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많아. XX"…‘자전거 칸’ 탄 할머니에 폭언·살해협박 한 자전거족

김성호 기자 / 2023-09-15 11:38:59
  ▲사진 = YTN 방송화면 캡처

 

[뉴스밸런스 = 김성호 기자] 자전거 라이딩 코스가 많은 경의중앙선과 경춘선 지하철은 주말과 공휴일에 맨 앞 쪽이나 뒷 쪽 전동차에 자전거를 휴대하고 탑승할 수 있는 ‘자전거 칸’을 운영하고 있다.


자전거 라이딩 인구와 동호회가 급증하면서 주말과 공휴일마다 이들 노선의 자전거 칸에서는 자전거 거치를 위한 자리다툼이 치열하다. 자전거가 한꺼번에 많이 몰라디 보니, 전동차가 출발하거나 갑자기 멈출 때 자전거가 우루르 무너지기도 하고, 일반 승객과 종종 마찰이 빚어지기도 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경의중앙선 자전거 칸에 탑승한 한 할머니 승객이 자전거 동호회원으로 추정되는 무리에게 폭언과 살해 협박을 당했다는 황당한 소식이 전해졌다.

15일 YTN에 따르면 주말인 지난 9일 경의중앙선 자전거 칸에서 자전거 동호회원으로 추정되는 중장년층 남성들이 한 할머니를 둘러싼 채 "그냥 가만히 가면 될 것이지 말이 많아. XX" 등 욕설을 했다. 이들이 할머니를 위협한 건 자전거 칸에 탔다는 이유 때문으로 알려졌다.

당시 상황을 지켜본 다른 승객들은 입에 담기 힘든 살해 협박도 나오면서 놀란 할머니가 발작 증세까지 보였다고 전했다.

같은 칸에 타고 있던 20대 여성 A씨는 보다못해 인터넷으로 역 번호를 찾아 다급하게 도움을 요청했으나 기다리던 역 직원은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고 한다.

10분 넘게 기다리는 건 위험하다고 판단한 A씨는 다른 20대 여성 승객과 함께 놀란 할머니를 모시고 인근 역에 내렸다. A씨 등은 SOS 버튼를 누르고 역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으나 “경찰에 바로 신고했어야죠”라는 등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결국 역 직원은 5분가량 지난 뒤에야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코레일은 “신고를 접수한 뒤 전동차를 순찰했지만 이미 할머니와 목격자들이 내린 뒤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할머니가 하차한 역 직원은 현장에 늦게 출동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뒤 “경찰을 부르라고 한 건 당사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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