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가입 발판 만들기냐?”…삼성초기업노조, ‘파업 선언’ 전삼노에 ‘발끈’
삼성초기업노조, 입장문 통해 “조합원 동의 없이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결탁 안돼”
“삼성제품 불매 등 회사 브랜드 이미지 실추하는 행위도 결코 올바른 방향 아냐”
김성호 기자
ksh@newsbalance.co.kr | 2024-05-30 05: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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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제는 “삼성전자 창사 이후 첫 노조 파업선언…전삼노 vs 삼성초기업노조, 노노갈등 비화 조짐”입니다. 삼성전자 사내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29일 파업을 선언하게 된 배경을 둘러싸고 촉발된 삼성전자 내 노노갈등 비화 조짐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29일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그룹 5개 계열사 노조가 참여하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초기업노조)은 이날 전삼노의 파업 선언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삼성전자 최초로 시도하는 것을 응원한다”면서도 “최근 (전삼노의) 행보와 민주노총 회의록을 보면 직원들의 근로조건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상급단체(민주노총) 가입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파업의) 목적성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 고과제도 공동 연구, 삼성전자노조 공동교섭단 임금교섭 투쟁 지원, 삼성전자 조직화 등의 내용이 언급된 금속노조 회의록을 근거로 제시했다. 전삼노의 이날 파업 선언 기자회견장에는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이 노조 집행부와 함께 나와 구호를 외치고 연대발언을 하기도 했다.
초기업노조는 “노동3권에서 보장하는 단체행동권인 파업을 삼성전자 최초로 시도 하는 것에 대하여 응원한다”면서도 “단체행동을 함에 있어 직원 및 조합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기업노조는 전삼노의 기자회견 하루 전날에도 입장문을 통해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회사를 해사하는 행위는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이 목표하는 바와 맞지 않는다”면서 “전삼노는 노동조합의 취지에 맞게 진정 삼성 직원들을 위하는 교섭에 집중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삼성전자 단체협약과 임금교섭 방식과 결과가 삼성전자 계열사에도 영향을 주는 상황에서 전삼노의 타계열사 노조와 회사에 대한 비방 행위는 상생노사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삼성그룹노조의 상식에 반한다”고 밝혔다.
초기업노조는 전삼노가 사전에 조합원 동의 없이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조직화 세력과 결탁했다고 주장하며, “이는 민주적이고 자주성 있게 운영되어야 하는 노조의 근간을 해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속된 상급 단체(한국노총) 대신 외부 단체에 회사 인사 비밀, 교섭 정보, 홈페이지 관리 등을 맡기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이것이 진정 삼성 근로자의 노동환경개선을 위하는 것인지 목적성이 의심된다”고 전했다.
초기업노조는 “노조는 회사와 협력·상생을 통해 회사 경쟁력을 높여 근로자 권익을 향상·보호하는데 그 목적이 있어야 한다”며 “이런 노력을 통해 초기업노조는 올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보다 더 좋은 임단협 결과를 끌어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삼노의 지속적인 타노조 비방과 상급단체를 통한 조직화 및 위력 강화에 집중하는 행보는 대다수 삼성 직원의 상식과 의사에 반한다”며 “삼성제품 불매, 이재용 회장 비방 등 회사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하는 행위도 결코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초기업노조는 삼성 계열사 5곳을 아우르며, 삼성전자 DX 노동조합 지부, 삼성화재 리본노동조합 지부,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동조합 지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동조합 지부, 삼성전기 존중노동조합 지부가 속해 있다. 조합원 수는 1만98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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