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한테 맞고 똑같이 때렸다는 딸…누리꾼들, ‘패륜 논쟁’ 시끌

최혜진 기자

chj@newsbalance.co.kr | 2023-11-07 17:53:59

  ▲참고 이미지 사진 = 픽사베이

 

[뉴스밸런스 = 최혜진 기자] 돈과 잠자리 문제 등으로 잦은 부부싸움을 하는 아버지에게 화가 치민 20대 딸이 맥주 캔을 집어던지는 등 대들다가 따귀를 맞은 뒤 아버지의 가슴을 주먹으로 때렸다. 이에 아버지가 딸의 목을 졸랐고 딸도 똑같이 아버지의 목을 졸랐는데, 이를 어머니가 말렸다.


딸의 이 같은 행위는 ‘패륜’일까?

지난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빠한테 맞았고 저도 똑같이 때렸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부모님은 50대이고 저는 20대 중반 여자로 현재 퇴사 후 본가에서 공부 중”이라며 “10대 때부터 고부갈등으로 (부모의) 이혼 얘기가 오갔던 걸 전부 지켜봐 왔는데 갈등 원인은 할머니뿐만 아니라 돈, 애정 표현(잠자리 등) 문제였다”고 운을 뗐다.

그는 “항상 같은 패턴으로 반복되는 싸움이라 울면서 말리기도 하고 방관도 해봤다. 가운데서 말을 예쁘게 전하는 건 제 몫이었고 방관했을 때는 ‘어떻게 아무 말도 안 할 수 있냐’며 서운하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전했다.

A씨에 따르면 한동안 잠잠하던 부부싸움은 최근 저녁에 외식한 뒤 집에 돌아와 술을 마시며 일상 얘기를 나누다 어느 순간 또 서로에게 서운한 얘기,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는 식으로 대화 주제가 변질되면서 발생했다.

취기가 오른 아버지가 격앙된 소리로 식탁을 치며 어머니에게 욕을 했고, 방에 있던 A씨는 문을 열고 나가 “그만 마시라”며 빈 캔을 모두 치웠다고 한다.

A씨는 “이후 아버지의 언성은 계속 높아졌고 엄마한테 ‘X년’ ‘X같네’ 하는 소리가 계속 들렸다. 엄마는 그만하자며 자리를 피했고 그렇게 마무리되나 싶었는데 아빠가 입버릇처럼 제 앞에서 이렇게 싸우는 모습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방문을 조금 열어놨었는데 아빠가 저를 부르면서 뭘 말하려는 걸 듣기 싫어 닫았다. 그게 화났는지 설거지하는 엄마를 다시 불러서 앉아보라고 했다. ‘X같네’ 라고 하는 소리에 갑자기 뭐에 씐 듯이 방문을 열고 나가 아빠가 마시고 있던 맥주캔을 바닥에 집어 던졌다”고 덧붙였다.

A씨는 “그 뒤로 난생 처음 따귀를 맞았고 정말 생각할 틈도 없이 아빠 가슴팍을 주먹으로 쳤다. (아버지가) 목도 조르길래 저도 똑같이 졸랐다. 엄마가 말려서 주춤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아빠가 저를 애지중지(?) 키우긴 했다. 반찬 없으면 ‘뭐라도 사 올까?’ 하긴 했다. 그런 딸이 이랬으니 배신감이 클 것”이라며 “그런데 이와 별개로 저는 반평생 눈치 보면서 살았는데 아빠는 반대로 공부하는 제 눈치를 봐왔다며 어떻게 이러냐고 하니까 그게 화가 났다. 무뎌졌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고 스트레스가 더해져서 일이 더 커졌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후 집을 나와 결혼한 친언니 집에 있다는 A씨는 “패륜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믿기지가 않는데 왜 속은 후련하다”고 했다.

A씨는 “제가 잘못했다는 걸 알지만 현재 저축한 둔 돈과 부모님 도움으로 공부하는 거라 본가에서 나가지도 못한다”면서 “당분간 언니 집에서 지내다가 최대한 아빠와 마주치지 않으려고 하는데 제가 사과를 해도 과연 아빠가 받아줄지 그리고 예전처럼 지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조언을 구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A씨의 행위가 ‘패륜’인지를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일부 누리꾼은 “너무 불쌍하다. 부모의 싸움은 어린아이 눈엔 전쟁이라 했다. 어릴 때부터 봐왔으니 얼마나 못 참았으면 그랬을까요?” “폐륜이라는 죄책감에 힘들어하지 마세요. (A씨는)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입니다. 부모라고 자식을 함부로 때리란 법 없죠. 독립하세요. 그 방법밖에 없어요”라는 등 A씨를 옹호했다.

반면에 “얹혀살면서 둘이 싸우는 거 보기 싫다고 맥주캔 집어던지고 폭언하고 아버지한테 손찌검했으면서 지원은 받아야겠나요? 그냥 나가 사세요” “이유가 어떻든 패륜인데 지금 집에 가서 두손 두발 싹싹 빌면서 용서를 구하든지 아니면 연 끊고 나가 살아야지” “사과하면 부모님은 받아주겠지만 자신이 평생 부끄러운 죄책감을 가지게 된다. 그러니 패륜적 행동은 서로 깊은 상처가 되니 절대 하면 안 된다. 이미 저지른 일이니 무릎 꿇고 사과하고 이제부터 독립하여 사세요”라는 등 A씨를 나무라는 누리꾼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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