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화 '딸에 대하여' |
이미랑 감독의 첫 장편영화 <딸에 대하여>가 오는 4일 개봉한다. 김혜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를 원작소설과 비교하진 않겠다. 영화적인 연출에 집중해보자.
먼저 각 인물별 촬영 콘셉트를 프레이밍으로 구분했다. 동성 연인인 그린(임세미)과 레인(하윤경)을 비출 때에는 열려있는 프레이밍인 반면, 엄마(오민애)를 비출 때에는 가장자리가 닫혀있는 프레이밍을 활용했다. 엄마가 극 중 느끼는 외로움 혹은 고립감을 대사와 연기로 직접적으로 전달하기보다는 절제된 연기 가운데 화면의 레이아웃으로서 간접적으로 전달하려는 의도다.
이미랑 감독과 김지룡 촬영 감독은 이러한 프레이밍 효과를 좀 더 잘 표현하기 위해 2:1 화면비를 사용했다. 2:1의 화면비는 한 사람의 인물을 비출 때와 두 사람을 비출 때의 여백감 대비가 확실하다.
전체적인 색깔 톤도 인물의 정서에 따라 의도적으로 연출했다.
기본적으로 집 실내는 형광등으로부터 나오는 눅눅한 초록색 빛이 드러난다. 홀로 사는 인물의 외로움과 생활감을 표현한 것.
야심한 시간에는 지상 주택의 뿌연 간유리 밖으로부터 오는 외부 가로등 빛을 활용했다. 엄마가 잠이 오지 않을 때의 정서적 답답함을 드러날 때에는 콘트라스트를 진하게, 그린과 레인이 서로 한 공간에서 자는 풍경을 비출 때에는 콘트라스트를 연하게 표현했다. 같은 광원의 조명 콘셉트라도 인물과 상황별로 분위기를 다르게 했다.
![]() |
영화 '딸에 대하여' |
낮 일광으로부터 오는 집의 인상도 조금씩 변화되게끔 작업했다. 너무 밝지도, 그렇다고 어둡지도 않은 그늘진 일상적인 분위기로부터, 일광의 온기가 집 내부로까지 스며든 따스한 분위기 등 극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바뀐다.
엄마가 일하는 요양원은 집 공간에서 부분적으로 사용했던 따뜻한 톤을 최대한 배제했다. 집보다는 조금 더 차갑게 보일 수 있도록, 천장에 설치된 인공광들을 낮은 색온도로 배치했다. 전반적으로 차가운 분위기지만, 엄마와 제희가 함께 있던 시간에는 창밖으로부터 오는 밝은 일광이 닿는 낮시간의 느낌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이미랑 감독은 “소설보다 깊은 주제나 시선을 드러내는 것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그래서 주제적 측면을 확장하기보다 문학이라는 매체가 하지 못하는, 영화만이 할 수 있는 시청각적 언어로 관객 체험 문제에 집중하기로 각색의 방향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물 움직임이나 표정으로 충분히 표현될 수 있는 감정을 대사로 풀지 않기 위해 애썼고, 쇼트와 쇼트가 부딪힐 때 영화만의 독특한 리듬을 만들어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 |
영화 '딸에 대하여' |
|삶은 다른 곳에 있다. 때때로 예술영화, 독립영화, 다큐영화 등 다양성 영화를 만나러 극장에 간다.
[ⓒ 뉴스밸런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