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규 칼럼-국제정세의 진실] 오바마의 쿠데타…해리스의 실체는?
편집국
news@ | 2024-08-08 16:37:55
그러나 미국인들의 자부심은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이 하루아침에 후보를 그만두면서 산산조각 났다. 5개월에 걸친 예비선거에서 당원들 87% 지지로 뽑힌 후보자가 단 며칠의 압박에 항복하고 말았다. 무혈 쿠데타였다. ‘진짜 대통령’이라 불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주도한 축출 작전은 치밀하고 일사불란했다. 그 세력들은 일치단결했다. 그동안 미국정치에서 상상도 못한 정변.
뉴욕타임즈와 CNN 등과 할리우드 연예인들이 선두에 섰다. 어제까지 “바이든은 멀쩡하다. G7 정상회의에서 방향을 잃고 헤매는 모습들은 보수우파들이 조작한 가짜”라든 그들이 “바로 사퇴하라”고 공격했다. 표변이었다. 좌파의 선전 도구다웠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세력들이 뒤를 받혔다. 두 사람은 2015년에도 오바마와 함께 바이든에게 대통령 후보를 힐러리 클린턴에게 양보하라고 다그쳤었다. 그들 모두 바이든의 뇌 기능이 취임 직후부터 쇠퇴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다 알고 있었다. 그러나 단 한 번도 문제 삼은 적이 없다. 바이든으로는 대선 패배가 불 보듯 뻔한 상황에 이르자 오바마 등은 ‘쿠데타’라는 초유의 강수를 두지 않을 수 없었던 것.
■“총구가 아닌 논쟁으로 설득”...궁색한 변명
그러나 좌파 학자·평론가들은 애써 그 정변이 “쿠데타의 정의에는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바이든이 확실히 압박을 받고 설득되었다. 그러나 총구가 아닌 논쟁에 의해 설득되었다.” 궁색하기 짝이 없는 변명. “총만 안 들었지 강도나 다름없다”는 표현을 모르는가?
바이든은 다른 나라도 아닌 미국 대통령. 몇 사람의 ‘설득’으로 후보를 사퇴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 그 상황이 얼마나 살벌하고 잔인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학자들도 ”수사학 표현으로 쿠데타라 부를 수 있다“고 인정했다.
바이든은 오바마에 복수했다. 그냥 물러나지 않고 부통령 카말라 해리스를 후보에 지명한 것. 오바마는 대노했다. 전당대회를 자신이 이끌며 후보를 세우려던 계획이 틀어졌기 때문. 바이든이 ‘진짜 대통령’에게 소심한 반항을 한 것이다.
일종의 쿠데타로 후보가 된 해리스는 좌파 누구도 후보감이라고 생각지 않은 인물이었다. 매체들은 오래전부터 바이든의 모든 문제는 다 감춰주고 보호해주면서도 해리스에 대해서는 가차 없었다. 해리스의 인성과 무능력을 심하게 비난해 왔다. 대선 후보는 물론 다음 선거 부통령 후보로도 적절하지 않음을 계속 시사해 왔다.
해리스는 2021년 부통령에 취임하면서 47명을 부통령 실 직원으로 임용했다. 지금 그 가운데 92%가 떠나고 4명만이 남아있다. 거칠기 짝이 없는 인성과 행태 탓.
19년 뉴욕 타임스: “캘리포니아 검찰총장 시절의 해리스 참모가 ‘조직이 직원을 이렇게 열악하게 대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해리스를 비판했다.”
21년 워싱턴 포스트: “부통령 비서실의 전·현직 직원들 상당수가 해리스의 성격과 행태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CNN: “뿌리 깊은 기능 장애와 집중력 부족에 지친 주요 백악관 참모들은 해리스와 참모진에게 거의 손을 놓아버린 상태다. 그녀는 준비되지 않았다. 부통령으로서 그녀가 무엇을 했거나 하려고 했는지 보이지 않는다.”
영국의 데일리 메일: “참모들은 해리스를 ‘영혼을 파괴하며 괴롭히는 사람’이라 묘사했다.”
23년 6월 NBC: “해리스가 부통령 역사상 가장 낮은 지지도를 기록했다. 여론조사에서 49%가 부정적 견해. 긍정은 32%에 지나지 않았다.”
해리스는 사상 최악의 부통령으로 꼽힌다. 사상 최저의 지지도를 기록했다. 예비선거도, 전당대회도 없었다. 그런데도 해리스를 향해 좌파는 일치단결했다. 매체들은 해리스를 신에 가까운 사람으로 포장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급진 좌파이념은 물론 문제된 인성도 결코 건드리지 않는다. 구글 등에서 검색을 해도 나쁜 글을 찾기 어렵다. 그녀는 한 순간에 미국의 해결사, 영웅이 되었다.
오바마의 힘이 컸다. 그는 해리스의 2020년 대선 운동을 강력하게 후원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등 할리우드 유명인들과 빅 테크 억만장자 등 오바마 지지자들이 그녀를 지원했다. 해리스는 여론조사 3%에 그치며 경선에서 사퇴했다. 그러나 오바마는 바이든 부인 질의 반대를 무릅쓰고 해리스를 부통령 후보로 만들었다. 바이든은 자신의 미덥지 않은 대체자였기 때문.
해리스는 마르크스주의가 뿌리인 다양성·형평·포용(DEI)의 산물이다. 그녀는 재능·능력보다 성별·인종만을 기준으로 부통령으로 선택되었다. 그녀는 미국에서 능력주의가 다양성 등으로 대체되었음을 알리는 핵심 증거다. 오바마는 무능 등 해리스의 문제들을 잘 안다. 정작 대선에서 경쟁력이 약하는 것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왜 그녀를 선택했는가? 마땅한 대안이 없는 점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고육지책이었다. 그러나 그들 가족은 오랜 친구 사이. 모두 흑인 뿌리를 가진 다인종 출신. 무엇보다 두 사람은 이념이 같다. 해리스는 마르크스주의자. 자본주의를 믿지 않는다. 인간 본성을 정부가 통제해야 하는 것으로 본다. 모든 사람이 같아지는 형평성을 이루는 것이 최종 목표. 그녀는 “모든 사람이 같은 위치에 있어야 한다. 형평 분배가 이뤄져야 한다. 형평성을 경제 정책의 중심에 확고히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역사상 가장 급진좌파 정치인”
그녀는 가족 등 여러 좌파들과 얽혀있다. 아버지는 자마이카 출신. 스탠포드 대 마르크스주의 경제학 교수. 어머니는 인도 카스트 최상위 계급인 브라만 출신의 암 학자. 두 사람은 1960년대 버클리 대에 기반을 둔 좌파단체에서 활동한 강성 좌파다. 여동생도 스탠포드 대 운동권. 모택동주의를 따르는 ‘혁명투쟁연합’과 연계되었다.
현재 백악관 대변인 카린 장-피에르는 해리스 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다. 그녀는 2000년 초반 뉴욕의 ‘하이티 지원 네트워크’에서 활동하던 친 공산주의자. 그 조직은 마르크스-레닌주의 정당이며 친 북한·중공인 ‘노동자세계정당’과 밀접한 관계였다. 이 정당 창립자는 김일성이 죽었을 때 김정일에게 조문 편지를 보냈다.
민간단체 govTrack.us가 20년 상원의원 100명의 법안·결의안 제출 또는 투표 등으로 매긴 이념 점수에서 해리스는 가장 왼쪽에 치우친 버니 샌더스에 이어 99등을 기록했다. 극좌라 할 수 있다.
해리스는 “97%의 민주당원보다 더 왼쪽에 위치한, 미국 역사상 가장 급진 정치인 가운데 한 명”이다. 녹색 뉴딜, 자동차와 화석 연료 제거, 높은 세금, 소득 재분배, 경찰 예산지원 중단 및 해체, 불법이민 찬성, 언론자유와 총기사용을 통제하기 위해 수정헌법 제1조와 2조 폐지, 사회주의를 지지해왔다. 오바마는 사회주의가 기반이 되는 ‘미국변형’을 노린다. 바이든보다 해리스가 훨씬 더 충성스런 자신의 아바타가 될 것으로 믿는다. 이 때문에 2016년 이미 워싱턴 포스트는 해리스를 ‘다음 오바마’라고 불렀다.
해리스의 연설은 오바마 식 표현으로 가득 차 있다. 반유대주의를 강조한다. 팔레스타인에 관한 모든 책임을 이스라엘에 떠넘긴다. 그런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민주당 선거 전략가들은 득표력 높은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추천했다. 유대인인 그는 하마스를 반대하는 친 이스라엘. 그러나 오바마 세력들이 강력 반대했다. 해리스는 소신이 없었다. 대신 반유대주의, 반 이스라엘인 팀 왈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선택했다.
왈즈는 후보로 지명되기 직전, 해리스 당선을 위한 화상 회의에서 “한 사람의 사회주의는 다른 사람에게는 이웃사랑”이라고 말했다. 이념을 그대로 드러냈다. 샤피로는 실용노선도 택하는 온건 좌파. 왈즈는 서슴없는 강성 좌파. 좌파 매체들은 반대로, 왈즈가 온건해서 선택되었다고 보도한다. 한국매체들은 아무런 배경도 모른 채 그대로 베끼고 있다.
왈즈는 중국을 30여 번 방문하며 특별 노동비자를 받을 정도로 중국과 깊은 관계. 신혼여행도 중국에 갔다. 10여 년 동안 매해 여름 미국 고교생들을 중국에 연수 보냈다. 중국 정부가 경비 일부를 댄다. 해리스도 중국과 깊은 관계다.
오바마는 자신의 이념과 일치하는 해리스와 왈즈를 골랐다. 매체 등 오바마 세력들은 흐트러짐 없이 두 사람을 철저하게 포장하고 있다. 그런 일사불란, 일치단결이 놀랍고도 무섭다. 미국이 그런 나라임을 잘 알 필요가 있다.
[손태규 서울외국어대학원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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