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밸런스를 창간하며 느끼는 소회

김성호 기자 / 2023-08-03 10:06:32
  ▲필자가 한국일보 정치부 기자 재직 당시 발급 받았던 국회 출입증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긴 세월이었지만 시간은 화살처럼 참 빨리 지나간 듯싶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미디어 춘추전국시대’에 호기롭게 디지털종합미디어 ‘뉴스밸런스’를 창간했다. 기자 생활을 처음 시작한 30여년 전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새록새록 떠올라 감회가 새롭다.

필자는 1999년 3월 한국일보 수습기자로 언론계 입문했다. 정치‧사회‧문화부 등에서 밤낮 가리지 않고 숱한 사건‧사고 현장을 누볐다. 돌이켜 보면 입에 단내가 날 정도로 고단함의 연속이었지만 기자로서의 사명감과 자부심은 늘 충만했던 것 같다. 당시의 수많은 단상(斷想)은 빛바랜 사진첩처럼 지금도 ‘추억의 보고(寶庫)’로 촘촘이 교직돼 있다.

2004년은 필자의 인생에서 최대의 변곡점이었다. 아내가 8개월간의 암투병 끝에 아들 셋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것이다. 흙수저 싱글대디 처지에서 기자로서의 삶과 어린 세 아들 양육은 녹녹지 않았다. 좌고우면의 날을 보내다 그해 가을 언론계를 떠났다.

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 수습기자에서 뉴스밸런스 편집‧발행인으로 다시 언론계로 돌아왔다. 설렘과 걱정, 기대감 등 만감이 교차한다. 20~30년 전 언론계 풍경과 요즘의 미디어 환경 전반을 놓고 볼 때 한마디로 상전벽해(桑田碧海)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언론계 전반에 ‘퀀텀 점프’를 일으킨 핵심 동력은 단연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통신(IT) 기술의 급속한 발달이다.

PC통신 천리안‧하이텔로 충격파를 던진 게 엊그제인가 싶더니 네이버‧다음 등 포털이 순식간에 ‘미디어 권력’으로 부상했다. 여기에다 트위터‧페이스북‧인스타그램‧틱톡‧카카오톡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 플랫폼은 ‘1인 미디어’와 같은 신조어를 낳으며 언론계에 혁명을 몰고왔다.

여전히 현장‧대면 취재가 기사 발굴의 주요 수단이기는 하지만 인터넷을 검색하고 휴대폰으로 각종 SNS 플랫폼에 올라온 유명 인사의 글을 살펴보는 게 기자들의 일상적인 취재방식이 됐다. 유튜브에서 조회수 높은 영상을 검색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기사의 생산 매커니즘에도 일대 혁신이 일어났다. 과거에는 취재‧편집‧교열‧사진 영역으로 나눠져 있어지만 이제는 만능을 요구한다. 사회부 기자의 경우 좋은 기사를 취재‧작성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사진과 편집까지 전문가 수준의 능력을 갖춰야 한다.

늦깍이 기자로 언론계에서 새 출발하는 필자 입장에서는 솔직히 걱정과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후배 기자들은 “선배(필자)는 뉴스 가치를 판단하고 기사의 방향을 잡는 등 숲을 보는 능력이 있지 않느냐” “컴퓨터를 활용한 편집과 기사 송고 시스템에 겁 먹을 필요가 없다”는 등 격려와 응원을 해준다.

움츠렸던 어깨가 조금은 펴진다. 인간은 처절한 상황에서도 생존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믿는다. 카멜레온처럼 급변한 미디어시장 환경에 나 자신을 하루빨리 적응시킬 수밖에 없다.

과연 나는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독자 여러분의 따뜻한 응원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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