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 마이클 케인, 은퇴 시사…“지금 제대로 걷지도 못해”

김성호 기자

ksh@newsbalance.co.kr | 2023-09-22 15:24:44

  ▲사진 = 영화 '다크 나이트'의 한 장면[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영국의 명배우며 작가인 마이클 케인(사진)이 곧 개봉될 영화를 끝으로 은퇴할 것임을 시사했다.


케인은 21일(현지시간) 영국의 신문 텔레그라프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나는 엉망진창인 90살이다.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 이제 은퇴할 때가 되었다”고 말했다.

케인의 마지막 연기는 “위대한 탈출자”라는 영화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는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가 영국의 요양원을 탈출해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프랑스로 가는 여정을 다룬 것이다.

영화는 노르망디 작전에 참전했던 버니 조단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조단 역을 맡은 케인 역시 한국전쟁 참전용사다.

케인은 “19살 때 한국전쟁에 파견되었다. 19살 생일에 참전하는 것은 썩 좋은 일은 아니었다. 나는 유능한 직업군인도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한국전쟁은 마치 1차 세계대전 같았다. 우리는 아예 참호에서 생활했다. 어둠 속에서 싸웠다. 나는 늘 두려웠다. 다들 그랬다. 그래서 나는, 죽음과 가까운 친구들이 죽고 다치는 그러한 것들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케인은 “이번 연기를 하면서 너무 행복했다. 버니라는 인물을 사랑했다. 그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했다. 정말 아름답게 쓰인 각본이었다”고 덧붙였다.

케인은 자신의 죽음과 삶의 성취에 대해서도 생각을 털어놓았다. 그는 “모두가 죽게 될 거야. 적어도 난 빌어먹을 90살까지 살았어. 9살, 19살, 29살 때도 죽지 않았지.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삶을 살았어. 최고의 아내와 최고의 가족. 물론 다른 사람들은 최고의 가족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최고의 가족이야"라고 말했다.

케인은 영국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크게 활약했다.

1983년에는 드라마 리타 길들이기로 골든글러브 최우수 남자배우상과 전미 배우조합상을 동시에 받았으며, 1987년에는 ‘한나와 자매들’로 첫 번째 오스카상을, 2000년에는 ‘사이더 하우스’로 그의 두 번째 오스카상을 받았다.

케인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 인연이 깊다. '배트맨' 삼부작, '인터스텔라' '킹스맨' '인셉션' 등 거의 모든 놀란 영화에 출연해서 화제가 되었다. 놀란은 인터뷰에서 명배우인 케인을 존경할뿐더러 영화의 성공을 불러오는 '행운의 부적'으로 간주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케인은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2회 수상 외에 골든 글로브 남우주연상 2회, 영국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전미비평가 협회 남우주연상, 전미 배우조합 남우조연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2000년에는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도 받았다.

케인은 노동자 출신으로 정식 연기 공부 없이 바닥에서 시작해 영국의 국민성을 대변하는 대배우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007 시리즈’의 주연 숀 코너리와 닮았다. 러디어드 키플링 원작의 걸작 모험영화 ‘왕이 되려던 사나이’에서 공연하기도 했던 이 두 사람은 실제로도 막역한 친구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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