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만드는 사람들은 출판업계를 ‘홍대 바닥’이라고도 말합니다. 이곳에 많은 출판사가 모여 있기 때문입니다. 문화 예술의 거리로 불리우던 홍대의 옛 정취도 지금은 많이 사라졌지만, 여전히 의미 있는 책의 가치를 전하고 싶습니다. 홍대 바닥에서 활동 중인 여섯 명의 출판인이 돌아가며 매주 한 권씩 책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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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다른 회원에게 “어떻게 하면 그렇게 오래 다니나요?”라거나 “운동 나오기 싫을 때 어떻게 하나요?”라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내 대답은 한결같다.
“생각하지 말고 나오면 돼요.”
체육관은 책방 길 건너에 있다. 책방에서 건물 밖으로 나오면 체육관 간판이 떡 하니 보인다.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다.
체육관에 처음 회원 등록한 날, ‘책방에 출근하면 체육관에 갔다가 퇴근한다.’ 그렇게 딱 정했다. 오늘 운동 갈까말까 생각이 들기 전에 가 버리자는 마음이었다. 일종의 루틴이랄까.
체육관 안에서도 운동 루틴이 있다.
준비 운동을 한다. 트레드밀을 10분간 탄다. 줄넘기를 3라운드(1라운드는 3분) 뛴다. 복싱 붕대를 손에 감는다. 섀도복싱을 3라운드 한다. 샌드백을 친다. 코치님과 1:1 미트를 친다. 근력 운동을 한다.
처음에는 이 순서가 어색하지만 이제는 다음에 무얼 해야 하는지 고민하지 않는다. 출근하면 체육관에 가고, 체육관에 가면 각 과정을 물 흐르듯 진행한다.
루틴을 만들기 어려워서 그렇지, 한번 루틴이 생기면 이를 이어가기는 훨씬 수월하다. 나에게 운동 루틴이 있듯, 작가에게도 글쓰기 루틴이 있을까?
<작가의 루틴: 소설 쓰는 하루>은 김중혁, 박솔뫼, 범유진, 조예은, 조해진, 천선란, 최진영 소설가가 저마다 루틴을 이야기한다.
가장 많이 나온 이야기는 역시나 운동이다. 수영, 달리기, 요가, 걷기나 산책 등 운동 이야기가 꼭 있다. 작가마다 루틴은 조금씩 다르지만 일상에서 글쓰기를 이어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는 점도 같다.
박솔뫼 소설가는 ‘평균적으로는 비슷하겠지만 매일의 매번의 글쓰기가 달라서 모든 것을 다 해도 어긋나기도 한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루틴을 피해 도망친 여행지에서 새 루틴을 만들었다는 조예은 소설가 이야기도, 루틴에 대해 써 달라는 청탁서를 받고 나서야 루틴을 고민하고 돌아보게 되었다는 조해진 소설가 이야기도 흥미롭다.
범유진 소설가는 루틴을 둥그런 원이라고 표현한다. 일상으로 흡수되지 않는 일의 끝자락을 억지로 끌어올려 일상 끝에 이어 붙여 만든 불안전한 원. 그 끝에 매일 풀칠을 해서 좀처럼 끊어지지 않게 만들면 루틴이 완성된다고 말한다.
또한 글쓰기 루틴을 만든다면 일상을 깎아 내는 것이 아닌 다듬는 정도에서 시작하길 권한다. 일상을 깎아 내다보면 결국 자기 자신도 깎여 나간다고….
소설 쓰는 하루를 들여다보며, 내 일상 어느 끝에 글쓰기를 이어 붙여야 할지 탐색했다. “바쁘다” “시간 없다”를 입에 달고 살면서도 굳이 내 하루에 글쓰기를 넣어야겠다는 마음은 욕심일까 아닐까?
내가 나에게 답해 줘야지.
“생각하지 말고 쓰면 돼요.”
<작가의 루틴>은 ‘소설 쓰는 하루’와 ‘시 쓰는 하루’ 총 2권이 있다. 글쓰기를 사랑하는, 루틴의 힘을 빌려 글쓰기를 꾸준히 이어가고 싶은 이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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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연. 출판업계를 뜰 거라고 해 놓고 책방까지 열었다. 수원에 있지만 홍대로 자주 소환된다. 읽고 쓰는 일을 사랑한다. 인스타그램 담해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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