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추워서” “밤샘 근무로 피곤해서”…‘자녀 등교’ 배달 기사 고용하는 중국 여성들, ‘뜨거운 논란’

김성호 기자 / 2025-01-09 10:16:03
  ▲사진=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화면 캡처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중국에서 학부모들이 자녀를 학교에 데려다주기 위해 택배 기사를 고용하는 추세가 증가함에 따라 납치와 도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초 중국 남부 광시성에 사는 한 여성은 “아침에 너무 추워 침대에서 일어날 수 없어서 오전 6시 30분에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줄 배달 기사를 고용했다”고 온라인에 공유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한 누리꾼은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네요! 아이들이 안전하게 도착하기만 하면, ‘소포’를 배달하는 것과 기본적으로 같은 일입니다”고 말했다. 다른 댓글에서도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 등교를 위해 배달 기사를 고용하는 방식에 공감을 표했다.

중국 중부 허난성에 사는 한 여성은 밤샘 근무로 너무 피곤해서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줄 수 없어 종종 배달 기사를 고용한다고 온라인에 공유했다.

이 여성은 “라이더는 훌륭한 태도를 가지고 있고, 내 아이를 안전하게 학교에 데려다주며, 증거로 비디오를 보내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집이 학교와 매우 가깝다”면서 “평판이 좋은 물류 회사의 배달 기사들이 전문 교육을 받아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를 덜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남서부 청두에 사는 또 다른 엄마는 “폭우가 쏟아질 때 아이를 제 시간에 학교에 데려다주고 교통 체증을 피하기 위해 배달 기사를 고용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운전자는 전기 자전거로 지름길을 택하여 제 아이를 제 시간에 학교에 데려다준다”면서 “하지만 돌이켜 보면 조금 불안한 느낌이 든다. 아이를 낯선 사람에게 맡기는 것은 권장할 일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온라인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보통 5km 미만의 거리에 10~20 위안(약 2000~4000 원)의 배송료를 받는다. 중국의 많은 물류 회사는 현지 주문에 대해 5,000 위안(약 99만 원) 이상의 물품을 배송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보험 없이 보상하는 금액은 200 위안(약 4만 원)에 불과하기 때문.

한 누리꾼은 “배달 기사들은 시간에 쫓기며 종종 과속하는가 하면 빨간 불을 켜는 등 시간압박을 받고 있다”면서 “아이가 타고 있는 것은 매우 안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른 누리꾼도 “아이의 가치는 값을 매길 수 없다. 사고가 나거나 아이가 실종된다면, 게으른 부모와 무책임한 라이더 중 누구를 탓해야 할까요?”라고 꼬집었다."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논란이 확산되자, 중국의 한 배송 회사는 지난달 27일 “ "사람들을 운송하는 것은 그들(배달 기사) 서비스 업무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회사의 고객 서비스 담당자는 “이러한 주문을 개인적으로 수락하는 운전자는 회사 정책을 위반하는 것이며 적발될 경우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택배 회사는 “배달 기사들이 보통 헬멧을 하나만 가지고 있어 어린이의 안전을 보장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산시 헝다 법률사무소의 변호사 자오량산은 펑몐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배달 기사들은 여객 운송 면허가 없어 이러한 관행이 불법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린이들은 위험을 인식하거나 스스로를 방어할 수 없으며, 낯선 사람에게 맡기면 납치 및 기타 범죄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중국에서는 무단 운송 서비스에 관여하는 개인은 운행 정지 또는 최대 10만 위안(약 1980만 원)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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