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차출 요구 비판에…성일종, "군 면제 법안 낸 게 바로 나" 엉뚱한 해명
김성호 기자
ksh@newsbalance.co.kr | 2023-08-09 18:00:56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성일종 의원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국방부는 BTS가 국격을 높일 수 있도록 세계잼버리 대회에서 공연할 수 있게 지원해 주시기 바란다”며 “BTS와 함께 세계 청소년들이 담아가는 추억은 또 다른 대한민국의 자산이 될 것이다. 마지막까지 대한민국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갈 수 있도록 국방부는 선제적으로 대응해 주시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번 잼버리 행사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K찹 콘서트는 당초 6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태풍 ‘카눈’의 북상으로 잼버리 전 참가인원이 8일 조기 퇴영함에 따르 오는 11일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성 의원은 “이번 잼버리 대회에는 일본에서 개최되었던 대회보다 1만여 명이 많은 세계 청소년들이 참가했다. 이렇게 많은 청소년이 대한민국을 방문한 것은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와 대한민국의 역동성과 창의성을 보기 위해 방문했을 것”이라며 “이 소중한 손님들에게 새만금에서의 부족했던 일정들을 대한민국의 문화의 힘으로 채워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성 의원은 그러면서 “특히 국방부는 현재 군인 신분인 BTS가 모두 함께 참여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일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해 주시길 바란다”고 제안했다. 현재 군 복무 중인 BTS 멤버 진과 제이홉의 차출 요구 압박으로 받아들여지기에 충분했다.
성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국내외 아미들은 "BTS가 모란봉악단(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전속 악단)이냐", "이쯤 되면 BTS는 정부 전속 가수냐", "BTS는 정부의 소유물이 아니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거세게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과 언론매체에서도 비판을 쏟아냈다.
성 의원은 ‘BTS의 잼버리 K팝 콘서트 차출 요구’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져나가자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를 통해 해명에 나섰지만 또 다른 추가 논란을 예고했다.
성 의원은 인터뷰에서 ”'군대 보낼 때는 언제고 잼버리 대회에서 문제가 나오니까 수습을 BTS 보고 하라고 하느냐' 이런 부분에 대해 섭섭해 하시는 것 같은데 BTS 병역면제에 대해 20대, 21대 (국회에서) 법안을 내고 '군을 면제하자'고 했던 의원이 바로 저"라고 다소 엉뚱한 해명을 내놓았다.
성 의원은 “아미들은 BTS의 군 입대가 아니라 권위주의적으로 BTS를 행사에 동원하려 했다는 점을 더 문제 삼는 것 아니겠나'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행사에, 대한민국을 찾은 스카우트 대원들에 대해 혹시 (공연이) 가능한지를 검토해서 '필요하면 내보냈으면 좋겠다' 의견을 냈던 것"이라며 "물론 아티스트들이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에 완전체 되긴 좀 어려울 것이다. 그런 것은 서로 함께 논의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에 'BTS 잼버리 행사 차출론'을 꺼낸 이유도 해명했다.
성 의원은 "4만 3000명의 세계 청소년이 우리나라에 왔다. 일본 대회나 미국 스카우트 대회보다 1만 명 이상 많이 들어왔다"며 "한국의 역동성이나 신비감, 또 K팝에 대한 동경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이 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행사가 조금 매끄럽지 않았고 또 태풍으로 인해서 해서 공연을 (잼버리 대회장) 현지에서 할 수가 없게 되니까 서울로 옮긴 것인데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가 K팝 공연 아니겠나"라며 "그래서 '한국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 잊지 못할 이런 자산을 만들어 가는데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요청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여당은 성 의원 발언의 파문 수습을 위한 진화에 나섰다. 특히 여당은 “당 차원의 입장이 아니라 성 의원 개인의 관심 분야”라며 차단막을 쳤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8일 기상청 서울청사를 찾아 태풍 대비 상황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BTS 관련 질문이 “당 차원에서 논의하고 답할 사안은 아니다”라며 “성일종 의원이 특별히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분야”라고 선을 그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성일종 의원 개인적으로 방송에 나가서 한 얘기로 성 의원이 BTS 군 면제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낸 적이 있다"며 "잼버리가 파행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 각국 청년들을 위로해 주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는 취지로 말씀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8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성 의원의 요청에 대한 입장을 묻자 “그것은 관련 부처, 그리고 해당 연예인들의 소속사와 같이 논의해야 될 사안”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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