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 검찰 수사 공개 비판

김성호 기자 / 2024-09-05 05:05:33
조국 “추석 명절 밥상에 올리기 위한 국면 전환용 기획 수사…제2의 ‘논두렁 시계’”
정청래 “문 전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무슨 불이익 줬나…배은망덕‧패륜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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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제는 ““정치보복” vs “내로남불문재인 전 대통령 일가검찰 수사, 거센 후폭풍입니다. 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연일 쏟아지고 있는 여야 정치권과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 주장을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홈페이지 캡처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최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모씨의 ‘타이이스타젯 채용 특혜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문 전 대통령 딸 다혜씨 주거지와 별장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영장에 문 전 대통령을 뇌물 혐의 피의자로 적시한 것을 두고 야권이 “치졸한 정치보복”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이제 더 이상은 참지 안 않겠다”며 정면 대응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나서 후폭풍이 더욱 거세질 모양새다.

문다혜 씨는 3일 밤 SNS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을 수사할 때) ‘경제공동체’란 말을 만들어서 성공했던 지라 다시 추억의 용어를 소환해서 오더(?)를 줬냐”면서 “우리는 ‘경제공동체’가 아니라 ‘운명공동체'인 가족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족은 건드리는 거 아닌데 엄연히 자연인 신분이신데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며 ”겸손은 안 할래“라고 했다.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사와의 대화 때 한 유명한 발언으로 ‘한번 해 볼 테면 해보자’는 뜻이 담겨 있다.

다혜 씨는 문 전 대통령과 나란히 앉아 손을 꼭 잡고 있는 사진도 남겼다.

앞서 다혜씨는 검찰의 압수수색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넷플릭스 드라마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 구절을 인용한 글을 올렸다.

그는 “아무도 없는 숲 속에서 커다란 나무가 쓰러졌다. 쿵 소리가 났겠는가, 안 났겠는가”라고 썼다. 이어 “그 개구리가 되어 보면, 머리는 빙빙 돌고 몸은 늘어져 가고 숨은 가늘어지는데도 ‘그 돌을 누가 던졌을까’, ‘왜 하필 내가 맞았을까’ 그것만 되풀이하게 된다”고 했다.

이 드라마의 영어 제목은 ‘Frog(개구리)’로,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는다는 속담에 자신의 상황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 다혜씨는 글과 함께 돌에 맞아 깨진 듯한 유리 창문의 사진도 함께 게재했다.

문 전 대통령이 뇌물 수수 피의자로 적시된 검찰 수사에 대한 야권의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3년은 너무 길다 특별위원회’(탄핵추진위원회) 회의에서 참석, 문 전 대통령과 딸 다혜 씨에 대한 검찰 수사를 두고 “추석 명절 밥상에 윤석열, 김건희 대신 다른 이름을 올리기 위한 국면 전환용 기획 수사”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서도 “검찰이 제2의 ‘논두렁 시계’ 같은 작업을 새로 시작하는 것”이라며 “논두렁 시계가 허위인 것이 나중에 밝혀졌지만, 처음에는 모든 사람이 분노해 노 전 대통령을 공격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탄압”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윤 의원은 지난 3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문 전 대통령 겨냥 수사는) 정치 보복이 아니라 순전히 정치 탄압”이라며 “상대에 대해 해를 끼쳐서 상대가 반대 급부로 하는 게 보복이다. 문 전 대통령 내외는 윤석열 정부에게 한 게 없다”고 했다.

윤 의원은 같은 날 SBS라디오 ‘김태현 정치쇼’에서도 검찰의 수사에 대해 “김건희 여사 명품백 사건에 대한 일종의 물타기”라고 했다.

이어 “진짜 경제공동체는 윤석열 대통령과 장모 분이다. 양평에 축구장만한 수백평의 땅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 옆에 고속도로를 내는게 경제 공동체지, 노동의 대가로 전 사위가 월급 받은 걸 어떻게 장인이 책임지라고 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윤 의원은 또한 “(검찰의 수사는) 일종의 시선 끌기”라며 “의료대란이라든지 여러 가지로 국면이 어렵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20%대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선을 돌려보자는 정치적 의도”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지난 3일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딸 다혜 씨에 대한 검찰 수사에 대해 “논두렁 시계 수사 2탄”, “배은망덕‧패륜 수사”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이 자리에서 “많은 국민이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논두렁 시계 수사 2탄’이라며 분노하고 있다”며 “과거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을 때의 데자뷔를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70대 노모에게 문자를 보내고, 사건과 관계도 없는 초등학생 손자의 아이패드를 압수한 뒤 7개월째 돌려주지 않고 있다”면서 “수사가 아니고 스토킹이다. 이쯤 되면 검찰의 운명은 다했으니 검찰청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인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윤석열 검찰 정권의 정치 보복 수사라고들 하는데 문 전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무슨 불이익을 줬느냐”며 “나는 배은망덕 수사이자 패륜 수사라고 생각한다”고 비난했다.

앞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대해 “치졸한 정치보복”이라며 “수많은 환자가 응급실을 찾지 못해 뺑뺑이를 도는 마당에 국민의 생명에는 관심이 없고 정치보복에만 혈안이 된 악랄한 정권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수사는 전직 대통령을 향한 전형적인 망신 주기로, 국정 실패에 대한 국민의 여론과 관심을 돌리려는 눈속임 공작 수사”라며 “이런다고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이나 명품백 수수 의혹 등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전현희 최고위원도 “결국 정치보복의 칼끝이 향한 곳이 전임 대통령인가”라며 “정치검찰을 동원해 정권의 지지율 폭락 국면을 전환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당 차원의 대책기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 정부에 대한 검찰의 광범위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 대책기구 구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검찰독재정치탄압위원회 내부에 관련 팀이 구성돼 있긴 하지만 이를 다시 확대 구성하는 데 적극적으로 당 차원에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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