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기피시설이었는데…‘화장장 유치전’ 나선 포항시 주민들, 무슨 일?

화장장 포함 추모공원 건립 후보지 신청에 7개 마을 유치 경쟁 ‘후끈’
“210억원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시의 대주민 공감 소통 노력 주효” 평가

김성호 기자

ksh@newsbalance.co.kr | 2024-05-17 05: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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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제는 “화장장 건립 추진에…포항 ‘찬성’ vs 양평 ‘반대’, 엇갈린 명암”입니다. 화장장을 포함한 종합장사시설 건립을 추진 중인 양평군과 포항시의 대조적인 분위기를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경북 포항시가 2028년 말 완공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추모공원 예상도. /포항시 제공[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쓰레기매립장과 함께 대표적인 주민 기피시설로 여겨지는 화장장이 경상북도 포항시의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으로 이를 유치하려는 마을 간 경쟁이 벌어져 눈길을 끌고 있다.


16일 포항시에 따르면 시는 현재 화장장을 포함한 추모공원 건립을 희망하는 지역에 대한 공모를 지난해 진행한 결과 총 7개 마을에서 유치를 희망했다. 시가 제시한 인센티브와 장사시설에 대한 기피 이미지를 전환하기 위한 적극적인 소통과 노력 덕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유치전에 뛰어든 지역은 ▲구룡포읍(눌태1) ▲연일읍(우복2) ▲동해면(중산·공당) ▲장기면(죽정) ▲장기면 (창지2) ▲청하면(하대) ▲송라면(중산1) 등이다.

시가 추진하는 추모공원은 2028년 말 완공을 목표로 33만㎡ 부지에 화장시설·장례식장·봉안시설·자연장지·유택동산 등을 갖춘게 된다. ‘명품+장례+문화+공원’의 4가지 컨셉으로 구성된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추모공원 설립 진행을 위한 심포지엄 이름을 영일만에서 차용한 ‘영일의 뜰’로 정하고 혐오시설이나 기피시설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추모공원 내 장사시설을 20%, 공원시설을 80% 비율로 조성키로 했다. 박물관·전시관·야구장 등도 만든다.

장시시설 공간(6만5353㎡)에는 빈소 5곳과 안치실 2곳, 화장로 8기, 봉안시설 2만기, 자연장지 6만기, 유택동산 1곳이 들어선다. 화장로의 경우 주변 거주민들의 정서를 반영해 지하화 형태로 건립될 예정이다.

특히, 시는 최종 후보지로 선정된 지역에 총 210억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인데, 추모공원 부지로 선정된 마을에는 지원기금 40억원을 주기로 했다. 또 화장시설 사용료 징수액 20%를 30년간 지급하고 주민에게 일자리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유치지역 해당 읍·면에는 주민지원기금 80억원과 45억원 규모 편익·숙원사업을 제공한다.

아울러 탈락한 주민까지 위로와 통합 차원에서 1차 서류심사에 통과할 경우, 주민편익 및 숙원사업으로 3억~5억원 상당의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다.

시는 기존의 부정적인 이미지 탈피를 위해 테마별공원, 문화시설, 상징물, 전시관, 산책로 등을 만들어 시민이 방문하고 싶은 관광지로 조성할 방침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일회성 홍보로는 절대 장사시설에 대한 기존 기피시설 이미지를 바꿀 수 없기에 쇠를 담그는 심정으로 진행했다”며 “막연한 반대에 부딪혀 위기도 많았으나 주민들을 만나 수차례 설득하고 또 설득해 이미지 변화에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강덕 시장은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이 법정 기준치보다 훨씬 적거나 아예 나오지 않을 정도로 무색·무취·무연의 친환경시설로 조성할 방침”이라며 “시민과 유가족의 마음을 위로하는 동시에 포항시민들에게 힐링의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재 포항시는 북구 우현동(화장로 3기)과 남구 구룡포(화장로 1기) 등 총 2곳의 시립화장장을 운영하고 있다. 각각 1941년과 1978년에 지어진 시설이다. 83년과 46년째를 맞은 노후화 시설이지만, 이마저도 밀려드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설·추석 명절 당일을 제외하고 매년 363일 가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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