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14~67세 여성 환자 87명 성폭행, 영상까지 촬영한 산부인과 의사…노르웨이 ‘발칵’ 뒤집혔다

김성호 기자 / 2024-11-25 09:58:13
  ▲20년 동안 여성 환자 87명을 성폭행 및 불법 촬영한 혐의로 기소된 노르웨이의 전직 산부인과 의사 아르네 바이. /영국 매체 ‘더선’ 보도화면 캡처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노르웨이에서 전직 산부인과 의사가 지난 20년 동안 14~67세 여성 환자 87명을 성폭행하고 이 과정을 몰래 촬영한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24일(현지 시간) 영국 매체 ‘더선’에 따르면 노르웨이의 전직 산부인과 의사 아르네 바이(55)가 지난 20년 동안 자신의 수술실에서 87명의 여성을 성폭행하고 이 장면을 촬영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피해 여성 중엔 14, 15세 어린이 2명과 함께 67세 여성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인구 2,600명이 사는 노르웨이 해안의 작은 마을 프로스타에서 발생했다.

바이는 3건의 성폭행 혐의와 35건의 지위 남용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는데 최대 21년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그의 산부인과 검진을 포함해 6,000시간 이상 분량의 영상을 압수했다.경찰 관계자는 이들 영상에 대해 “민감하고 상세하다”고 설명하고 환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저질러졌을 것으로 추정했다.

바이는 의학적 이유 없이 ‘병 같은’ 원통형 물체를 여성에게 삽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피해 여성은 법정에서 “나는 죽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익명의 피해 여성은 인후통으로 지역 보건소에 갔다가 침습적 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침습은 수슬이나 다른 의료 절차를 통해 신체의 내부에 접근하는 것을 지칭하는 의학 용어. 이 여성은 속옷 차림으로 긴 의자에 앉게 된 경위를 설명하면서 “나는 그가 내 주치의인 줄 알고 그가 말한 대로 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바이가 촬영한 생생한 영상을 직접 확인했다. 바이를 조사한 검사는 “우리는 폭행 장면이 담긴 영상을 가지고 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이 사건은 공소장의 상당 부분이 비디오 자료로 설명된다”고 말했다.

바이는 법정에서 “소송이 두려워 예약 시간을 기록으로 남겼을 뿐 실제로 진료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노르웨이 방송사 NRK는 “한 영상을 보면 바이가 한 피애 여성을 진료하기 전에 진료실에 여러 대의 카메라를 설치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면서 “바이는 지난 20일 열린 법정에서 성폭행 혐의를 부분적으로 인정했다”고 전했다.

앞서 바이의 성범죄에 대한 우려는 이미 2006년 지역 병원의 산부인과 병동에 있는 다른 의사에 의해 제기됐다고 한다. 추가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던 바이의 환자 중 한 명은 “의사(바이)가 진료 중에 은밀한 부위를 마사지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2022년 8월 보건 당국이 바이의 의심스러운 행위에 대해 경고한 뒤에야 조사에 착수했다. 바이는 기소된 이듬해까지 직장을 유지할 수 있었고 재판도 구속되지 않은 상태에서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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