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상, 독재 미화”…민주화단체 “‘마산국화축제’ 명칭에 ‘가고파’ 추가 반대”
“이은상, 이승만‧박정희‧전두환 찬양‧지지한 인물…독재 부역 도시로 만들건가”
“창원시, 즉각 시정하지 않으면 ‘마산가고파국화축제’ 명칭 반대 운동에 돌입할 것”
최혜진 기자
chj@newsbalance.co.kr | 2024-07-11 04:4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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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제는 “‘마산국화축제’에 이은상의 ‘가고파’ 삽입 놓고…마산 민심, ‘두 쪽 났다’”입니다. 오는 10월 26일 개막하는 ‘마산국화축제’ 명칭에 노산 이은상의 ‘가고파’ 삽입 여부를 둘러싸고 격화하고 있는 찬반 논쟁을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10일 3·15의거기념사업회와 지역 매체에 따르면 3·15의거기념사업회,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민주항쟁정신계승시민단체연대회의,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열린사회희망연대 등 민주화단체들은 지난 1일 오후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원시는 독재를 옹호하고 찬양한 이은상을 재소환해 민주성지를 독재부역도시로 만들려고 한다”며 비판했다.
이들의 기자회견은 창원시가 이날 오전 박동진 창원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이 ‘축제 명칭에 가고파를 포함하는 방향대로 진행하겠다’는 취지의 의사를 단체에 공식적으로 전하면서 열리게 됐다고 한다.
이들 단체는 “이은상은 1960년 3·15 부정선거 당시 전국 유세를 다니며 독재자 이승만을 찬양하고, 박정희 때는 유신 선포 지지 성명을 냈으며, 전두환 때는 전두환에게 찬사를 보내고 국정자문위원을 지내는 등 독재자를 찬양한 인물”이라며 지적했다.
주임환 3·15의거기념사업회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1999년부터 이은상의 이름을 딴 문학관 건립 시도와 가고파 시비(詩碑) 논쟁이 이어져 왔다”며 “최근 수년간 마산문학관, 마산국화축제 등 관련 명칭 논란은 모두 종결됐는데 갑자기 어떠한 여론 수렴도 없이 마산국화축제에 가고파를 넣으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창원시는 이 과정에서 지역 단체, 시민들의 의견을 묻지 않았고, 심지어 축제 주관 단체인 마산국화축제위원회까지도 배제하며 가고파란 명칭을 넣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주 회장은 “환원을 한다면 제1회 축제 이름인 ‘마산국화축제’로 되돌리는 게 맞다”며 지난달 28일 면담 당시 창원시의 해명인 “원래 명칭으로 환원하기 위해 가고파 명칭을 넣으려고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김창호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회장은 “명칭 변경안을 승인한 창원시는 친독재 부역 행위가 있는 인물과 마산 민주성지라는 정체성과 어떻게 조합하고 융합할 것인가”라며 “민주주의와 민주열사를 모욕하고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고 기획하는 일부 지역 정치인들과 이은상을 추앙하는 문인들의 농간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창원시가 즉각 시정하지 않는다면 마산 민주영령들의 외침을 받들어 창원시민과 함께 ‘마산가고파국화축제’ 명칭 반대 운동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창원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마산국화축제 명칭 환원은 지난해 12월과 지난 6월 20일 시의회의 요구에 의해 추진됐고, 6월 26일 창원시축제위원회에서 명칭 환원을 심의·의결해 절차상 하자는 없다”면서 “명칭 변경을 위해선 후속 절차로 조례 개정이 필요하기에 의회의 결정에 따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가고파 명칭과 관련해서는 “지난 2005년 국제적 명칭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예향 마산의 대표적인 문화적 브랜드”라고 말할 뿐 이은상과 독재 행적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경남신문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지난 23번의 축제 동안 ‘가고파’란 명칭이 쓰인 적은 15번으로, ‘마산가고파국화축제’가 12번, ‘가고파국화축제’가 3번 쓰였다. 이외에는 ‘마산국화축제’가 5번, ‘마산국화박람회’ 2번, ‘마산국화전시회’ 1번 등이다. 마산국화축제는 2000년 첫 축제 당시 명칭으로 상징성이, 마산가고파국화축제는 2005년 전국 공모를 통해 명명한 것에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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