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자라는 소리에 개가 짖는다”…폭염 속에 입추가 성큼 다가왔다
김성호 기자
ksh@newsbalance.co.kr | 2023-08-08 15:18:34
예로부터 입추가 되면 낮에는 늦더위가 계속되지만 밤에는 소슬바람이 불기 시작한다고 했다. 더위가 한풀 꺾여야 하는 입추인데도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무더운 이유는 무엇일까?
24절기가 중국 화북 지방에서 유래됐기 때문이다. 화북 지방의 날씨는 우리나라보다 한 달 정도 빠르다고 한다. 이에 우리나라에서 실질적으로 가을에 접어드는 시점은 입추가 아닌 처서(處暑,8월 23일)로 보면 무방하다. 날로 악화하고 있는 기후변화의 영향도 크지 않을까 싶다.
“입추 때는 벼 자라는 소리에 개가 짖는다”는 속담이 있다. 입추 무렵이 되면 날씨가 좋고 일조시수가 많아 벼가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일 정도로 그 생장 속도가 빠르다. 그래서 귀가 밝은 개는 벼 자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라는, 좀 과장된 표현이 생겼다는 것이다.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들녘의 벼가 미소년처럼 예쁘고 튼실하게 자라고 있다. 엊그제 모내기를 한 것 같은데, 머잖아 예쁜 벼꽃을 피워 나락을 잉태하려고 하는 지 줄기가 제법 통통하고 튼실하다. 부지런한 농사꾼이 한낮의 뜨거운 햇볕을 피해 아침녘에 잡초를 제거하고 갔는지 논둑은 기분좋게 깔끔하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맑은 날씨가 계속 돼야 나락이 알차게 영글텐데, 제6호 태풍 '카눈'이 10일 남해안에 상륙해 한반도를 관통할 예정이라고 하니 자못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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