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스트리트북스] 당신 마음에 들 문장 하나는 있겠지!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 |저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역자: 박제헌 |출판사: 페이지2북스

북에디터 박단비

mdbiz@newsbalance.co.kr | 2026-03-18 00:04:21

책 만드는 사람들은 출판업계를 ‘홍대 바닥’이라고도 말합니다. 이곳에 많은 출판사가 모여 있기 때문입니다. 문화 예술의 거리로 불리던 홍대의 옛 정취도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의미 있는 책의 가치를 전하고 싶습니다. 홍대 바닥에서 활동 중인 여섯 명의 출판인이 돌아가며 매주 한 권씩 책을 소개합니다.

  [북에디터 박단비] 쇼펜하우어 책이라 어려울 것은 예상했다. 하지만 제목이 참 직관적이지 않은가. 내용 역시 다르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아무리 어려워도 글이지. 검은색으로 쓰인 활자를 따라 읽으면 완벽히는 아니더라도 이해할 수 있겠지, 자신했다. 

 

이게 웬걸. 글을 읽어내는 데만 한참이 걸렸다. 한 자 한 자 공들여 읽어야 하는 책인데, 난 출산과 육아로 뇌가 원래 상태로 다 돌아오지 않았고(?), 여유롭게 활자를 곱씹을 시간이 없었다는 변명 아닌 변명을 좀 해본다.

 

같은 문장을 몇 번이나 다시 읽었는지 모른다. 말 그대로 ‘검은색은 글자요, 흰색은 종이요’였다. 매일 밤마다 아이를 재우고 같은 문장만 며칠을 반복한 적도 있다. 여전히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자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책을 다 읽었고, 무언가를 느꼈기 때문에 몇 자 남겨보려 한다.

 

<남에게 보여주려고 인생을 낭비하지 마라>는 저자 쇼펜하우어가 출간한 <소품과 부록> 중에서 소품 부분만을 번역한 책이다. 쇼펜하우어가 생각하는 행복에 대한 고찰과 훌륭한 삶에 대한 권고, 격언 등을 담고 있다. 내용은 말 그대로 제목과 같다. “남에게 나를 보여주느라 자신의 삶을 낭비하지 마라”는 이야기다.

 

쇼펜하우어는 진짜 행복이 내면의 평온, 지적 성찰, 자기만족과 같은 나의 내면에 달려있다고 봤다. 특히 행복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바로 ‘쾌활함’. 이 쾌활함에는 정신적, 육체적 건강이 큰 영향을 끼친다.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모두가 알고 있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말은 아닐 거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나면, 누구든 그의 생각에 공감하게 된다. 쇼펜하우어의 논리정연함에 넘어가지 않을 사람은 많지 않다. 저자는 책 속에서 논리를 뒷받침할 근거를 적절한 예시와 함께 쉴 새 없이 쏟아낸다. 정신없이 글을 읽고 나면, 아마 당장은 그의 말처럼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쇼펜하우어의 몰아치는 논리정연함 말고도, 이 책이 가진 매력 포인트가 있다. 책을 덮는 순간, 각자 자신만의 문장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그만큼 곱씹을 문장이 많다. 그만큼 이 책이 읽는 사람의 상황, 기분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여지 역시 많다는 의미기도 하다. 언제 어디서 펼쳐도, 늘 새로울 책이다.

 

“많이 웃는 사람은 행복하고, 많이 우는 사람은 불행하다.” 책 속의 많은 구절 중, 나는 이것에 꽂혔다. 아주 단순하고 당연한 문장이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문장이다. 아주 간결하지만 많은 것을 내포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분명 다들 이런 문장 하나는 찾게 될 거다. 내 주변 사람들은 어떤 문장을 곱씹게 될지 궁금하다. 그리고 왜 그 문장이 마음에 들었는지, 이를 뒷받침하는 쇼펜하우어의 예시에 동의하는지, 다르다면 어떤 부분이 다른지 등을 함께 이야기 나눠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야 한다. 끝까지 읽는 데 시간과 노력은 좀 들지만, 읽고 나면 이렇게 뿌듯한 책이 또 없다. 이런 책을 나만 읽을 수 없지.

 

여러분, 어서 펼쳐 보세요! 친구들아, 어서 읽어 보렴?

 

 

|박단비. 종이책을 사랑하지만 넉넉하지 못한 부동산 이슈로 e북을 더 많이 사보고 있다. 물론 예쁜 표지의 책은 여전히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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