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수→처리수 안돼”…야당‧시민단체, 명칭 변경 ‘결사반대'

이재명 대표 "‘오염수’를 ‘오염 처리수’로 창씨개명 하겠나는 것인가”
시민단체 ”처리 과정에 오류 존재, 명백히 방사능 존재하는 물이다“

최혜진 기자

chj@newsbalance.co.kr | 2023-09-04 18:42:58

뉴스밸런스는 우리 사회에서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이슈 및 정책을 대상으로 찬성론과 반대론이 한판 승부를 벌이는 논쟁터입니다. 양측 주장과 의견을 최대한 공정하고 충실히 전달함으로써 독자들의 정확한 판단과 이해를 도울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주제는 ‘오염수‧처리수’ 논쟁입니다. 후쿠시미 원전 오염수 방류 사태를 놓고 결코 밀릴 수 없는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찬반 진영이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여론전 성격의 ‘언어 전쟁’인데요. ‘오염수냐’ vs ‘처리수냐’. 정치적 실익을 염두에 둔 양측의 속내와 입장을 짚어 보겠습니다. <편집자 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뉴스밸런스 = 최혜진 기자]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오염 처리수'로 바꿔 부르자는 여권 내 일각의 주장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등 여당과 시민단체는 “일본만 좋아할 일”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국민이 아닌 일본을 섬기느냐”고 발끈하고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일 오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오염수가 방출되는 초유의 일이 벌어지며 인근 국가, 국민들도 문제제기를 하는데 가장 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은 과연 어떤가"라며 "정부는 오염수를 창씨개명해서 처리수라고 부르겠다고 한다"고 질타했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이 연일 핵 오염수의 안전성을 홍보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며 "오염수를 오염수로 부르지 못하고 '처리수'로 창씨개명하는 해괴한 언사까지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지록위마(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함) 한다고 해서 오염수에 들어 있는 오염 물질, 방사성 물질이 없어지기라도 하느냐"면서 "핵 오염수에 대한 맹목적 믿음을 우리 국민들에게 강요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비과학적인 여론 조작 선동"이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또 "대부분의 전문가는 핵 폐수가 해저와 해양 생물, 그리고 인체에 미칠 영향에 대한 연구가 불충분하고, 이대로 방류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명백히 지적하고 있다"면서 "핵 폐기수를 처리한다는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 역시 신뢰가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민단체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 투기 저지 공동행동'은 지난 2일 오후 서울 광화문역 사거리에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중단, 방류용인 윤석열 정권 규탄 2차 범국민대회'를 열고 "오염수는 처리수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처리 과정에 오류가 존재하고, 명백히 방사능이 존재하는 물"이라며 "생물 농축의 가능성, 인류와 해양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오염수 투기에 반대하는 국민을 호도하고, 오염수 안전을 홍보하며, IAEA(국제원자력기구)의 최종보고서를 믿는다는 둥 사실상 찬성의 입장을 보이며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대통령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서 이소영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30일 “정부·여당의 눈물겨운 노력에 일본 정부가 손뼉 치며 좋아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면서 “윤석열 정부가 섬기는 대상은 국민입니까, 아니면 일본 정부입니까?”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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