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온 장애 아들’…카페 사장‧직원이 아침부터 운 이유는?
최혜진 기자
chj@newsbalance.co.kr | 2023-09-26 10:59:13
[뉴스밸런스 = 최혜진 기자] 손님이 몰리는 시간에 어머니와 함께 카페를 찾은 장애 아들이 키오스크(KIOSKㆍ무인 주문결제 단말기) 주문을 잘 못해 시간을 지체하는데도 뒷줄에서 기다리던 직장인 손님들이 배려하고 응원까지 하자 ‘울컥’했다는 카페 사장의 사연이 전해졌다.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카페 직사 아침부터 울었어, 세상은 살만한가 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카페 사장으로 추정되는 작성자 A씨는 “오전 11시부터 러시 시간인데 약간 장애 있는 아들이랑 어머님아 오셨다”면서 “아들이 (키오스크 주문을) 직접 하게 하시고 옆에 어머니가 서 계셨는데 갑자기 직장인들 (손님이) 들이닥쳤다”고 전했다.
A씨는 “속으로 ‘아 뒷사람들이 주문 느리다고 눈치 주면 어쩌지’ 하고 조마조마하고 있었는데계속 첫 화면으로 돌아갔다”면서 “어머님도 ‘이제 그만 해야지’ 하셨는데 아드님이 시무룩해지면서 안절부절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뒤에서 기다리던 여성 손님은 “괜찮아요”라고 했다고 한다.
A씨에 따르면 (아들이) 5분 정도 지나 주문을 성공했는데 어머님이 연신 “죄송합니다”라고 하자 뒤에서 기다리던 손님들이 “아드님이 주문을 엄청 잘 하시네요. 내 것도 해주세요. 대신 해줘요”라고 요청을 했다. 이에 아들은 신이 나서 뒷줄 손님들 주문도 느리지만 하나씩 모두 처리해 줬고 화내는 손님은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A씨는 “뒷줄 손님 모두 돌아가면서 ‘저는 아메리카노요’ ‘저는 아메리카노 옆에 바닐라라테로 눌러주세요’ 이런 식으로 7분 정도 대신 주문해 준 아들은 신난 표정이었는데, 어머님은 계속 ‘감사하다’고 하시면서 울컥하셨는지 우셨다”고 전했다.
A씨는 “나도 음료 만들면서 그 소리 듣고 눈물이 터졌고, 알바생이랑 엄청 울면서 음료를 만들었다”면서 “배달이랑 주문이 좀 밀려서 포스기에서 주문을 대신 받아줄 수 없어서 조마조마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며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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