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리타니씨가 검소한 생활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쿠폰을 잔뜩 자랑하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화면 캡처 |
2일(현지 시간)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프로 장기 선수 출신의 키리타니 히로토(75)씨는 10여년 전 한 증권 회사에서 일본식 체스 강사로 초빙되었을 때 주식 투자 노하우를 익혀 1억 엔(약 9억3000만 원)을 모은 뒤 지난해 중반까지 6억 엔(약 56억 원)의 재산을 형성했다.
키리타니씨는 주식 투자를 통해 수억 엔을 벌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짜 쿠폰 및 이용권을 활용하며 현금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등 하루 하루 ’구두쇠 생활‘의 연속이다.
명품 의류 브랜드는 하나도 없고 오직 공짜 쿠폰으로 얻은 자전거로만 이동한다. 생활 공간은 예전보다 훨씬 넓어졌지만, 호화로운 집이라기보다는 어수선한 창고에 가깝다.
키리타니씨가 ’공짜의 신‘으로 변신한 것은 지난 2008년 주식 시장 붕괴로 2억 엔(약 18억6000만 원)을 잃은 뒤 시작됐다.
“다시는 돈을 낭비하지 않겠다”고 결심한 키리타니씨는 식품, 의류, 엔터테인먼트 등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1,000개 이상의 회사에서 제공하는 각종 공짜 쿠폰과 무료 이용권을 꼼꼼하게 수집하기 시작했다.
▲키리타니씨가 공짜 쿠폰으로 얻은 푸짐한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화면 캡처 |
키리타니의 하루는 쿠폰으로 구입한 자전거를 타고 무료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을 찾아 도쿄 시내를 질주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공짜에 대한 그의 집착은 평소 관심이 없었던 분야까지 확대됐다. 무료 쿠폰으로 체육관, 영화관, 사우나 서비스 등를 이용하고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고, 심지어 번지 점프와 롤러코스터를 타기도 한다.
그는 매년 300개 이상의 영화 무료 관람권을 받아 연간 최대 140편의 영화를 볼 수 있어 많은 전문 영화 평론가를 능가할 정도다. 그러나 그는 종종 영화가 무엇에 관한 것인지 전혀 모른 채 극장 좌석에서 잠을 자곤 한다.
키리타니씨의 철학은 명확하다. “쿠폰이 만료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모든 쿠폰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은 그에게 기쁨과 흥분을 가져다준다. 키리타니씨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라이프스타일은 온라인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키리타니씨는 책 저술과 TV 출연 등을 통해 젊은이들이 자신의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검소한 생활에 대한 노하우‘를 전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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