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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되살아나는 목소리' |
영화 <되살아나는 목소리>를 공통 연출한 재일조선인 박수남은 1935년 일본에서 태어났다.
고마쓰가와 정시제 고등학교 옥상에서 여고생이 재일조선인에게 살해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고마쓰가와 사건’이 일어난 1958년 박수남은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소속 기자로 일하고 있었다. 그렇게 범인이자 사형을 앞둔 이진우와 만난다. 그는 자수 후 소년법 적용도 정신 검증도 없이 사형을 선고받았다. 박수남은 그의 구명운동에 참여했고 사형 집행 이후 두 사람의 왕복 서한집 <죄와 죽음과 사랑과>(1963)를 출간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박수남은 홀로 재일조선인 1세 역사를 알기 위해 지쿠호 탄광촌과 히로시마, 오사카를 찾아가 취재하고 기사화했다. 일본에서 살아가는 재일조선인의 정체성을 찾으며 많은 동포의 삶을 만나고 또 만났다.
그러는 동안 박 감독은 일본 안에 살면서 섣불리 증언하지 못하는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기록할 방법을 고민했다. 펜 대신 다큐멘터리로 방식을 달리하게 된 이유다. 1986년 다큐멘터리 <또 하나의 히로시마 – 아리랑의 노래>를 내놓았고, 이어 1991년 <아리랑의 노래 – 오키나와에서의 증언>을, 2012년 <누치가후 – 옥쇄장으로부터의 증언>을, 2016년 <침묵>을 잇따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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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되살아나는 목소리' |
이달 개봉한 <되살아나는 목소리>는 그의 집에 쌓인 작품화되지 못한 10만 피트, 약 50시간 분량의 16mm 필름으로 제작했다. 그의 딸 박마의는 2012년부터 조연출로, 프로듀서로, 공동 연출로 참여하며 어머니와 함께 작업하고 있다.
내년이면 90살이 되는 박수남 감독은 “피해자들의 침묵을 영상으로 기록하여 빼앗긴 존재를 회복시키는 여정은 저 자신의 정체성을 되찾는 여행이었다”며 “전쟁으로 인한 희생자 한을 역사의 빛 속으로 되살리고,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저의 여정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마의 감독은 “필름에 새겨진 한 사람 한 사람의 한을 알기 위해 어머니가 걸어온 삶의 여정에 귀를 기울였다”며 “저는 아직도 어둠 속에 묻혀 있는 진실을 찾아 어머니와 함께 여정을 떠나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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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되살아나는 목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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