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곤 민주당 예비후보 “제주 제2공항 필요…성산에 만들어져야”
위성곤 민주당 의원, 제22대 총선 출마 기자회견서 ‘찬성’ 입장 표명
위 의원 발언 이후…국민의힘‧진보당 예비후보 등 정치권 잇따라 공세
최혜진 기자
chj@newsbalance.co.kr | 2024-02-13 17:42:38
뉴스밸런스는 우리 사회에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이슈 및 정책을 대상으로 찬성론과 반대론이 한판 승부를 벌이는 논쟁터입니다. 양측 주장과 의견을 최대한 공정하고 충실히 전달함으로써 독자들의 정확한 판단과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주제는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찬반 갈등 재점화’입니다.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이 핵심 선거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을 둘러싼 제주지역 정치권과 지역‧시민단체의 입장을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뉴스밸런스 = 최혜진 기자] 10년 가까이 찬반 논란을 거듭해 온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이 제주지역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에서 3선 도전에 나선 현역 위성곤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드러내면서 촉발된 찬반 갈등이 정치권을 넘어 지역사회로 확산되고 있다.
13일 제주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위성곤 의원은 지난달 30일 서귀포시청 기자실에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갖고 제2공항과 관련해 “제2공항은 필요하고, 성산에 만들어져야 한다. 이에 대한 입장을 지속적으로 보여왔고 제2공항이 추진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만 우려되는 것은 논란이 되는 군사기지화와 핵기지화 문제다. 국민의힘에서 이와 관련한 보고서를 발표한 적도 있다. 이처럼 정치권에서 우려되는 사안에 대한 정부 및 여당의 분명한 입장과 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위 의원은 이어 “제주 제2공항과 관련해 갈등 해소를 위해 기본적으로 사업추진 과정에서 도민의 이익과 갈등 해소를 최우선 가치에 두고 모든 절차가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2015년에 시작해서 벌써 8년이 지났는데, 무엇보다 이 문제를 빨리 매듭짓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관련 절차가 진행될텐데, 이 과정에서 도민 갈등이 최소화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위 의원의 이 같은 입장 표명에 다른 총선 예비후보 등 정치권은 즉각적으로 공세에 나섰다.
뉴제주일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위 의원과 같은 선거구의 고기철 예비후보(국민의힘)는 지난달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위 의원은 그동안 제2공항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는데도 ‘제2공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고 주장하는 등 호도하고 있다”며 “선거를 앞두고 진정성에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위 의원에게 공개토론회 개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경용 예비후보(국민의힘, 서귀포시)도 지난달 31일 논평을 통해 “위 의원은 지난 8년간 제2공항에 대해 입장을 수시로 바꾸며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왔다. 이번 ‘찬성’ 입장은 선거를 위한 정치적 수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라며 “위 의원은 총선 출마가 아니라 의원직에서 사퇴하고 도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급기야 국민의힘 도의원들도 위 의원을 저격하며 같은 당 총선 주자들을 지원사격하고 나섰다.
도의회 국민의힘 원내대표단은 지난 8일 도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제2공항이 정책선거의 핵심 주제가 되길 바란다”며 “예산과 집행을 갖고 누가 더 제2공항 건설을 더 완수할 수 있을지 판단하는 선거가 되길 기원하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도의원들은 위 의원을 향해 “제2공항과 관련한 정책대안을 들어 본 적이 없다"며 "8년 임기를 낭비하고 선거에 나서며 찬성한다는 립서비스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송경남 예비후보(제주시을, 진보당)는 지난 1일 논평을 내고 “제2공항 건설을 강행할 객관적·여론적 이유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윤석열 정권과 투기자본의 겁박에 굴복해 버린 위 의원의 변심에 유감을 표한다”며 “위 의원과 서귀포시 국민의힘 예비후보들은 제2공항 갈등을 유발하는 행보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녹색정의당 제주도당도 1일 보도자료를 통해 “위 의원은 줄곧 제2공항 건설 추진 여부에 대한 입장에 대답을 회피하고, 주민 수용성과 입지 타당성에 대한 문제 제기에 그쳤다”며 “그러나 이번 기자회견에서 제2공항 찬성 입장으로 선회한 것은 표를 의식한 다분히 선거공학적인 사고”라고 말했다.
[ⓒ 뉴스밸런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