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미유의 ailleurs] CGI 없이 만든 판타지를 가능하게 한 영화 촬영지 7

강미유 기자 / 2024-12-24 11:31:31
더 폴: 디렉터스 컷 |119분 |감독·각본: 타셈 |수입·배급: 오드(AUD)

 

영화 ‘더 폴: 디랙터스 컷’

​[칼럼니스트 강미유] CG(컴퓨터그래픽) 기술로 영화에서 펼쳐지는 상상력이 한층 풍부해졌지만 대형 스크린에 펼쳐지는 실경의 스펙터클이 주는 감동은 사뭇 다르다.

 

2008년 개봉한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이 바로 그런 영화다.그 색다른 영상에 반한 이들이 팬층을 형성하며, 전설처럼 유튜브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전해져왔다. 급기야 4K 리마스터링으로 18년 만에 이번 크리스마스에 재개봉한다.

 

타셈 감독은<더 폴>의 판타지 세계를 CGI 없이 오직 촬영만으로 창조할 생각이었다. 절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곳, 하지만 꿈에서라도 가보고 싶은 곳 그런 곳을 원했다. 광고감독이기도 한 그는전세계 곳곳의 다양한 환경에서 아름답고신비한 장소를 수집할 수 있다고 믿었고 자신의 사비를 제작비에 쏟아부으며 4년간 실행했다.

 

원작은 타셈이학창시절에 불가리아 영화 <요호호>로 자살을 결심한 스턴트맨이 약을 얻기 위해 꼬마 환자를 이야기로 꾀어낸다는 설정이다.

 

이를 씨앗 삼아 <더폴>이 탄생했다. 무성영화 시대 할리우드를 배경으로,스턴트맨 로이(리 페이스)는 같은 병원에 입원한 호기심 많은 어린 소녀

 

알렉산드리아(카틴카 언타루)와 친구가 되고, 매일 다섯 무법자의 환상적인 모험 이야기를 해준다. 현실과 상상이 뒤섞이면서 알렉산드리아를 신비의 세계로 데려간다.

 

타셈 감독은 “당시 어디에서 찍느냐는 질문을받고 ‘적어도 20개국이고 들어갈 수 있는나라는 얼마든지’라고 답하니 어떤 투자 회사도 나서지 않았다“며 ”저는 이걸 꼭 만들어야겠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19년 동안의 헌팅 끝에 완성했다”고 소개했다.

 

|삶은 다른 곳에 있다. 때때로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영화 등 다양성 영화를 만나러 극장에 간다.

 

 

 

최종 촬영지는 24개국이다.이하는 그 가운데 주요 촬영지 정보를정리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식물원: ‘찰스 다윈’과 ‘월레스’가 전설의 나비 ‘아메리카나 엑소티카’를 찾아 헤매는 아름다운 정원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식물원이다. 프랑스 건축가이자 조경 디자이너인 카를로스 타이스가 설계해 1898년에 개장한 이곳은 로마, 프랑스, 동양식 정원으로 나뉘어 있다. 약 5,500종의 식물, 나무, 관목을 보유하고 있으며, 조각품, 흉상, 기념물 등 33개의 예술작품도 전시돼 있다.

 

 

인도 아그라 시칸드라:시칸드라는 무굴 제국 제3대 황제였던 악바르 대제를 추모하고 그의 업적을 기리는 무덤이다. 영화에선 ‘푸른 무법자’가 잡혀 있는 오디어스의 성으로 나온다. 생선 장수로 위장해잠입하려던 작전이 실패해 위기에 처했을 때, ‘주술사’ 혼자 ‘오디어스’의 부하들을 제압하여 모두를 놀라게 한다. 문제는 하필 이 장면을 인도에서 가장 더운 날 촬영해 배우들이 검은 가죽옷을 입고 몇 시간씩 누워있어야 했고 제작진은 그들이 기절할까 봐 진땀을 뺐다고한다.

 

 

터키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 성당터키의 명소 중 하나인 아야 소피아 성당이 ‘푸른 무법자’가 처형당한 ‘오디어스’의 성 내부로 등장한다. 건물의 웅장함과 화려함이 비극적 서사에 극적 효과를 더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다섯 무법자의 복수 활극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인도 라다크: ‘The stony-faced priest’라는 대사에 맞춰 사제의 얼굴이 암벽과 사막으로 바뀌는 절묘한 곳은 인도 라다크다. 3일을 체류하며 벤치와 무대를 만들어 풍경과 얼굴의 윤곽을 맞추고 촬영을 막 시작했을 때, 정체불명의 음악이 들려왔다. 놀란 스태프들이 동서남북으로흩어져 출처를 찾은 끝에 주민들의 결혼식을 발견했다. 촬영 중이니, 음악을 꺼달라 했지만, 그쪽은 결혼 중이니 그럴 수 없다며 버텼다. 결국 축의금을 주고 협조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인도 라다크 레 람비르 포르 평원: 노란 모래와 붉은색 마차, 푸른 하늘의 강렬한 색 대비. 그것을 전부 담아낸 광활한 프레임을 위해 히말라야의 15,000피트 상공에서 30명의 전문가와 함께 약 4일간에 걸쳐 찍었다. 마차를 끄는 노예 역에는 150명이 동원됐다. 마차를 향해 달려가는 배우들의 고함이원거리에서 있던 프로덕션 디자이너 게드 클라크에게까지 들렸다고 한다. 역대급으로 힘든 촬영이었지만 리 페이스가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렇게 파란 하늘은 본 적이 없다고 회상할 만큼 멋진 곳이었다고.

 

 

히말라야 판공 호수: 판공 호수는 중국과 인도 경계의 히말라야산맥에 위치해 당시에는 아무도 찾지 않는 장소였다. 타셈은 해발 4,350m 높이의 이곳에 나무 한 그루를 통째로 옮겨 심어 ‘주술사’가 등장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인도 역대 흥행 1위를 차지한 영화 <세 얼간이>(2011)의 엔딩에도 등장하는 등 지금은 발리우드 영화의 명소가 됐다.

 

 

인도 아그라 파테푸르 시크리: 해당 지역을 담당한 건축 단체로부터 촬영 허가를 받았지만, 이슬람 공동체가 반발하며 제작진에게 곤봉을 휘두르는 등 공격적인 행위를 가하는 아찔한 일이 벌어졌다. 촬영 장소를바꿀 것도 제안했지만 타셈은 단호하게 거절했고 결국 세 번의 시도 끝에 촬영을 마칠 수있었다. 폭파신은 모형을 제작해 찍었다.

 

 

로마 아이스링크‘알렉산드리아’의 회상 시퀀스는 로마의 아이스링크에서 촬영했다. 이외에도 발리 우붓,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이탈리아 콜로세움, 캄피돌리오 광장, 중국 만리장성, 이집트 피라미드, 볼리비아 우유니 소금사막, 체코 카를교, 프랑스 에펠탑 등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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