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남산 곤돌라' 입찰 3차 재공고…두 차레 연속 유찰 이유는?

서울시 “유찰 원인은 공사비 상승, 건설경기 악화 따른 리스크 발생 우려”
“건설사와 간담회 통해 사업비 규모 현실화…계획대로 사업 추진할 것”

최혜진 기자

chj@newsbalance.co.kr | 2024-02-20 05: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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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제는 “‘관광 활성화’ vs ‘환경‧학습권 침해’…남산 곤돌라 사업 갈등 ‘평행선’”입니다. 서울시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남산 곤돌라’ 조성사업의 주요 내용과, 이 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민단체 간 찬반 논란을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자료 사진 = 서울시 제공[뉴스밸런스 = 최혜진 기자] 서울시가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등재 관련 이슈 등으로 두 차례나 보류됐던 ‘남산 곤돌라’ 조성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발주한 설계‧시공 일괄(턴키) 입찰이 최근 두 차례 연이어 유찰되자 곧바로 3차 입찰공고를 냈다.


사업자 입찰이 지연되면서 내년 11월 준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남산 곤돌라 설치사업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서울시에 따르면 남산 곤돌라 조성사업의 입찰 참가 자격 사전심사(PQ) 신청서류 제출 기한인 지난 8일까지 참여 업체가 없어 유찰됐다. 입찰 참가 자격 사전심사는 업체가 정부와 공공기관 등이 발주하는 대형공사에 참여할 만한 자격이 있는지를 사전에 심사하는 제도. 주로 입찰에 참여한 업체가 공사를 낙찰받을 경우 시공 능력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활용된다.

앞서 지난해 12월 4일 실시한 1차 입찰에도 사업 참여자가 나타나지 않아 유찰됐었다.

입찰이 두 차례 유찰된 배경은 공사비 상승에 따른 사업성 부족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됐다. 서울시는 “최근 자재비, 인건비 등 공사비 상승 부담으로 사업성이 부족하고, 건설경기 악화에 따른 리스크 발생 우려를 주요 원인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찰 원인을 해소하기 위해 건설사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파악된 내용을 바탕으로 사업비 규모 현실화 등 후속 방안을 검토해 즉시 재공고하겠다”면서 “올해 7월까지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을 끝내고 2025년 11월 준공에 들어가 전체 사업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 16일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남산 곤돌라 설치공사’ 3차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서울시는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인허가 과정 등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3차 공고의 입찰자격 사전심사(PQ) 서류 제출 기한은 다음 달 8일까지다.

이에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6월 남산을 관광자원으로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남산예장공원부터 정상부까지 연결하는 곤돌라를 2025년까지 설치한다는 내용을 담은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남산 곤돌라 사업 추진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서울시는 남산 곤돌라 건설과 관련, “2021년 8월부터 관광버스 진입을 제한한 이후 적절한 대체 이동 수단이 없어 이동약자, 관광객 등의 불편이 커져 남산의 새로운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따.

서울시에 따르면 남산 곤돌라는 명동역에서 200m 떨어진 남산예장공원(하부 승강장)에서 남산 정상부(상부 승강장)까지 총 804m 구간을 운행하도록 계획됐다. 804m 구간에 가이드타워 3곳을 포함한 지주 5개와 하부 승강장, 상부 승강장을 각각 설치한다.

하부 승강장은 남산예장공원(예장동 3-37) 일대에 연면적 1515㎡ 규모의 지하 1층~지상 2층 건축물로 조성된다.

상부 승강장은 남산 정상(예장동 산4-5) 일대에 연면적 599㎡ 규모 지상 1층 건축물로 만들어진다.

서울시는 10인승 캐빈 25대를 운행해 시간당 1600명의 방문객을 수송할 계획이다. 이용 요금은 현재 남산 케이블카 이용요금 1만 5000원보다 저렴한 1만원 안팎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곤돌라 운영 수익금을 남산 생태환경 보전에 투입해 곤돌라 운영을 통한 관광수익 증진 및 환경 보전 등의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남산 곤돌라 조성사업은 생태와 여가가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의 핵심”이라며 “곤돌라가 설치되면 대중교통으로도 편리하게 승강장에 도착해 남산 정상부까지 도심 경관을 편안하게 즐기며 도착할 수 있어 시민들의 불편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1월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80.7%가 남산 곤돌라 사업에 찬성 입장을 보였다.

곤돌라와 케이블카의 운행 원리는 비슷하지만, 곤돌라는 운행 중 멈추지 않고 순환 운행하는 가운데 승객이 타고 내리고 케이블카는 반드시 멈춰선 다음에 승객이 타고 내린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곤돌라는 여러 대의 탑승기가 줄에 매달려 있고 줄 양 끝에 설치된 바퀴 모양 기계가 끊임 없이 회전하며 줄을 움직여 작동한다. 반면에 케이블카는 탑승기가 케이블 양 끝에서 교차 운행하며 상행 탑승기가 올라가면 하행 탑승기가 내려오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한편, 남산 곤돌라는 오세훈 시장이 과거 재임하던 시절 2008년 ‘남산 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처음 추진됐으나 환경단체와 서울시의회의 반대로 좌초된 바 있다. 이후 박원순 전 시장 시절인 2015년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의 하나로 재추진됐지만 한양도성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등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 등으로 다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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