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성경책’…울산시, “울산에만 있는 랜드마크 만들겠다”

신라시대 사찰 태화사 복원, 공중정원 조성 사업 등 3대 랜드마크 사업 추진
김두겸 시장 “‘울산에만 있는 유일한’ 특색 있는 도시 랜드마크 완성” 의지 밝혀
“울산 새롭게 도약시키기 위한 시도와 노력”…국힘, “야당은 시정 발목잡기 멈춰라”

최혜진 기자

chj@newsbalance.co.kr | 2023-10-13 17: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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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제는 울산시가 추진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성경책 제작‧전시 등 ‘대규모 랜드마크 조성 사업’을 둘러싼 찬반 논란입니다. 울산시‧국민의힘과 지역시민단체‧더불어민주당 간 찬반 논쟁을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참고 사진 = 지난 7월 5일 울산시청에서 열린 국민의힘과 울산시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 김두겸 울산시장, 울산지역 국회의원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울산시당 홈페이지 캡처

 

[뉴스밸런스 = 최혜진 기자] 울산시가 이색적인 문화 콘텐츠를 통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대규모 랜드마크 조성에 나섰다.


13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세계 최대 성경책 제작‧전시 ▲신라시대 사찰인 태화사 복원 ▲공중정원 조성 등 지역 랜드마크 사업 추진을 위해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 5억원을 최근 추가경정예산에 포함했다.

불과 몇 달 전까지 250억원을 들여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회장 등 기업인의 얼굴을 새긴 한국판 ‘큰바위 얼굴’상 제작 계획을 밝힌 뒤 비난 여론에 봉착하자 이같은 대규모 랜드마크 조성 계획을 내놓은 것이다.

시는 연구용역을 통해 타당성이 입증되면 기본계획을 통해 사업을 구체화하고, 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에 시가 새롭게 추진하는 랜드마크 조성 사업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천주교 3대 성지인 울주군 언양 ‘살티공소’에 전시관을 조성하고, 이곳에 세계 최대 성경책을 제작해 전시할 계획이다. 살티공소는 천주교 박해시기에 순교한 김영제(1827~1876) 베드로의 묘가 있는 공소(천주교회)로 천주교의 대표적인 성지. 이곳에 세계 최대의 성격책을 만들어 전시하고, 석남사로 가는 방향에는 순례길을 확대 조성해 스토리텔링화에 나서겠다는 것이 시의 복안이다.

이 사업은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 당시 울산시장 예비후보였던 김두겸 시장의 공약사항이기도 하다.

시는 또 신라시대 유명 사찰 중 하나인 태화사를 복원해 새로운 관광명소화 한다는 계획이다. 위치는 중구 태화루 건너편 공영주차장 인근이 유력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태화사는 자장율사가 중국 오대산에서 가져온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셨다는 절로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전문가 고증을 통해 복원하겠다는 것이다.

공중정원은 남구 번영사거리 5m 높이 공중에 1만 9000㎡(6000평) 면적의 원형 정원을 조성해 주민 휴게공간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공중에서 야경을 관람할 수 있는 벤치와 울산을 상징할 만한 구조물을 설치해 이색 명소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김두겸 울산시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발굴해 ‘울산에만 있는 유일한’ 특색 있는 도시 랜드마크를 완성해 내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고 한다.

김 시장은 “다른 지역과 똑같이 해선 관광객을 유인할 수 없다”면서 “무조건 예산 낭비라고 지적하기보다 특색 있는 랜드마크가 조성된다면 일부러 이를 보기 위해 울산을 찾은 관광객들이 먹고, 즐기고, 머물다 갈 수 있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울산은 관광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매력적인 랜드마크가 부족하다는 여론에 따라 검토한 것으로, 확정된 안은 아니다. 상황이나 여론에 따라 변동될 여지가 있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국민의힘 울산시당은 이 같은 시의 계획에 대해 지역 시민단체와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 등이 "어려운 경제 상황을 외면하는 전시행정"이라며 비판하고 나선 데 대해, “울산의 미래발전을 저해하는 발목잡기는 그만해야 한다”고 방어막을 쳤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울산시당은 지난 12일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의 매력을 재고하기 위해서는 방치되고 잊혀진 소중한 역사적 자원을 재조명하고, 특색있는 지역 명소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며 “울산만의 특색을 담은 고유한 콘텐츠 부족은 역외 소비 유출, 청년 이탈, 도시 침체 등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울산시가 추진하려고 하는 역점 신사업은 울산연구원을 통해 아이템을 구체화 하고 타당성을 조사하는 등 사업별 기본계획을 마련하는 단계”라며 “사례조사, 시민의견 수렴 등 과정을 거쳐 세부적인 조성 방향과 내용을 결정하고, 이해 관계인과도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울산을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 디양한 시도와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는 김 시장을 민주당이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돌아보길 바란다”며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시정 발목 잡기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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