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니서 ‘침팬지 살인사건’ 발생…밭일하는 엄마 곁 갓난아기 끌고 가 무참히 살해, 원주민 ‘분노’
김성호 기자
ksh@newsbalance.co.kr | 2024-09-27 15:07:23
26일 영국 매체 ‘더선’ 등에 따르면 ‘제제’라는 이름을 가진 침팬지의 끔찍한 공격은 최근 기니의 ‘님바 산맥 자연보호구액’ 내 보소우(Bossou) 지역에 있는 카사바 밭에서 발생했다. 님바산맥 자연보호구역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세니 조그바라는 이름의 여성이 8개월 된 갓난아이를 옆에 두고 밭에서 일하던 중 갑자기 침팬지가 다가와 아기를 물고 숲으로 끌고 간 것. 이 아기는 침팬지에게 끌려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약 3Km 떨어진 숲에서 끔찍하게 훼손된 채 발견됐다.
이 아기의 죽음 소식이 알려진 뒤 지역 주민들은 침팬지 등 동물을 연구하는 전문가들에게 분노를 표출했다. 이들의 분노는 과학자들이 숨진 아이의 시신을 보소우 환경 연구소로 가져갔기 때문.
화가 난 지역 주민들은 연구소 건물을 샅샅이 뒤져 드론, 컴퓨터, 200개 이상의 문서를 포함한 값비싼 장비를 파괴하고 불태웠다. 지역 주민 조셉 도레는 “아이가 살해된 방식 때문에 주민들이 분노했다”고 말했다.
수석 연구원인 야마코시 겐(Gen Yamakoshi)은 더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침팬지들이 더 이상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에 괴물 같은 살육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침팬지의) 이번 공격이나 이전의 공격이 음식 때문인지 아니면 ‘흥분’ 때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연구원들은 “만약 그들이 흥분한다면, 그들은 자신의 행동을 통제할 수 없다”고 했다.
생태학자 알리지우 실라(Alidjiou Sylla)는 “보호구역의 제한된 식량 공급으로 인해 동물들이 보호구역을 더 자주 떠나게 되었고, 그 결과 공격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청소년 지도자인 무사 코야도 “침팬지가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그들의 의지는 아니었지만 습관이 되었다”고 귀띔했다.
센터는 올해 초부터 보호구역 안팎에서 침팬지가 인간을 공격한 사례가 6건 보고됨에 따라 앞으로 더 많은 ‘침팬지 공격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기니의 님바 산맥 자연보호구역 내 보소우 숲에는 현재 7마리의 침팬지가 살고 있다. 지난 2022년 이 지역의 가장 오래된 침팬지인 파나(Fana)는 71세의 나이로 죽었고, 두 아들 포프(Foaf)와 판와(Fanwa)를 남겼다. 2003년까지만 해도 보소우 지역 침팬지는 21마리였지만 그해 독감으로 7마리를 잃었다.
님바 산맥은 기니에서 가장 큰 철광석 매장지로 꼽히는데 채굴이 침팬지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환경 운동가들 사이에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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