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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클로즈 유어 아이즈' |
[칼럼니스트 강미유] 스페인은 내전(1936~1939)으로 정권을 잡은 프란시스코 프랑코가 사망한 1975년까지 독재정권 체제였다.
1940년생인 빅토르 에리세 감독은 프랑코 독재정권에서 태어나서 살았고, 1973년에 스페인 내전의 상처를 그린 영화 <벌집의 정령>을 내놓았다. 그후 10년 만인 1982년 두 번째 영화 <남쪽>을 내놓았지만 미완성 상태였다.
7일 개봉한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그의 과거를 겹쳐보게 한다. 노년 감독 미겔(마놀로 솔로)은 TV탐사 프로그램에서 22년 전 실종된 친구이자 자신의 미완성 영화 <작별의 눈빛>에 출연한 배우인 훌리오(호세 코로나도)를 찾아 나선다. 영화 촬영 도중에 사라진 훌리오는 바닷가 근처에 신발 두 짝만 남겨둔 채 흔적을 감췄고 시신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 방송을 본 사람의 제보로 요양병원에 있던 훌리오와 재회하지만, 그는 역행성 건망증에 걸려 이름은 물론이고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모른 채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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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클로즈 유어 아이즈' |
또한 이 영화에는 <벌집의 정령>에서 6살 여자아이 아나를 연기했던 아나 토렌토가 동일한 이름으로 나온다. 영화는 스페인 내전 당시 영화 <프랑켄슈타인>을 보고 괴물이 실제로 있는 정령이라고 믿고 시골 마을 곳곳을 찾아다니는 꼬마 이야기다. <클로즈 유어 아이즈> 속 아나는 이제는 중년이 된 훌리오의 딸이다.
노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독재정권 시절을 지나쳐온 삶과 필름 영화에 대한 기억을 동시에 다루고 있다. 마지막 장면에서 훌리오의 기억을 되찾기 위해 영화를 보는 장면에서는 더더욱 옛시절 필름영화의 마법을 떠올리게 한다.
빅토르 에리세 감독은 “이제 우리는 뤼미에르 형제가 원래 의도했던 대로 빛과 소리, 이미지를 포착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제조하고 있다”며 “나에게 분명한 것은 디지털 시네마는 시청각 매체가 아니다”고 단언했다.
|삶은 다른 곳에 있다. 때때로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영화 등 다양성 영화를 만나러 극장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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