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봄’은 역사 바로보기 차원에서 전 국민이 봐야 할 영화”

최혜진 기자 / 2023-12-11 18:14:05
민주당, ‘서울의 봄’ 내세워 윤석열 정부 비판공세에 열 올려
문재인 전 대통령,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야권 거물급 인사도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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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제는 정치권 강타한 영화 서울의 봄흥행 돌풍입니다. ‘서울의 봄흥행으로 촉발된 여야 정치권의 신경전을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국회 본청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뉴스밸런스 = 최혜진 기자] 12‧12 군사쿠데타를 소재로 한 영화 ‘서울의 봄’이 누적 관객 수 7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계엄 저지선 확보” “군부독재 아닌 검부(檢部)독재”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내며 연일 여권을 향한 공격의 날을 곧추 세우고 있다.


22대 총선을 불과 4개월여 앞두고 개봉된 이 영화는 예상했던 대로 야권에 엄청난 호재가 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윤석열 정부를 ‘검찰공화국’ ‘검찰독재’로 규정하고 비난 공세를 퍼부어 온 민주당은 ‘서울의 봄’ 개봉을 계기로 ‘5공 신군부 및 하나회’로까지 연결시키는 등 최근 들어 여권을 공격할 때마다 이 영화를 거론하기 일쑤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 선배인 김홍일 전 국민권익위원장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하자, ‘신검부의 하나회 인사’라고 비판하고 나선 게 대표적인 사례.

민주당에서는 ‘서울의 봄’ 개봉 직후 지역위원회 차원의 당원 단체 관람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영화를 관람한 현역의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관람평을 앞다퉈 올리고 있다.

먼저, 민주당은 공식 논평이나 최고위원회의 등에서 ‘서울의 봄’을 주저 없이 거론한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지난달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가 아니라 현재에도, 군부독재만 그러했던 것이 아니라 지금의 검찰독재도 모습과 형태만 바뀌었을 뿐”이라며 “(서울의 봄은) 역사 바로보기 차원에서 전 국민이 봐야 할 영화다. 특히 윤석열 정권, 국민의힘 관계자들이 꼭 한번 봤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퇴 이후 후임 후보자로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명되자 ‘검찰 하나회’ 공세에 나서기도 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지난 6일 브리핑을 통해 “김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검사 재직시절 직속상관으로서, 윤 대통령을 필두로 한 검찰판 하나회의 선배”라며 “5공 신군부가 정치군인들로 국가 요직을 독식했듯 대통령이 임명하는 모든 자리에 특수통 검사들로 채우려고 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5공화국 인사들과 비교한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1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한 장관이 과연 정치에 맞는 사람인가 생각이 든다”며 “한마디로 전 전 대통령 때 장세동 정도의 호위무사 아니면 삼국지에 나오는 동탁의 여포”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 장관은) 멋지고 힘세긴 하지만 과연 그분이 우리 어려운 서민과 국민들이 사는 모습 속에서 고통과 고난, 힘든 모습, 월세, 전세, 그리고 취업 이런 것에 대한 과연 고민이 있을까”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뒤질세라 야권의 거물급 인사들도 ‘서울의 봄’ 관람 소식을 전하며 윤석열 정부에 대한 직간접적인 비판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서울의 봄’을 관람한 뒤 지난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참으로 뼈아픈 역사입니다. 많은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우리 역사와 사회에 남긴 상처가 매우 크고 깊습니다. 아픈 역사일수록 우리는 배우고 기억하고 교훈 삼아야 합니다. 불의한 반란 세력과 불의한 역사에 대한 분노가 불의한 현실을 바꾸는 힘이 되길 기원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언급한 ‘불의의 반란 세력’이 윤석열 정부를 지칭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서울의 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4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디케의 눈물’ 북콘서트에서 ‘서울의 봄’ 포스터 속 전두광(전두환 전 대통령 역)의 얼굴에 윤석열 대통령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래전 이야기임에도 인물과 핍박 논리를 바꾸면 2023년 현재 상황 같았다”며 “영화 말미 신군부의 단체 사진에 이어 재판받는 사진이 나오는데 '신검부' 사람들도 심판받아야 한다”고 거들었다.

그러면서 “신검부 체제(검찰정권)가 종식돼야 하고, 그를 통해 민생 경제가 추락하는 상황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것을 위해 돌 하나는 들어야 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비판하며 22대 총선 출마를 시사하기도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두 번이나 서울의 봄을 언급했다. 김 지사는 지난 3일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하고 화까지 났다”고 언급한 뒤 지난 4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검찰의 경기도청 압수수색에 대한 입장에서도 ‘서울의 봄’을 거론했다.

김 지사는 “일부 정치군인들이 나라를 찬탈하고 광주 민주화 운동을 유혈 진압하고 대한민국 민주화의 봄을 막았다. 지금과 같은 일이 계속된다면 검찰 국가, 검주 국가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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