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유의 ailleurs] PMS와 PD의 특별한 연대

강미유 기자 / 2024-09-25 08:40:04
새벽의 모든 |119분 |감독: 미야케 쇼 |배급: 디오시네마

※이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다.

  영화 '새벽의 모든'

[칼럼니스트 강미유] “원작 소설에 끌렸던 건 주인공 남녀 둘이 열애 관계에 빠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성으로 만나 연애하지 않고도 즐겁게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그런 얘기를 해보고 싶었다.”

 

지난 18일 개봉한 일본영화 <새벽의 모든>의 미야케 쇼 감독이 최근 내한해 한 말이다.

 

영화 내용은 이러하다. 후지사와(카미시라이시 모네)는 PMS(월경전증후군) 때문에 짜증을 억제할 수 없는 상태를 매달 겪는다. 한층 악화된 증상에 다니던 회사를 도망치듯 그만둔 그녀는 아동용 과학 키트를 만드는 작은 회사 ‘쿠리타 과학’으로 이직한다. 친절한 동료들과 가족 같은 회사 분위기에 차츰 적응해 가던 중, 직장 내 자발적 아웃사이더 야마조에(마츠무라 호쿠토)의 사소한 행동에 또 한 번 참지 못하고 크게 분노를 터뜨린다. 하지만 어느날 발작 증세를 보이며 쓰러진 야마조에가 극심한 공황 장애(PD)를 앓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그렇게 서로의 고충을 나눈 두 사람 사이에는 친구도 연인도 아닌 특별한 우정이 싹튼다.

 

인생의 장벽을 만난 야마조에와 후지사와는 연인도 친구도 아니지만 누구보다도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위로하는 특별한 우정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감을 높인다. 영화는 이들이 바라보는 일상의 아름다움과 계절의 변화를 깊이 있게 다뤄냈다.

 

  영화 '새벽의 모든'

미야케 쇼 감독은 16mm 필름 촬영으로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을 연출했다. 여기에 더해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빛과 어둠, 아침과 새벽을 자연광으로 아름답게 담아냈다.

 

“뜻대로 되지 않는 매일, 너를 만나게 되어 다행이야” “가장 어두운 밤이 지나야 새벽이 찾아온다”와 같은 대사도 마음에 여운을 남긴다.

 

미야케 쇼 감독은 “그는 “배우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 매력 느꼈다”며 “다른 사람이 봤을 때 커플처럼 보이지 않게 행동하도록 신경을 써서 연기해줬다”고 소개했다.

 

영화에 대해서는 “원작 소설에는 <새벽의 모든>이란 단어가 나오지 않는데, 밤이 지나고 새벽이 왔을 때 비로소 모든 게 다 온다고 생각한다”며 “영화를 보고 희망을 느끼는 사람도 있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무쪼록 ‘잘 봤다’, ‘내일부터 힘을 내자’, ‘잘살아보자’ 같은 긍정적 감정을 가지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삶은 다른 곳에 있다. 때때로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영화 등 다양성 영화를 만나러 극장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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