년 1월까지 입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35차례 연장했다. 1년 만에 52명이던 살인율 숫자는 20명으로 줄었다. 정부는 6년 동안 8만5천여 명의 폭력배를 체포했다. 이제 살인율은 2.4명. 한국의 1.6명보다 약간 더 높다. 수십 년간 엘살바도르 국민을 장악했던 조직폭력단의 영향력은 완전히 제거됐다.
그러나 폭력배를 무리하게 체포·수감하며 인권탄압 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부켈레는 바이든 정부의 공격에 “단 한 명의 정치 반대자를 탄압하거나 투옥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트럼프와 측근들에 대한 보복을 에둘러 비판했다.
세계 좌파들은 비난하나 80~90%의 엘살바도르 국민이 폭력단 진압과 정부 조치를 지지했다. 취임 4주년 연설에서 부켈레는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경찰·군이 폭력배 단속 방식으로 부패범을 체포할 것이라 경고했다.
부켈레는 비트코인을 화폐로 사용했다. 서핑의 천국으로 알려진 엘살바드로는 비트코인 때문에 젊은 관광객들이 몰리고 있다. 게다가 폭력배 소탕으로 국가 인상이 나아지며 경제가 발전하고 있다. “비트코인 폭락으로 경제 위기를 일으킬 무책임한 정치인”이라고 한국 매체도 보도했다. 그러나 문제없다.
24년 부켈레는 84.65%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이어 “정부가 대학 등 각급 학교에서 마르크스주의 ‘성 이념’의 모든 흔적을 제거할 것”이라 선언했다. 그는 문화부에서 “애국심 가치와 가족 중심 가치”를 따르지 않는 정책을 추진한 300명의 공무원을 해임했다.
부켈레 대통령의 19년 7월 기준 연봉은 5,181달러. 순 자산은 2,548,967달러. 정치 입문 전 커피 사업으로 모은 재산이었다. 지난해 자신의 커피 농장에서 생산한 원두를 지역 기업에 기부하기 시작했다. ‘빈 오브 파이어’라는 커피 상표를 출시했다.
■부켈레는 시장 재임 때 자신은 “급진 좌파”라 했다. 하지만 세계 언론과 정치 분석가들은 지금의 부켈레를 보수주의 포퓰리스트로 규정한다. 그는 중남미·미국의 보수우파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다. 대통령이 된 이후 정치 이념을 바꾼 보기 드문 정치인.
부켈레는 “좌파 글로벌리즘은 엘살바도르에서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유엔 등 국제기구와 미국·EU의 글로벌주의 정책에 대한 반대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자신을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독재자”라 부른다. 끊임없는 비난에 대한 반어법을 활용한 반응. 엘살바도르 출신 미국 언론인은 “미국 세금이 엘살바도르 정부에 반대하는 공산주의 운동 지원에 사용되었다. 그 시도는 실패했다. 엘살바도르 국민은 끔찍한 과거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엘살바도르 사람 누구도 그를 독재자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들은 오랜 혼란 속에서 법과 질서를 회복한 그의 업적을 칭찬한다”고 적었다.
부켈레의 현재 국민 지지도는 90.1%. 그것은 6년 동안 평균 지지율이기도 하다. 취임 이후 한 번도 80%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 무려 96%를 2번 기록했다.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북한 같은 공산주의 독재국가의 조작도 아니다. 외국기관의 조사다.
상상조차 하기 힘든 높은 국민의 지지가 있었기에 부켈레는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었다. 판사들이 결코 성역 안 존재가 아님을 세계에 실증했다. 한국의 좌파 행동주의 판사들과 헌법재판소 재판관들도 국민이 뭉쳐야 겁을 낼 것이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오만하다면 그들의 어떤 결정도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
[손태규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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