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원에서 날아온 편지 한통이 낳은 잔잔한 감동

김성호

shkim@mdbiz.co.kr | 2023-07-11 10:55:21

  제주소년원에 수용중인 A군이 최근 제주서부경찰서 임준일 경사 앞으로 보낸 손편지. /제주서부경찰서 제공[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소년원에 수용중인 한 소년범이 자신을 따뜻하게 응대해 준 경찰관에게 감사의 마음과 함께 새 삶을 다짐하는 손편지를 보내 훈훈한 감동을 낳고 있는 가운데,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도 격려와 응원을 보내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최근 제주 서부경찰서 여청수사팀에 근무하는 임준일 경사 앞으로 편지 한통이 도착했다. 발신인은 제주소년원에 수용돼 있는 한 A군이었다. 임 경사는 지난달 다른 지역 경찰서로부터 촉탁 수사를 의뢰 받고 한 A군의 조사를 진행했는데, 그 소년으로부터 온 편지였다.

그는 조사 과정에서 단순히 범죄에 대한 질문이나 수사에 집중하지 않고 인생 선배로서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다양한 진로 선택의 가능성과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의 잠재력을 믿고 응원하는 등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임 경사의 진심 어린 조언에 A군은 자필 편지를 보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A군은 편지에서 “어렸을 적부터 비행을 일삼고 살아왔다. 누구도 손 내밀어 주지 않고 범죄자 취급했는데 형사님을 뵙고,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진심으로 다짐하게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긍정적으로 생각해주시고, 응원해주신 것에 대해 평생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 나가서 꼭 성공해서 좋은 곳에서 뵙고 싶다”며 “형사님은 살아온 인생 중 가장 멋지고 본받고 싶은 분”이라고 적었다.

임상우 제주서부경찰서장은 “앞으로도 경찰 업무 중 만나게 되는 청소년들에게 희망과 동기부여를 주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단순히 범죄 예방과 단속에 그치지 않고 청소년 선도 등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경찰이 아니라 형님이었고 천주교 신부였다. 1계급 특진이 이럴 때 필요하다” “두 사람 너무 대단하고 훌륭한 분들이다. 살다 보면 힘든 일이 많지만 학생이 지금 마음 변하지 말고 바르게 열심히 살길 바란다” “인생 사각지대에 버려진 자신을 따스하고 진심 어린 충고로 인생이 바뀐다면 그 또한 평생 은인을 만난 듯하다. 부디 그런 마음 잊지 않고 살아가길 바란다” “지금도 늦지는 않았으니 꼭 좋은 사람이 되길 바란다” 는 등 임 경사와 A군에게 칭찬과 격려, 응원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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