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파행을 왜 BTS에 떠넘기나”…‘BTS 차출론’에 ‘아미’는 분노했고, 야당은 맹폭했다

최혜진 기자

chj@newsbalance.co.kr | 2023-08-09 18:05:1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최고위원회 회의 중 참석자들과 새만금 잼버리 관련 뉴스를 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뉴스밸런스 = 최혜진 기자]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이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K팝 콘서트 행사 ‘BTS 차출론’을 제기하자 BTS 팬클럽 아미(ARMY)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일부 BTS 팬들은 “‘잼버리 사태’의 파행을 왜 BTS가 수습해야 하느냐”, "정부가 일 처리 못해서 뒷수습시킬 때마다 BTS를 거론하나",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격하게 반발했다.

디시인사이드 방탄소년단 갤러리는 지난 8일 성명을 내고 "잼버리 사태로 풍비박산 난 대한민국의 국격을 되살리기 위해 BTS를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반민주주의를 단호히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현재 국방부의 육군 소속인 BTS의 김석진(진) 상병과 정호석(제이홉) 이병과는 달리 다른 멤버들은 민간인으로서 국방부에서 관할할 그 어떠할 권리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즉, BTS의 완전체는 멤버 개개인의 의사가 철저히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일종 의원이 국회의원 신분을 내세워 국방부에 압력을 가하는 작금의 행태야말로 잼버리 취지와 정신에 어긋나는 반민주주의라 할 수 있다"며 "팬들은 BTS가 정부의 강압적인 요구에 따라 K-POP 콘서트에 참여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퇴행이자 '공권력 갑질'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분명히 강조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도 "BTS가 봉이냐" "독재적 발상이자 공권력 갑질"이라며 일제히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9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주요 포털에 올라온 관련 기사의 헤드라인들을 인용한 후 "윤석열 정권이 잼버리 참사적 대외 실패를 BTS로 무마하려고 했던 속셈인가?"라며 날선 비판을 가했다.

정 최고위원은 "이것이 반국가주의적·독재적 발상이고 공권력 갑질"이라며 "BTS가 봉인가?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를 한낱 동원부대쯤으로 생각하는 것 자체가 공산당식·독재정권식 발상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위대한 BTS를 함부로 입에 올리지 마시라"라며 "강력하게 경고한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태풍 카눈이 한반도를 강타할 기세로 북상하고 있다. 이 와중에 잼버리 K-팝 공연을 상암월드컵경기장에 열 계획이라고 한다"라며 "태풍이 오면 하려던 공연도 취소하는데, 예정에 없던 상암 공연을 급조했는데, 더 큰 안전사고 날 수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서영교 최고위원도 이날 회의에서 "사고는 정부가 치고 BTS를 소환하냐"며 "망신은 국민의 몫이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태풍이 불어오는데 상암 월드컵 경기장이 안전할지 걱정이 태산"이라며 "준비과정도 안전할 지 걱정이 태산이다. 다시 한번 짚어볼 것을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강제로 동원하려는 그것이야말로 병영국가와 다를 바 없는 참으로 기가 막힌 사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이미 여당 인사들에 의해, 심지어 성일종 의원 자신도 준비 부족과 미숙한 운영으로 실패한 행사가 돼 버렸다는 것을 인정했다. ‘추락한 국격’이라는 표현까지 성 의원이 썼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어 “국민의힘 정책위의장께서 ‘잼버리 성공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면 후회한다’는 표현을 쓰는데, 골든타임이 아직 있다고 생각하나?”라며 “그 골든타임을 BTS를 출연시켜 만회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입대해 있는 두 명의 병사를 과연 출연시킬 수 있는 권한과 자격이 있나?”라고도 했다.

앞서 진중권 광운대학교 특임교수는 지난 8일 오후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잼버리는 기본적으로 야영(활동)이 본질이고, 전 세계에서 모인 청소년들이 문화 차이를 알아가고 서로 배우는 것이 핵심이다“면서 ”그런데 결국 이게 문제가 되니 K팝으로 때우겠다는 얘기다. 심지어 군 입대한 사람(BTS 멤버 진, 제이홉) 차출하겠다, 정말 모란봉악단도 아니고, BTS 공연이 그냥 되는 게 아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진 교수는 이어 "장기 자랑도 아니고, 하려면 무대부터 모든 걸 몇 달 전부터 꼼꼼하게 준비해야 한다. 그냥 툭 하고 너희들 군대 왔으니까 '몸으로 때워' 이런 식이지 않나"라고 일갈했다.

한편,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9일 “최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 사태가 예견된 사태였다”며 “책임자 사과 및 경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용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당장은 책임을 면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겠지만 정권의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책임들은 결국 윤석열 대통령 본인의 책임이란 것을 똑똑히 말씀 드린다"며 "한덕수 국무총리,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용 의원은 이어 "국회와 전문가들이 수없이 문제를 예고해 왔고 해결할 시간 역시 충분했음에도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나서야 움직이는 게으른 행정이 '사상 최악의 생존게임'이라는 오명을 낳았다"며 "정부의 의지만 있다면 두세 달 사이에라도 국가 자원을 동원해서 충분히 할 수 있었던 일이다. 기본조차 못했던 윤 정부의 무능이 사상 초유의 참가자 집단 퇴소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국스카우트연맹 명예총재’로 추대된 윤석열 대통령이 청소년들 앞에서 본인의 입으로 잼버리 대회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이 올해 3월"이라며 "집권 2년 차에도 한결같이 반복되는 초라한 변명에 실소만 난다"고 쏘아붙였다.

용 의원은 "전 정부 탓이 먹히지 않자 윤 정부는 잼버리 대회가 지방정부 소관이라며 재차 선 긋기에 나섰다"며 "각 장관들은 지방정부 책임자들인가. 정부 부처의 각 장관들이 모두 이번 잼버리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이다"며 책임자 처벌을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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