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손잡은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이번엔 ‘끝장 승부’로 가나

MBK파트너스 “부채 급증, 수익성 악화…지배구소 개선 위해 공개매수 추진”
고려아연 “기업사냥꾼의 ‘약탈적‧적대적 M&A’…민·형사상 법적 대응에 나설 것”

김성호 기자

ksh@newsbalance.co.kr | 2024-09-19 17:54:36

  ▲고려아연과 영풍그룹 로고. /각사 홈페이지 캡처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뉴스밸런스는 우리 사회에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거나 화제가 되는 이슈 및 정책을 대상으로 찬성론과 반대론이 한판 승부를 벌이는 논쟁터입니다. 양측 주장과 의견을 최대한 공정하고 충실히 전달함으로써 독자들의 정확한 판단과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주제는 “MBK 손잡은 영풍…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격화일로”입니다.

한동안 잠잠하던 고려아연과 영풍 간 경영권 분쟁이 ‘끝장을 보려는 듯’ 격화하고 있습니다. 영풍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지난 13일 고려아연 지분 6.98~14.61% 확보를 목표로 1주당 66만원에 공개매수를 개시했습니다.

다음 달 4일까지 고려아연 주식을 최소 144만5036주(6.98%)에서 최대 302만4881주(14.61%)까지 사들이는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영풍과 MBK 측 지분은 최대 47.7%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영풍‧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양측은 추석 연휴 동안 공방을 벌인 뒤 19일 기자간담회와 입장문 발표 등을 통해 또 한 차례 정면충돌했습니다.

19일 업계와 복수 매체에 따르면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려아연의 부채 규모가 급증하고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회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이번 공개매수를 추진하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영풍이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고려아연의 지분 매입을 공식화하자 고려아연은 “기업사냥꾼의 약탈적 인수·합병(M&A) 시도”, “중국계 자본 등을 등에 업은 약탈적‧적대적 기업 사냥” 등의 비난을 퍼붓고 민·형사상 법적 대응에도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이날 최대주주 영풍측이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경영권 확보 시도에 나선 데 대해 “온 힘을 다해 공개매수를 저지하고 이 싸움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최 회장이 이번 사태와 관련해 공개적인 메시지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최 회장은 이날 ‘고려아연과 계열사, 협력사 임직원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추석 연휴 저를 비롯한 고려아연 경영진 전원은 쉬지 않고 일했고 그들의 허점과 실수를 파악하고 대항해 이기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고려아연은 아연ㆍ연ㆍ은ㆍ인듐 등 비철금속 분야 세계 1위로, 국내 자동차ㆍ배터리 등 첨단산업의 핵심 공급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고려아연은 고(故) 장병희ㆍ최기호 창업주가 세운 회사로, 영풍그룹 핵심 계열사입니다. 고 장병호·최기호 창업주는 지난 1949년 ㈜영풍의 모체인 영풍기업사를 합명회사로 공동 창업한 뒤 지난 1974년 자매회사 고려아연을 설립했습니다. 이후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 및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각각 경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지난 2022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취임 후 최 회장 일가와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일가 간 고려아연 지분 매입 경쟁을 시작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이후 지난 12일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과 장형진 고문이 MBK파트너스에 자신이 보유한 지분 절반과 1주를 넘기고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에 착수하면서 본격화됐습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지난 13일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권 강화 목적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 공개매수를 진행한다고 밝혔습니다. 공개매수가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은 고려아연 지분의 절반가량을 확보해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게 됩니다.

최윤범 회장은 고 최기호 창업주의 장남인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의 차남이고, 장형진 명예회장은 고 장병희 창업주의 차남입니다.

변곡점을 맞고 있는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양측의 주장을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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