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유의 ailleurs] 우리의 신앙이 살아있는 까닭은

콘클라베 |120분 |감독: 에드워드 버거 |배급: 디스테이션

강미유 기자

miu@newsbalance.co.kr | 2025-03-13 14:57:53

  영화 '콘클라베'[칼럼니스트 강미유] 로버트 해리스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영화 <콘클라베>가 아카데미영화제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수상했다. 

 

‘콘클라베(Conclave)’는 라틴어로 ‘콘 클라비스(Con clavis)’ 즉 열쇠로 문을 잠근 방을 의미한다.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 교황을 선출하는 선거 제도로 교황 선종 시 선거권을 가진 추기경단이 소집돼 비밀회의를 갖는다. 선거가 진행되는 시스티나 성당은 선거 기간 동안 폐쇄되며, 추기경단은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채 교황 선출을 위한 투표를 진행한다.

 

원작자 로버트 해리스는 현직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된 2013년 콘클라베 당시 아이디어를 떠올렸으며, 콘클라베 절차가 명시되어 있는 바티칸 법을 면밀히 살피는 것은 물론 바티칸 국무원장과 소통하며 콘클라베 기간 동안 추기경들이 머무는 성녀 마르타의 집, 투표가 이뤄지는 시스티나 예배당 등의 구체적인 장소를 직접 방문하며 소설을 구체화했다. 

  영화 '콘클라베'

 

영화 전개는 이러하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로부터 60여 년이 지난 2022년 10월 19일, 가톨릭교회 최고 지도자 교황이 선종했다. 즉시 전 세계 곳곳에 있던 추기경 118명이 시스티나 예배당에 모여 차기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비밀회의에 들어간다.

 

선거 관리 임무를 맡은 로렌스(랄프 파인즈) 시점을 따라, 주요 후보를 두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권력의 미세한 이동 경로가 섬세한 필치로 그려가는데 물론 선거는 단번에 승부가 나지 않는다. 가장 숭고한 자리에 오르기 위한 이들의 야심을 예상이라도 한 듯, 선종 직전 교황은 생각보다 많은 일을 남겼다. 마지막으로 교황을 만났던 사람, 가장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추문이 하나둘 밝혀지면서 마침내 교황이 생전 써왔던 방의 봉인마저 풀린다.

 

소설과 영화의 가장 큰 차이는 편집 디테일이다. 사흘간 6번에 걸쳐 진행되는 투표 장면에서는 추기경이 각자 이름을 쓰고,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는 장면이 반복된다. 스토리보드와 사전 시각화를 통해 각 시퀀스를 다르게 만들고자 한 에드워드 버거 감독은 편집실에서 몇 달을 보내며 각 장면마다 독자적인 스토리텔링을 완성했다.

 

에드워드 버거 감독은 “액션을 멈추는 대신 영화를 진행시켰다”며 “카메라, 사운드, 의상, 세트 디자인이 모두 함께 어우러져 시청각적으로 독특한 경험을 만들어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삶은 다른 곳에 있다. 때때로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영화 등 다양성 영화를 만나러 극장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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